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황수연 기자]배우 전석호가 남다른 연기관을 밝혔다.
전석호는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인터뷰를 갖고 영화 '작은형'(감독 심광진/제작 파인스토리, 인베스트하우스)과 자신의 연기 소신에 대해 털어놨다.
'작은형'은 사기 1단 허세작렬 막내와 아이큐 48의 순진무구 작은형의 1억 통장 스캔들을 다룬 휴먼 드라마다. 부동산 사기로 감방에 다녀온 동현(전석호)은 사채업자에게 돈을 갚기 위해 아이큐 48의 작은형 동근(진용욱)을 찾아가게 되고, 작은형에게 1억 통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 돈을 털기 위한 좌충우돌 기획 동거를 벌이는 이야기다.
전석호는 독특한 배우다. 아니 다른 배우들과 비교하면 평범하지 않다. 그를 대중들에게 각인시킨 tvN 드라마 '미생'을 찍고, 차기작으로 저예산 독립영화 '작은형'을 선택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주변의 조언도 듣지 않고, 각종 예능과 드라마, 인터뷰를 모두 거절했다. 스스로에게 부족함을 느꼈고, 생각하고 배우며 고민하는 작품을 하겠다는 소신이었다. 그는 지난 18일 '작은형' 언론시사회에서 우리 영화가 '불편한 이야기'라서 좋았다는 소감을 전한 바 있다. 최근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 준 tvN '굿 와이프'도 '불편한 이야기'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이었다고 소개했다.
전석호가 말하는 불편한 이야기란 무엇이고, 그는 왜 불편한 이야기가 좋다고 말할까. 이에 전석호는 "누군가를 위로할 때 공감하는 방법은 '나도 슬프다'라고 말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제가 사는 세상이 그렇게 편한 세상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불편한 사람이 더 많았다. 그렇게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내 연기를 보며 '본인만 힘든 게 아니고 또 다른 힘든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용기를 받았으면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사실 나도 이런 이야기들이 편하지는 않다. 입금이 되니까 하는 것도 아니고(웃음). 그냥 이렇게 가랑비에 옷 젖듯이 툭툭 던지듯이 이런 작업들을 하면 조금씩 바뀌지 않을까 싶다. 그냥 연기하고 싶지 않다는 말이 이거다"고 답했다.
영향력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 전석호가 배우의 길로 접어든 이유이기도 했다. 그는 "내가 연기를 하면 한 명이 듣는 게 아니라 여러 명이 듣지 않나. 그래서 연기가 좋아졌다. 기왕이면 억울한 사람들 사회 변두리에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특별한 사명감과 책임감은 절대 아니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전석호는 '미생'의 밉상 하대리부터 '굿 와이프'에서 유지태와 최상일 사이를 오가는 기회주의 박 검사까지, 악역에 가까운 강렬한 역할을 맡아 왔다. 다소 험악한(?) 인상을 가진 그이지만 한 번쯤은 달달한 로맨스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 같았다.
이에 전석호는 "사실 로맨스와 멜로는 관심이 없다. 알콩달콩 사랑만을 노래하는 영화가 갖는 매력도 있지만 저는 그 결이 아니다. (오글거려서) 손톱이 닳을 것 같다. 만약 로맨스를 찍는다면 그 이면에 다른 무언가가 느껴졌으면 한다. 그러면 저는 오케이다"라고 했다.
'미생'과 '굿와이프' 등으로 인지도도 꽤 높아졌다. 전석호는 "우스갯 소리로 작업을 많이 안 한다고 했는데, 사실 작품을 하면 할수록 대중이 좋아하는 코드를 알겠더라. 앞서 말했듯이 저는 불특정 다수를 위해 연기하고 공연하고 싶지 않다. 저랑 생각이 같은 특정 소수 혹은 특정 다수를 위해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한다.
이어 그는 "매번 고민하는 지점인데, 욕심내지 않으려고 한다. 딱 제 나이인 33살에 느낄 수 있는 만큼만 하고 싶다. 아이러니하게도 33살에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더라. 제 친구들이 사회에서 거의 대리급인데, 그 친구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겠나. 나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제가 표현할 수 없는 연기라고 느껴지면 과감히 안 한다. 덕분에 아직 자유롭다. 회사는 그런 저를 무서워하는 것 같지만(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