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충무로 대표 선수들을 내세운 대작들이 같은 날 개봉해 격돌한다. 타율 좋은 한재림 감독의 '더 킹'과 흥행의 제왕 JK필름의 '공조'가 그 주인공이다.
영화 '공조'(감독 김성훈/제작 JK필름)와 '더 킹'(감독 한재림/제작 우주필름)이 18일 동시 개봉한다. 각각 유해진과 현빈, 정우성과 조인성이란 쟁쟁한 배우들을 내세운 대작이다. 특히나 스타 감독과 믿고 보는 제작사의 대결로도 관심을 모은다.
'공조'는 남한으로 숨어든 북한 범죄조직 리더 차기성(김주혁)을 잡기 위해 남북 최초 공조수사가 시작되고, 임무를 완수해야만 하는 특수부대 북한형사 림철령(현빈)과 임무를 막아야만 하는 생계형 남한형사 강진태(유해진)의 예측불가 팀플레이를 그린 버디무비다.
'더 킹'은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 나게 살고 싶었던 박태수(조인성)가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정우성)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조인성의 9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기도 하다.
두 영화는 배우들의 대결구도 외에도 대조점이 많다. 특히나 충무로 대표 스타감독과 제작사의 힘겨루기란 점이 눈에 띈다. '공조'는 JK필름이 내놓은 신작이다. '해운대'(2009) '국제시장'(2014)을 연출하고 제작한 윤제균 감독이 이끄는 영화 제작사다. 다소 촌스럽다는 평을 받기도 하지만, 대중의 취향과 정서를 정확히 읽는다는 평 역시 공존하는 제작사다. 실제로 최근 JK필름이 최근 내놓은 '히말라야'(2015)는 770만 명, '국제시장'은 1,42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공조' 역시 JK필름의 색깔이 잘 녹아있는 작품이다. 남한 형사와 북한 형사의 공조수사란 소재는 곧 '공동경비구역 JSA'(2000) '태극기 휘날리며'(2004) '웰컴 투 동막골'(2005) 등 남북 관계를 다뤘던 블록버스터들이 연상된다. 하지만 이런 류의 영화들이 대부분 분단의 비극과 동족상잔의 아픔을 다루는데 더욱 집중했던 것과 달리, '공조'는 유쾌하게 이를 풀어낸다.
극과 극의 성향인 림철령과 강진태는 차기성 체포란 목표를 위해 3일간 동고동락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이들이 펼치는 공조수사의 결말은 JK필름 특유의 인간애가 녹아있다. 여기에 현빈의 날렵하고 각 잡힌 액션은 눈이 즐겁다. 전 연령대가 공감하기 좋은 연출과 전개는 명절 특수를 노릴만하다. 제작사 특유의 흥행 노하우가 반영된 노련한 결과물이다.
반면 '더 킹'은 다소 도발적이다. 겉으로 보기에 이 영화는 인생 역전을 꿈꾸며 검사가 된 양아치 박태수의 일대기다. 하지만 포장을 뜯어보면 과감한 풍자가 곳곳에 숨어있는 문제적 작품이다. 양아치가 검사가 된다 한들 개과천선이란 없다. 그저 건달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검사가 탄생했을 뿐. 한재림 감독은 명예와 권력, 돈을 좇는 박태수를 통해 대한민국 심장부에서 벌어지는 금권력의 복마전을 꼬집는다. 이 과정에서 격동의 대한민국 현대사 주요 사건이 배경으로 흐른다. 박태수의 일대기는 30년이란 세월을 아우르기 위한 장치였던 것이다. 이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요즘 시국과 맞물려 블랙 코미디의 정수로 이어진다. 하늘이 도운 개봉 시기인 셈.
이 같은 참신한 시도는 한재림 감독 특유의 발칙함이 반영된 결과다. 생각해보면 그의 데뷔작은 사랑에 상처 받은 여자와 적극적인 걸 넘어 변태같은 남자의 적나라한 연애담을 그린 '연애의 목적'이 아니었던가. 전작 '관상'(2013)으로 910만 관객을 동원하며 대박을 터뜨린 그는 '더 킹'으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아우르는 행보를 시작했다.
흥행 공식에 충실히 따른 믿고 보는 JK필름의 '공조', 도발적이고 참신하며 시의성까지 갖춘 한재림 감독의 '더 킹'. 설 연휴 총성 없는 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