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박찬욱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이계벽 감독은 어떻게 코미디 영화 '럭키'를 만들게 됐을까.
영화 '럭키'(감독 이계벽/제작 용필름)를 연출한 이계벽 감독의 이력은 참으로 특이하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 조감독으로 일하며 충무로 경험을 쌓은 이계벽 감독은 지난 2005년 영화 '야수와 미녀'를 통해 감독으로 데뷔했다. 이후 영화 '커플즈' '남쪽으로 튀어' 각본을 쓰기도 한 이계벽 감독은 11년 만에 색다른 코미디 영화 '럭키'를 내놨다.
박찬욱 연출부 출신인 것과 달리 연출과 각본을 맡은 작품들이 모두 밝고 유쾌한 것이 의외란 말에 이계벽 감독은 "원래 코미디를 좋아했다"며 "개인의 성향이란 게 있잖나. 물론 박찬욱 감독님이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 등을 만들었다고 해서 누굴 죽이고 싶어 하거나 그런 성향이란 말은 아니지만, 내가 만든 영화는 개인의 성향이 반영됐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계벽 감독은 "어릴 때부터 밝고 유쾌한 영화가 좋았다. 대학교에 다닐 때도 코미디 영화를 주로 만들었다. 그래서 선배들에게 욕도 많이 먹었다. 예술영화는 어두워야 한다는 일종의 선입견이 있었기 때문이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우디 앨런 감독과 주성치 영화를 좋아하며, 장항준 감독의 영화 '불어라 봄바람' '라이터를 켜라' 등은 너무나도 재밌게 봤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이계벽 감독이었다. 그렇다면 이계벽 감독이 생각하는 코미디란 무엇일까? 이계벽 감독은 "웃음을 위해선 재미있는 상황을 만들면 된다. 난 배우들에게 웃기라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유해진도 '럭키'를 두고 고급진 웃음이라고 한 것 같은데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웃음은 웃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찰리 채플린의 슬랩스틱 개그 또한 굉장히 고급스러운 개그라고 생각한다. 원초적으로 웃음을 줄 수 있는 방법은 다 좋다고 생각한다. 짐 캐리가 열연한 영화 '마스크'는 지금 봐도 너무 재밌잖나. 그런데 그게 고급스럽지 않다고 말할 수 있나? 웃음은 다 고급이다. 유해진이 말한 고급진 웃음이란 건 억지스럽지 않게 무언가를 일부러 만들어내지 않는 걸 말하는 듯 하다. 정말 웃기려고 의도한 건 관객도 이미 알고, 그런 걸 좋아하지도 않는다. 나 또한 자연스러운 웃음이 좋긴 하다."
자신이 봐도 재밌는 장면이 있냐는 물음에 이계벽 감독은 "내가 '럭키'를 편집하면서 얼마나 많이 봤겠나. 그런데 볼 때마다 웃긴 장면이 있다. 유해진, 전혜빈이 키스를 하고 난 다음에 '이러면 안 될 것 같아요' 그러는데 그때 괴로워하면서 부끄러워하는 표정이 정말 기가 막힌다. 지금 봐도 웃길 것 같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계벽 감독은 "형욱(유해진)이 재성(이준)의 아버지를 자신의 아버지로 알고 찾아갔다가 돌아오는 장면은 굉장히 공들여서 촬영했다. 처음에 촬영한 게 너무 코믹한가 싶어서 재촬영까지 했다. 그래서 지금의 버전이 나왔는데 다들 재밌다고 해주니 감사하다"고 밝혔다.
한편 영화 '럭키'는 지난 13일 개봉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