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배우 김민희에게 상업영화 출연은 큰 의미가 없는 걸까. 이대로 홍상수 감독의 뮤즈로 남길 바라는 걸까. 좋은 배우를 얻었지만 동시에 잃기도 한 충무로다.
김민희가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했다. 최고의 연기를 펼친 여배우에게 주어지는 여우주연상이다. 경쟁부문 진출작인 홍상수 감독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서 유부남인 영화감독 상원과 불륜에 빠진 여배우 영희를 연기한 김민희는 그렇게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를린국제영화에서 최고의 배우임을 증명 받았다.
은곰상을 품에 안은 김민희는 울먹이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감독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는 의미심장한 멘트와 함께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앉아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홍상수, 김민희는 네 번째 손가락에 커플링으로 추정되는 반지를 나눠 끼고 있었다. 둘은 행복에 겨운 듯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특히 김민희는 수상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상업적인 영화를 하는 것이 내게 큰 의미는 없다. 배우로서 좋은 감독과 함께 하면서 배울 수 있었던 것이 영광이다"며 "향후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모르겠지만 기쁘고 감사하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영화로서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기쁘다"고 말했다. 김민희는 지난해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가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면서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칸의 레드카펫을 밟았다. 하지만 김민희는 당시에도 홍상수 감독과 부적절한 만남을 갖고 있었다. 두 사람은 '아가씨' 팀과 동행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프랑스 칸 현지에 동행했다. 현지에서 이자벨 위페르가 출연하는 새 영화 촬영까지 진행했다.
김민희가 홍상수 감독과 부적절한 관계라는 소문은 '아가씨' 개봉 전부터 충무로에 떠돌았지만, 모두들 이를 쉬쉬했다. 박찬욱 감독의 국내 영화 복귀작인데다 순제작비 124억 원이 투입된 작품에 담긴 스태프와 배우의 노고를 스캔들로 얼룩지게 만들고 싶진 않았기 때문.
보통의 열애설도 아닌데다 불륜설이었다. 최고의 연기를 펼친 동시에 사생활에선 최악의 스캔들에 휘말린 배우 김민희. 영화 관계자들은 속앓이를 할 수밖에 없었다. "제발 '아가씨' 개봉 이후까지만 불륜설 보도는 참아 달라"고 호소하는 영화 관계자들이 적잖았다. 하지만 칸영화제에 동행한 홍상수, 김민희를 보며 많은 이들이 경악했다.
그리고 '아가씨' 개봉 3주가 지난 뒤 김민희, 홍상수 감독의 불륜설이 보도됐다. 김민희는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그런 김민희를 바라보는 시각도 엇갈렸다. 배우는 연기로만 평가 받아야 한다는 쪽과 대중에게 노출된 직업이니 만큼 사생활로 물의를 일으킨 배우를 받아줘선 안 된다는 의견으로 말이다.
수많은 손가락질이 쏟아졌다. 하지만 디렉터스컷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불참한 김민희를 두고 이현승 감독은 "여러 가지 외적인 상황이 있어서 김민희는 오지 못했다. 하지만 감독들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연기와 영화적 열정에 다른 건 생각하지 않고 투표했다"며 "민희야! 감독들은 널 사랑한단다"고 말했다. 사생활 이슈와는 상관없이 김민희를 캐스팅하고 싶다는 감독, 제작자도 여전히 많은 상황이다. 허나 김민희의 충무로 상업영화 복귀 가능성은 속단할 수 없는 문제다. 먼저 김민희 본인이 "상업영화 출연은 큰 의미가 없다"고 언급한 만큼 상업영화 출연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미지수다. 출연을 한다 하더라도 홍보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 뻔 한 데다 일각에선 보이콧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대신 독립영화계에선 김민희와의 작업을 희망하는 목소리가 큰데, 이유는 바로 상업영화에 비해선 적은 예산으로 큰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으며 베를린 여우주연상 수상자가 출연한 만큼 해외 영화제 초청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
그러나 이 모든 건 충무로의 바람일 뿐, 현재 김민희는 자유로운 방식의 홍상수 감독만의 연출 스타일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행복하게 웃는 김민희를 본 적 있었던가. '아가씨' 개봉 당시 김민희는 헤럴드POP과 인터뷰에서 "박찬욱, 홍상수 감독 각자의 스타일을 존중한다. 거기에 맞게 연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배우로서 할 수 있는 한 감독님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김민희는 자유로운 홍상수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말하고 들으면서 영화에 맞게 연기를 하고 싶다. 내 것만 고집해서 ‘이게 맞다’ ‘이건 버릴 수 없다’고 하기보다는 유연한 배우이고 싶다"고 전했다. 그리고 김민희는 정말 유연한 배우가 됐다. 매일 아침 홍상수 감독과 대화하며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만들어나갔고, 그 결과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렇듯 김민희를 캐스팅하고 싶은 간 큰 제작자와 감독은 많지만, 김민희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만큼 과연 '베를린의 여왕'이 어떤 행보를 이어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