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인터뷰③] ‘굿뉴스’ 설경구 “부국제서 관객과 같이 보고 안심…변성현 표 블랙코미디, 연기 어려웠지만 믿었다”

입력 2025-10-20 15:3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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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뉴스> 아무개 역 설경구 인터뷰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제공]

[헤럴드POP=김민지 기자]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에서 설경구가 연기한 ‘아무개’는 투명 인간처럼 존재가 없으면서도 서사에 무조건 필요한 인물로, 아이러니한 블랙 코미디 장르에 정점을 찍는 캐릭터다.

영화는 오프닝부터 꽉 찬 재치다. 실화를 모티브로 한 블랙코미디 영화로, 일본 적군파가 민항기 ‘요도호’를 납치해 북한으로 망명을 시도한 요도호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1970년 일본 하네다 공항을 출발해 후쿠오카 공항으로 향하던 비행기가 일본 적군파 청년들에게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비밀 작전으로 지루할 틈 없이 전개된다.

구성 또한 평범하지 않다. 변성현 감독은 총 5장의 챕터식 구성으로 더욱 흥미롭게 스토리를 풀어나간다. 그리고 이 중심엔 설경구가 연기한 ‘아무개’가 있다. ‘아무개’는 이름도, 출신도, 직업도 알려지지 않은 인물로, 정부의 그림자 속에서 나라의 대소사를 해결하는 비밀 해결사다.

그는 중앙정보부장 박상현(류승범)의 지시를 받고 수상한 작전을 기획한다. 아무개는 관객에게 말을 직접 걸며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나드는데, 이때 영화에서 잘 선보이지 않는 배우가 렌즈를 보며 이야기하는 방식을 선택한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설경구는 “카메라를 보고 연기하는데 처음이었고 앞으로도 거의 없지 않을까 싶다”며 “연기하다 보면 렌즈를 볼 때 가장 큰 실수를 하는 것 같은데, 이번엔 대놓고 보라고 하니 오히려 잘 못 볼 정도로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성현 감독은 관객들이 인물을 통해 영화에 들어오는 걸 원하지 않아서 이런 연극적인 연출로 극에 관객이 들어오지 않게 벽을 치는 장치로 아무개를 활용했고, 저는 이에 맞춰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어쩌면 다소 느닷없는 연출로 느껴질 수 있는 부분에 설경구도 초반 캐릭터 이해에 애를 먹었다고. 그는 “시나리오 받고 처음에 의도를 잘 몰랐다”며 “아무개가 튀어나와서 혼자 떠드는 게 이질적이라 생각했고, 계속 떠 있는 듯한 모습에 10%, 20% 진행될 때도 이게 맞냐고 물어볼 정도였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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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에게 확신을 준 변성현 감독이었다. 설경구는 “감독이 다 계산이 있다고 생각해서, 그 나름의 치밀한 계획을 믿고 제 생각보단 감독 이야기를 들으려고 했고, 결국 아무개는 권력자들 앞에서 ‘연기’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이런 점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맡은 역할과 전혀 접점이 없는 캐릭터에 설경구는 “확실히 다르다 생각했고, 권력자 앞에서 살기 위해, 소원 하나 받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게 신기한 아무개였다”며 “결말에서 ‘고명’이라는 이름을 선택한 것도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욕망이자 전체적인 아이러니같다고 생각했다”고 해석했다.

블랙 코미디 장르에 관객들이 빵빵 터지는 장면도 등장했는데, 설경구는 “웃기려고 작정하고 만든 장면은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생각하지도 못한 부분에 터지는 웃음들을 보고 감독과 신기해했다고.

그는“사는 게 블랙코미디 같다”며 “작가의 상상력으로 쓰긴 했지만 대놓고 웃기려 하지 않고, 음악으로 템포와 리듬을 조절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설경구는 “화제가 된 서부극 신은 ‘더 가보자’라는 감독의 의도였고, 현실을 풍자하고 싶었던 것 같다”면서 “‘손을 씻고 똥을 싸냐’는 대사도 있는데, 그게 모순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제공]

설경구는 자신이 연기한 인물 ‘아무개’는 “투명 인간 같은 존재”다. 결국 아무개는 사람은 살아남기 위해,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연극을 하는 인간이라는 것.

앞서 <굿뉴스>는 공개 이전부터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과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공식 초청작으로 세계 관객들의 마음에 성공 착륙한 바 있다.

이에 설경구는 “토론토는 워낙 환영하는 분위기의 영화제라서 반응이 좋았다”며 “다 같이 즐기는 분위기라 박수치면서 자유롭게 함께 즐겼는데, 부산국제영화제 반응이 더 긴장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니나 다를까, 초반 서사를 설명하는 부분 2~30분 동안 냉랭해서 놀랐으나 다행히 인질의 코를 적군파가 긁어주는 부분 등에서 이야기가 풀리니 관객 반응도 풀리는 것 같아 재밌어 하는 분위기에 안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재에 넷플릭스 공개 이후 사람들의 반응이 더 좋은 것 같다는 설경구는 “영화 속 이야기가 ‘요도호 사건’이라 불리는, 1970년 발생한 일본 항공 351편 공중 납치 사건을 배경으로 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에서도 다뤄진 적이 있어 봤다”면서 “실화가 주는 놀라움에 사람들이 많이 놀란 것 같다”고 말했다.

설경구는 길었던 <굿뉴스> 홍보 일정을 마치고 이창동 감독이 ‘버닝’(2018)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 촬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작품으로 영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생일’, ‘길복순’에 이어 설경구와 전도연은 네 번째 호흡을 맞추게 된다.


al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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