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임지연 기자] 숫기 없고 과묵한 이미지인 배우 장혁이 살짝 취기가 올라 걸 그룹 댄스를 춘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현수는 현 소속팀 볼티모어 단장으로부터 “그 실력으로는 경기에 내보낼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상처를 받았다고 털어놓는다. 술 그리고 사람이 무기인 토크쇼 ‘인생술집’이라서 가능한 장면이다.
tvN 토크쇼 '인생술집'은 ‘술보다 사람에 취한다’라는 프로그램 소개대로 스타들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담는 프로그램이다. 게스트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기존 토크쇼와 다른 매력이 있다. 지난 19일 방송분만 살펴봐도 그렇다. MC들은 게스트 김성균에게 근황을 물은 뒤 개봉을 앞둔 영화 ‘보완관’ 때문에 나왔느냐라고 거침없이 묻는다. 그러자 김성균은 “‘보완관’은 개봉이 멀었다. 사실 ‘보완관’ 팀이 네가 지금 화제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왜 나가느냐”라고 답한다. 이후 집에서 챙겨온 반찬을 안주 삼아 소주잔을 기울인다. 배우 김성균부터 “흰 눈을 아이들에게 처음으로 밟게 해주고 싶었다”는 아빠 김성균의 이야기가 술술 나온다. 또 갑자기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더니 '모텔에 가면' ‘시장의 가면’ 게임을 한다.
그러다보니 시청자들은 ‘인생술집’을 찾은 게스트를 두고 “의외의 매력”을 느꼈다는 반응을 보인다. TV를 통해 술자리를 엿보지만 "그 자리에 함께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오원택 PD는 '인생술집‘이 기존 토크쇼와 다른 신선한 매력을 선사할 수 있는 비결로 ’술 자리‘와 ’세 MC'를 꼽았다.
‘인생술집’ 측은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세트장을 준비했다. MC와 게스트가 실제 술자리에서 대화하는 것처럼 그 시간에 몰입하기 위해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한다. 카메라도 곳곳에 숨긴다. 오 PD는 “우리 프로그램은 술자리에서 친해지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오가는 모습을 담는다. 본격적인 녹화에 앞서 술자리에 으레 있는 족보정리부터 시작한다. 술자리의 구조와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다. 그러면 모든 술자리가 그러하듯 자리가 무르익으면서 서로 무장해제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간이 주는 분위기도 한몫하는 것 같다. 게스트들이 ‘인생술집’ 세트장을 방문했을 때 녹화라는 생각이 안 든다고 하더라. 제작진 역시 그런 몰입을 끌어올리기 위해 카메라를 곳곳에 숨긴다. 제작진의 개입도 거의 없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모여 술한잔 먹는 기분으로 녹화에 임하는 것 같다”라고 덧붙여 전했다.
‘인생술집’의 자연스러운 분위기는 스타들의 색다른 모습을 끄집어낸다. 다른 토크쇼처럼 4~5시간 녹화를 진행하지만, 상황 분위기에 따라 촬영이 이어지기도 한다. 촬영 후 MC들과 게스트가 전화번호를 주고받는 건 일상이 됐다.
오 PD는 “토크쇼라는 장르는 게스트의 어떤 토크를 끌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목적으로 우리 프로그램은 술자리를 장치로 삼은 것이다. ‘라디오스타’ 등 다른 토크쇼와 다른 매력이자 차별점이다. 술자리가 분위기를 압도하니 MC건 게스트건 녹화를 잊는다. 그러다보니 의외의 상황이 발생한다. 예를 들면 장혁씨는 노래방 기계 없이 절대 노래를 안 한다고 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춤을 추고 노래를 하고 있다. 그런 스타들의 자유스러운 매력을 쭉 담고 싶다”라고 말했다.
술자리 분위기를 주도하고 이끄는 MC 역량이 크다. 신동엽, 탁재훈, 김준현은 능청 능글맞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술자리를 분위기를 이끈다.
오 PD는 세 MC 신동엽, 탁재훈, 김준현의 케미스트리에 박수를 보냈다. 그는 “우리 프로그램은 MC들의 역량이 중요하다. 세 MC의 케미스트리가 굉장히 좋다. 신동엽과 탁재훈은 워낙 마당발인 데다 친숙하다. 김준현은 기본적으로 게스트들이 호감을 느낀다. 편안하고 푸근한 매력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세 MC가 인간적인 매력이 많다. 술자리를 편안하게 이끌면서 대화에 진솔함과 따뜻함을 담는다. 덕분에 게스트들이 방송 녹화라고 생각해 부담을 가지기보다 인간 신동엽, 탁재훈, 김준현 등 연예인들끼리 보며 술한잔 기울인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허심탄회하고 이전에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들이 나오는 거 아닐까”라며 웃었다.
세 MC에 막내로 에릭남이 합류해 힘을 더한다. 에릭남은 지난 18일 진행된 이다해 편 녹화부터 막내 MC로 합류했다. 오원택 PD는 “기존 세 MC는 연예계 마당발이다. 그런 면이 장점이고 편안한 분위기를 이끈다. 여기에 젊은 MC가 등장해 연예인을 연예인으로 보고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는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캐스팅을 준비했다. 그 적임자가 에릭남이라고 생각했다. 또 이전까지 막내작가가 등장해 안주를 전달했는데, 몰입도를 위해 그 역할까지 셀럽이 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에릭남은 막내 MC이자 술집 아르바이트생 같은 모습을 해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에릭남의 합류로 술, 다양한 안주가 등장해 보는 재미를 더할 전망이다. 오 PD는 "사전 미팅을 통해 게스트가 좋아하는 주종과 안주를 준비한다. 특히 안주는 포항에서 과메기를 사 올만큼 노력한다. 그러나 이전까지는 의도적으로 안주에 포인트를 주지 않았다. 먹방, 요리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시청자들이 '인생술집'에 등장하는 다양한 안주 그리고 술과 어울리는 안주에 많은 관심을 주시더라. 에릭남이 안주를 소개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오 PD는 "우리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바는 시청자들이 TV를 보면서 그들만의 술자리가 아닌, 그 술자리에 같이 있다는 느낌을 느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힌 뒤 더불어 "술자리를 담는 프로그램이기에, 술자리가 나오지 않을 순 없다. 음주 장면 세심하게 고려해 담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