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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인터뷰①]악동뮤지션을 여행하는 리스너를 위한 안내서

입력 2017-01-11 17: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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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박수정 기자]악동뮤지션의 새 앨범 ‘사춘기(하)’는 일종의 성장 소설이다. 트랙리스트를 태어나는 순간부터 나이가 들어 집에 돌아와 지난 추억을 회상하기까지 시간순으로 배열했다. 그 속에 어쿠스틱 기타 선율, 풍부한 스트링 사운드, 레게 등 다양한 음악 장르를 녹여 악동뮤지션의 성장스토리를 다채롭게 감상할 수 있다. 일상을 시적 언어로 표현한 재치 있는 가사도 이번 앨범의 킬링포인트. ‘어떻게 이런 가사를 쓸까’ 감탄하면서 악동뮤지션의 성장을 흐뭇하게 바라보게 된다.

악동뮤지션도 최근 헤럴드POP과 인터뷰에서 이번 앨범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들은 이번 앨범을 타이틀곡이 아닌 전체를 들어주길 원했다. 찬혁은 “한곡 한곡에 의미가 담겨 있다기보다는 앨범 전체가 하나의 곡처럼 세트로 만들었다.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도 1편만 보면 안되듯이 우리 노래도 다 들어보셔야 우리의 의도를 알 것이고, 제대로 된 힐링을 받을 거 같다”며 “꼭 전곡을 들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악동뮤지션 음악을 여행하는 리스너들을 위해 인터뷰를 바탕으로 안내서를 만들었다. 앨범 제작 비하인드도 풍부하니 놓치지 마시라.

TRACK 01. '생방송' 1번 트랙은 찬혁이 자신이 태어난 순간이 어땠을지 상상하며 쓴 곡이다. 8개의 트랙 중 비교적 가사를 쉽게 썼다. 찬혁은 “‘생방송’ 가사가 직설적이다. '탯줄'이란 단어가 등장하는데 노래에서 탯줄이란 단어 쓴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하더라. 직설적으로 일기장에 쓰는 것처럼 가사를 썼다”고 전했다.

‘생방송’은 녹음할 당시 2절 가사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였다. 녹음 중 수현이 애드리브로 가사를 짜기도 했다. 수현은 “녹음할 때 그냥 멜로디만 따라서 아무거나 먹고 싶은 것을 막 말했다. ‘돼지고기 들어간 김치찌개, 김치 깍둑 썰어, 보글보글 끓여줘요. 자기, 여보, 나를, 사랑해줘.’ 라고 했나?”라며 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러자 찬혁이 함께 흥얼거렸다. 즉석에서 남매의 호흡을 감상할 수 있었다. 아쉽게도 수현이 부른 가사는 반영되지 않았다.

TRACK 02. ‘리얼리티’

더블타이틀곡 중 하나인 ‘리얼리티’는 사춘기가 현실을 바라보는 시선을 재치있게 담은 곡. 악동뮤지션 특유의 일상 공감 가사를 감상할 수 있다. 그러나 악동뮤지션은 이곡을 타이틀곡으로 하지 않으려 했다. 수현은 “타이틀로 생각하지 않았는데 워낙 악동뮤지션 스타이로 봐주시는 분들이 많고, 회사에서도 반응이 좋았다. 회장님이 특히 좋아했다”며 양현석의 반응을 전했다.

수현은 ‘리얼리티’를 녹음할 때 완벽주의자 찬혁으로 고생하기도 했다. 그는 “‘리얼리티’에 요들송 같은 느낌이 드는 부분이 있다. 처음 녹음할 때는 ‘요를레이~’처럼 더 뒤집어서 불러야 했다. 나는 그게 너무 하기 싫었는데, 오빠가 계속 요구했다”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이어 “결국 완성곡이 나왔을 때는 심하게 뒤집어지지 않고 반응도 좋아서 지금은 ‘리얼리티’를 아주 애정한다”고 전했다.

TRACK 03. ‘오랜 날 오랜 밤’

또 다른 타이틀곡 ‘오랜 날 오랜 밤’은 잔잔한 발라드곡이다. 이 노래는 이찬혁이 가사와 멜로디를 함께 만들어가며 “입에 쫙 달라붙게 나왔다”고 표현할 정도로 애착이 가는 노래. 동생 수현의 보컬과의 조화도 고려하며 확실히 파트를 배분해서 만들었다. 찬혁은 “수현이가 안정적으로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는 부분과 내가 낼 수 있는 좋은 소리를 모두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전했다.

‘오랜 날 오랜 밤’은 도입부와 간주에 사용된 캐논변주곡이 인상적이다. 이는 편곡자의 아이디어였다. 캐논변주곡은 악동뮤지션의 마음도 사로잡았으나 실제 곡이 완성될 때까지 찬혁의 고민이 있었다. 찬혁은 “내 의도는 멜로디보다 메시지에 더 무게가 있다. 캐논변주곡이 들어가면 캐논에서 착안한 곡이라고 생각할까봐. 메시지가 흐릿해질 것 같아서 바꾸려고 했다. 그런데 캐논변주곡보다 더 잘 어울리는 게 없더라”고 말했다.

TRACK 04. ‘못생긴 척’

‘오랜 날 오랜 밤’이 수현의 보컬을 고려한 곡이라면, ‘못생긴 척’은 이찬혁이 이기적으로 쓴 곡이다. 수현의 파트를 만들기 위해 멜로디를 중간중간 새로 만들고, 수정하기도 했다. 지난해 발표한 ‘사춘기(상)’에도 수록될 뻔했다. 악동뮤지션에게도 녹음 내내 웃었던 기억이 가득한 기분 좋은 곡이다. 찬혁은 “장난기가 넘치는 곡이다. 많이 웃으면서 녹음했다”고 말했고, 수현은 “녹음실 상황도 웃겼고, 가사도 그렇게 쓴 걸 우리가 부른다는 게 웃겼다”고 말했다.

‘못생긴척’ 노래 중반부에는 찬혁이 목소리를 깐 내레이션과 이어지는 수현의 웃음이 인상적이다. 수현은 “중간에 깔깔깔 웃는 부분은 진심으로 웃은 것이었다. 그걸 오빠가 했던 목소리가 너무 웃겨서 웃었는데 오빠가 설마 이걸 넣을 줄 몰랐다”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수현은 처음엔 ‘못생긴척’을 부르기 싫었다는 솔직한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노래는 좋았다. 그런데 가사 자체가 못생겼다는 말이 있어서 ‘내가 못생긴 게 아닌데 왜 불러야 하냐’고 생각했다. 또 오빠의 B급 감성스러운 코믹한 느낌을 내가 살려야 하는 불만도 있었다. 나는 조금 더 여성스럽고 귀여운 이미지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TRACK 05. ‘초코레이디’(CHOCOLADY)

‘초코레이디’는 편곡 과정에서 많이 달라진 곡 중 하나다. 악동뮤지션은 전곡을 이찬혁이 단독 작사, 작곡하지만 편곡은 전문 편곡자에게 맡긴다. 찬혁은 “편곡에는 내 이름이 올라가지 않지만, 편곡을 부탁할 때 처음부터 어떤 분위기를 원하는지 정확한 나의 의도와 방향을 전달한다”며 “편곡자마다 다르지만, 같이 옆에 앉아서 말을 나누면서 편곡하는 분도 있고, 정말 사소한 것 하나까지 물어보는 분도 있다. 편곡자 분들의 색깔도 있겠지만, 내 마음에 안 들어서 곡이 완성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수현이 “오빠가 편곡하는 분들을 괴롭히는 스타일이다. 자기 노래에 대한 애착이 커서 수정 요청도 많이 한다. 참 피곤한 스타일이지만, 하하, 편곡자분들이 잘 받아주셔서 곡이 잘 나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TRACK 6. ‘유 노우 미’(YOU KNOW ME)

이 곡도 편곡 단계에서 색깔이 바뀐 노래다. 수현은 “원래 막연한 어쿠스틱 노래였는데 편곡단계에서 이렇게 하면 레게를 해보자고 아이디어가 나왔다. 노래에 들어간 ‘스랍다디’ 같은 레게 추임새도 편곡을 하면서 새로 녹음한 것이다”며 “편곡을 하면서 곡이 새로운 색깔을 입는 모습을 볼 때 재미있다”고 전했다.

‘유 노우 미’는 가사도 많은 수정 작업을 거쳤다. 찬혁은 “원래 다른 가사였는데 사춘기를 하면서 싹 갈아엎었다”고 밝혔다. ‘유 노우 미’는 상처받고 적응하지 못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로 남고 싶다는 사춘기의 솔직한 마음을 담은 곡. 원래 가사는 사랑노래였다. 수현은 “원래는 이별 뒤에 그 사람은 아무렇지 않은데 자신은 아직 그 사람을 보기 불편하다는 내용이다. 난 그 버전 가사를 더 좋아한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원곡으로 부르고 싶다”고 전했다.

TRACK 7. ‘집에 돌아오는 길’

‘집에 돌아오는 길’은 “아침에게 빌린 희망은 다시 반품”, “다들 파란불을 기다리면서 / 온통 빨간불에만 모여 있듯이 / 나는 행복을 기다리면서 온통 사소한 불만 고여 있었지” 등 일상을 시적인 표현으로 담아낸 가사가 일품인 곡. 수현도 이번 앨범에서 가장 감탄한 가사다. 그는 “'집에 돌아오는 길' 가사는 표현을 시적으로 잘했다. 특히 ‘아에게 빌린 희망은 다시 반품’이란 표현이 마음에 든다. 혼자서 감탄했지만 오빠에게 내색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들 파란불을 기다리면서 / 온통 빨간불에만 모여 있듯이” 같은 표현에 대해서 찬혁은 “억지스러울 수도 있지만, 이미지 자체로 떠올리면 우리는 대부분 빨간불을 싫어하지 않나. 그런데 막상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은 빨간불이다. 막상 파란불이 되면 다 떠난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이 같은 가사를 얻는 비결은 무엇일까. 찬혁은 “그냥 생각나는 대로 쓴다”고 했다. 그는 영감을 받을 때마다 메모를 하거나 일부러 길거리를 관찰하며 소재를 찾으러 다니지도 않는다. 찬혁은 “생각이 너무 많다. 말하다가도 생각이 많아서 말을 까먹기도 한다. 귀찮은 것도 심해서 메모 습관도 없다. 주로 비행기에서 영감을 많이 얻는 것 같다. 아무것도 할 게 없으니까 메모장에 끄적거린다. 하늘에서 풍경들을 바라보며 감상에 젖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TRACK 08. ‘그때 그 아이들은’

‘그때 그 아이들은’은 ‘못생긴척’, ‘집에 돌아오는 길’과 더불어 ‘사춘기(상)’ 수록할까 고민했던 곡이다. 앨범을 마무리하는 곡으로, 풍성한 스트링 사운드가 아련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악동뮤지션이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많이 담은 곡이기도 하다. 찬혁은 “이 곡은 박자가 변하기도 하고, 코드도 정말 많다. 나도 기타로 칠 때 잘 못 치기도 한다”며 “편곡을 위해 처음 어떤 분을 찾아갔는데 곡이 너무 어려워서 한번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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