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너의 이름은.’과 ‘라라랜드’가 나란히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한국영화 그리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와 경쟁한 결과라 더욱 뜻 깊다.
2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개봉한 영화 ‘너의 이름은.’(감독 신카이 마코토/배급 메가박스플러스엠)은 22일까지 누적관객수 305만2,179명을 동원하며 개봉 18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일본에서도 1,640만 관객을 동원한 ‘너의 이름은.’은 종전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국내 흥행 1위였던 ‘하울의 움직이는 성’(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이 기록한 301만5,165명을 13년 만에 넘어서며 흥행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300만 돌파 공약에 따라 다음 달 한국을 재방문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라라랜드’ 또한 장기흥행을 이어가며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지난해 12월7일 개봉한 ‘라라랜드’는 개봉 46일째인 지난 1월22일까지 누적관객수 302만867명을 동원했다. 특히 개봉한지 한달 반이 지났음에도 박스오피스 6위를 기록하며 장기흥행이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라라랜드’는 음악 영화인 존 카니 감독의 ‘비긴 어게인’이 50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한 것보다 4일 빨리 300만 고지를 돌파했다. 이에 ‘비긴 어게인’이 기록한 343만 명을 넘어설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너의 이름은.’과 ‘라라랜드’의 300만 돌파가 시사하는 바는 무척이나 크다. 먼저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의 침체로 인한 인력 유출이 심각한 가운데, 애니메이션은 유아용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2030대 관객을 사로잡은 것.
비슷한 시기 개봉한 한국 애니메이션 ‘터닝메카드W: 블랙미러의 부활’이 기존 애니메이션 극장판으로 유아를 동반한 가족 관객의 지지를 얻은 것과 달리, ‘너의 이름은.’은 2030대, 특히 20대 남성 관객의 높은 지지를 얻었다.
여기에 각종 굿즈는 발매와 동시에 매진되는가 하면, ‘너의 이름은.’ 열풍에 힘입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미개봉작이자 첫 장편 애니메이션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가 10여년 만에 국내 개봉을 확정지었다. 지난해 개봉한 국산 애니메이션 영화 ‘달빛궁궐’이 15만3,097명의 저조한 성적으로 막을 내린 것과 비교하면 참으로 대단한 ‘너의 이름은.’ 효과다.
장기흥행으로 ‘비긴 어게인’ 기록까지 넘보고 있는 ‘라라랜드’ 또한 한국영화에선 만나기 힘든 뮤지컬 음악 영화다. ‘구미호 가족’(2006)이나 ‘삼거리 극장’(2006) 같은 독창적인 뮤지컬 영화가 나오긴 했지만, 호평과 달리 흥행에서는 그리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점이 아쉽다.
반면 ‘라라랜드’는 ‘위플래쉬’를 흥행시킨 다미엔 차젤레 감독의 차기작으로 천재적인 연출과 엠마 스톤, 라이언 고슬링의 섬세한 열연이 더해져 300만 관객을 사로잡았다. 국내서는 비주류로 여겨지는 뮤지컬 영화 그리고 최근 충무로에선 씨가 마른 로맨스를 다루고 있음에도 300만 관객을 돌파한 ‘라라랜드’. 잘 만든 영화는 관객이 먼저 알아본다는 말처럼, ‘라라랜드’는 관객이 사랑한 영화로 그 의미를 더한다.
최근 충무로에선 1,000만 돌파가 의무인 것처럼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여름, 겨울 흥행 대목을 겨냥한 텐트폴 영화들은 모두 높은 제작비를 투입해 보다 많은 관객을 동원하는데 힘쓰고 있다.
그러는 사이 멜로 영화는 씨가 말랐고, 독창적인 작품은 저예산으로 분류돼 빛 보기도 힘든 상황이 됐다. 모두가 1,000만 영화를 목표로 하다 보니 300만, 500만 명을 동원하는 중간급 영화도 실종됐다. 허리가 사라진 충무로에서 ‘라라랜드’ 그리고 ‘너의 이름은.’ 300만 돌파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오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