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9월 17일~26일 부산 영화의 전당 일대서 개최
[헤럴드POP=부산, 김민지 기자] “이제 30번째 여행을 시작해 볼까요?”
17일 밤 제법 선선해진 바람과 함께 부산국제영화제가 30번째 문을 성대하게 열었다. 평소와 달리 완연한 가을이 아닌 여름의 끝자락에 찾아온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색다름으로 무장했다. 30회라는 기념비적인 이벤트는 물론 개막작인 박찬욱 감독의 <어쩔 수가 없다>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찍이 들썩였다.
영화로운 열흘간 대장정의 막은 개막작의 주인공, 배우 이병헌의 사회로 시작됐다. 개·폐막식 연출은 <파과>의 민규동 감독이 맡았다.
이날 사회를 맡은 이병헌은 “30년 전 부산에서 시작한 작은 꿈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가 됐습니다”라며 여정을 함께해 온 영화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어 그는 “제가 91년도에 데뷔를 했는데 95년도에 첫 영화를 찍어서 30년 차 영화배우가 됐다”며 ‘서른에 비로소 홀로 섰다’는 공자의 글귀를 인용해 서른번째 부산국제영화제의 새 출발점을 기념했다.
이어 부산국제영화제 제30회라는 대규모 행사를 앞두고 선임된 정한석 집행위원장의 소개도 이뤄졌다. 그는 “첫 취임에 개막작 선정은 조금도 부담이 되지 않았다”면서 대한민국의 최고 감독, 배우들과 함께 이뤄진 <어쩔수가없다>를 소개했다.
올해 30회를 맞이한 부국제는 상영 편수부터 몸집을 키웠다. 개막작인 박찬욱 감독의 <어쩔 수가 없다>를 비롯해 공식 초정작만 해도 241편으로, 지난해에 비해 17편이나 늘어났다.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월드 프리미어’ 작품은 90편이다.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등을 합하면 전체 상영 영화는 328편이다.
이병헌·손예진·한효주·이진욱·한소희 등 부산의 밤 화려하게 물들인 초호화 라인업
개막식에 앞서 이번 영화제에 참석한 영화인들은 레드카펫에 오르며 행사를 빛냈다.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염혜란, 이성민, 하정우, 이진욱, 한소희, 전종서, 한효주, 유지태, 홍경, 전소니, 김유정, 로운, 신예은, 김영대 등 국내 스타들이 들어설 때마다 열띤 환호를 받았다.
와중에 이날 현장에는 블랙핑크 리사가 깜짝 출연하며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일본에서는 와타나베 켄, 사카구치 켄타로, 니시지마 히데토시, 오카다 준이치, 니노미야 카즈나리, 오구리 슌, 아야노 고, 하야시 유타, 야기라 유야, 요시자와 료, 키타무라 타쿠미, 마츠무라 호쿠토 등이 부산을 찾았다. 홍콩에서는 양가휘가 오랜만에 부산을 찾아 큰 환호를 받았다.
특히 사생활 논란을 빚은 사카구치 켄타로가 레드카펫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앞서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영화 <파이널피스> 기자간담회를 취소한 바 있다.
이어 개막작 <어쩔수가없다>의 박찬욱 감독과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메기 강 감독에 이어 배우 하정우와 정우는 감독으로 부산을 찾았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개막작 예매부터 경쟁이 치열했다.
영화제 기간 부산을 찾을 게스트들이 초호화 라인업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박찬욱, 봉준호, 이창동, 지아장커, 두치펑, 차이밍량, 마르지예 메쉬키니, 마이클 만, 와타나베 켄, 오구리 슌, 니노미야 카즈나리, 허광한, 매기 강, 마르코 벨로키오, 줄리엣 비노쉬, 밀라 요보비치, 션 베이커, 기예르모 델 토로 등 가히 ‘엄청난’ 스케일이다.
이에 취소표도 찾아보기 힘든 와중,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는 오픈 시네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오픈 시네마에서는 일본 청춘스타 사카구치 겐타로와 연기의 명인 와타나베 켄이 만난 미스터리 스릴러 <파이널 피스>와 배우 정우가 공동 연출을 맡은 <짱구>가 상영돼 기대를 모은다.
아울러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싱어롱 상영회도 국내 최초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개최된다. 부산을 찾은 케데헌의 매기 강 감독은 명사들이 직접 작품을 선정해 소개하는 ‘까르뜨 블랑’을 통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거장에 거장” 30년 부국제 위상 드높인 영화인상 수상도 이어져
개막작 상영 전,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과 한국영화공로상, 까멜리아상 시상이 이뤄졌다.
먼저 영화산업 속 여성의 지위를 드높인 영화인들을 기리기 위해 샤넬과 함께 신설한 까멜리아상의 시상식이 진행됐다. 수상의 영예는 대만의 ‘실비아 창’에게 돌아갔다.
실비아 창은 대만 출신의 감독이자 배우, 프로듀서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여성영화인의 영역을 넓혀온 인물이다. 지난 50여년간 10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해 대만영화의 아이콘으로 사랑받았고, 아시아 유수의 영화제에서 여러 차례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수상소감으로 “이런 상을 주셔서 영광”이라고 감사를 전하며 “그간 힘든 일들이 있었으나 어려움들이 오히려 더 큰 힘이 됐다며 까멜리아 꽃이 저에게는 사랑과 헌신을 보여주는 상징”이라며 영화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담긴 소감을 말했다.
아시아 여성 영화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그는 지금도 신진 감독을 발굴하고 후원하는 멘토이자 프로듀서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은 이란의 거장 자파르 파나히 감독 품에 안겼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매해 아시아 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아시아의 영화인 또는 단체에 수여하는 상이다.
한국영화 발전에 기여한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한국영화공로상의 주인공은 정지영 감독이다. 지난 40여년간 한국사회의 이면과 시대적 과제를 날카롭게 포착한 작품들을 통해 관객과 평단의 높은 평가를 받아온 그다.
정 감독은 특히 <남부군>(1990), <하얀 전쟁>(1992),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1994), <부러진 화살>(2011), <남영동1985>(2012), <블랙머니>(2019), <소년들>(2020) 등 사회적 갈등, 인권, 정의를 향한 묵직한 주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한국영화사에 깊은 족적을 남겼다.
그는 이날 수상소감으로 함께해 준 스태프들과 이를 봐준 관객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순탄치만은 않았다. 거친 파도와 싸우고 열심히 노를 저었다”며 “수많은 동료, 후배, 선배님들을 대신해 받는 거라 생각하고, 어딘가 보석 같은 한국 영화들이 숨어있으니 찾아서 즐겨달라”며 한국 영화 시장을 독려했다.
기념비적인 개막식 이후, 개막식 참석자들은 야외극장에서 개막작 <어쩔 수가 없다>를 관람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 수가 없다>는 해고된 직장인 만수(이병헌 분)가 재취업을 준비하며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신만의 전쟁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미국 작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가 쓴 소설 ‘액스’(THE AX)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첫 ‘경쟁 부문’ 도입부터 관객 친화적 영화제까지…30돌 부국제, 차별화로 ‘중무장’
올해 30회를 맞이한 영화제는 창립 이후 처음으로 ‘공식 경쟁 부문’을 도입했다. 아시아 주요 작품 14편이 초청돼 세계영화계에 신선한 화제를 던질 예정이다.
이로써 부산 어워드(Busan Award)가 새롭게 마련돼 ▷대상 ▷감독상 ▷심사위원 특별상 ▷배우상 ▷예술공헌상 등 5개 부문에서 ‘부산 어워드’를 시상한다. 단, 폐막식 전까지 수상자·수상작이 공개되지 않는다. 배우와 감독 역시 폐막식에 입장할 때까지 수상 여부를 알 수 없다.
폐막작은 ‘부산어워드’ 대상 수상작으로 상영된다. 폐막식은 배우 수현의 단독 사회로 진행될 예정이다.
경쟁부문은 심사위원장으로는 나홍진 감독이 위촉됐다. 그는 경쟁부문에 선정된 아시아 주요 작품 14편의 심사를 이끈다.
심사위원으로는 또 홍콩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배우 양가휘, 인도의 세계적인 배우 겸 감독 난디타 다스, 이란 뉴웨이브의 선구적 여성 감독 마르지예 메쉬키니, 영화 <콜럼버스>(2018), <애프터 양>(2022) 등으로 시네필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감독 코고나다, 동남아 영화 제작의 저변을 넓혀온 인도네시아 프로듀서 율리아 에비나 바하라, 글로벌 무대로 영역을 넓힌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 한효주가 함께 한다.
이들은 경쟁부문의 지향점인 아시아영화의 현재성과 확장성을 주목하는 동시에 ▷각 작품의 완성도 ▷감독의 비전 ▷연기적 성취 ▷예술적 공헌 등을 균형감 있게 심사할 예정이다.
한편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키워드는 ‘관객 친화적 영화제’다. 이에 맞춰 커뮤니티비프, 동네방네비프 운영을 확대한다. 커뮤니티비프는 오는 18일부터 21일까지 중구 남포동 비프광장, 메가박스 부산극장 등에서 열린다. 올해로 5주년을 맞은 ‘동네방네비프’는 17일부터 26일까지 ‘바람길’이라는 키워드로 부산시 전역 15곳에서 만날 수 있다.
이외 오픈시네마, 액터스 하우스, 마스터 클래스, 스페셜 토크를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부대행사 들이 부산에서 영화팬들을 맞이할 채비를 마쳤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9월 17일부터 26일까지 총 열흘간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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