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아름 기자]이청아가 조진웅의 연기를 보고 많은 걸 느꼈다고 강조했다.
영화 ‘해빙’에 출연한 배우 이청아는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신구, 조진웅 등 연기 잘하는 배우들에게 자극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청아는 살인사건의 공포에 빠진 내과의사 승훈(조진웅)의 주변을 맴도는 토박이 간호조무사 미연으로 분해 극의 긴장감을 조성했다.
이날 "난 여태까지 무난한 역할을 많이 해왔다"고 말문을 연 이청아는 "데뷔 초 영화 '늑대의 유혹' 때 내가 총 120신 중 100신 정도가 나왔다. 난 남자 배우 양쪽을 빛내주는 역할이었다. 항상 중심을 잡고 전체로서 내 호흡을 연결해가야 했기 때문에 내가 반짝반짝 빛나는 걸 경계하면서 연기했다. 역할이 그렇기도 했고 늘 비슷한 구조에서 어떤 롤을 맡다 보니 그게 익숙했던 것 같다. 이후 반짝반짝 빛나는 조연들을 맡기 시작했을 때 아예 연기 화법이 다르다고 느꼈다. 그래서 사실 실수였다고 생각했던 지점들도 있었다"고 자신의 연기를 되돌아봤다.
근데 '해빙'은 달랐다. 이청아는 "그런 실수를 겪었기 때문에 내가 다음에 배역을 만난다면 그땐 어떤 실수를 하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이 꽉 차있을 때 미연을 만났고, 기존 이미지에서 변주할 수 있는 지점이 많아 좀 더 고민을 많이 하고 들어갔는데, 조진웅 선배님의 연기를 보고 놀랐다. 시나리오를 보고 내가 상상했던 건 파란색 정도였는데 조진웅 선배님은 형광 파란색까지 준비해오셨더라. 그래서 영화 '끝까지 산다' 때 조진웅 선배님을 되게 좋아하는데 화장실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신의 위압감을 잊을 수 없다. 그때 우리나라에서 제일 섹시한 남자배우라 하기도 했다. '해빙'에서 대본에 10이 쓰여있는데 15, 20을 하신다. 극을 극적으로 만든다 그래야 하나? 정말 그런 능력이 선배님께는 너무 많다는 걸 느꼈다. 근데 그게 주인공이 될 때 달라지는 걸 잘 잡아가는 모습이 좋았다. 소통 과정들을 보면서 '그래서 내가 여태껏 해왔던 게 이런 식의 화법이었구나. 더 극적인 표현을 연구하면 더 풍성해질 수 있겠구나'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연극 얘기도 많이 했는데 그 뒤에 배종옥 선배님이 연극을 같이 하자 하셨을 때 내 마음의 씨앗을 움직였던 게 아닌가 싶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청아는 영화를 위해 체중까지 감량한 조진웅을 처음엔 알아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청아는 "정말 못 알아봤다. 평상시 팬이라고 자처했음에도 불구하고 '저 분은 키가 큰 스태프 분'이라 생각하고 지나갔다. 뒷모습이 너무 마르시고 손이 길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선배님이 안에 계신다 해서 들어갔더니 전에 본 분이 선배님이시더라. 처음에 너무 놀라 '안녕하세요' 인사도 못하고 훑어봤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려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이청아는 조진웅뿐 아니라 '해빙'에 신구, 김대명 등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대거 포진돼 있어 큰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다. 좋은 평가를 받고 싶은 욕심도 커졌다.
"내 마음 속에서 그랬다. 내가 원래 역할을 맡을 때 '내 스스로 평가 내릴 때 잘하자'는 식인데 '해빙'은 남의 평가에서도 잘하고 싶단 욕심이 많이 들었던 작품이었다. 우리 영화가 시작할 땐 아주 큰 영화가 아니었다. 그냥 좋은 배우들이 모였고, 예산도 아주 크지 않은 작품이었다. 그때 상상했던 것보단 엄청 커지고 그랬다. 작품을 고를 때 옛날엔 상황이나 타이밍을 보고 작품을 했다. 그땐 나보다 회사나 식구들이 조언을 많이 해주셨는데 언제부턴가는 그런게 나한테 크게 중요해지지 않았다. 재밌겠으면 해야겠고, 진짜 힘들고 깨질 것 같은데 연기가 늘 것 같으니 해야겠더라. 그랬더니 준비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연달아 세 작품을 할 때도, 1년 쉴 때도 있고 그런 게 심해졌다."
이어 "'해빙'은 도전해보고 싶은 작품이었다. 감독님을 뵙고 나서 더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다. 작은 에피소든가 하나 있는데 내가 이 영화를 찍고 있는데 감독님이 엄청난 배우들이 오디션을 봤다고 하셨다. 엄청난 책임감이 들었다. 또 내가 정말 사랑하는 친구가 내 역할로 오디션을 봤단 얘기를 들었다. 내가 출연하기로 하고 나서 그 얘길 들었다. 그리고 다른 한 명의 후배는 사실 그 역할을 자신이 하고 싶었는데 내가 하게 됐다고 하더라. 나보다 훌륭한 친구라 나 이거 조금이라도 못했으면 어떡해야 하나 싶었다. '제발 내 후배, 동생들 부끄럽지 않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했는데 나보다도 영화 자체가 좋게 잘 나온 것 같고, 나는 그 안에서 내가 해야될 역할은 한 것 같아 시사회에 초대를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4인용 식탁’ 이수연 감독의 복귀작 ‘해빙’은 얼었던 한강이 녹고 시체가 떠오르자, 수면 아래 있었던 비밀과 맞닥뜨린 한 남자를 둘러싼 심리스릴러 영화다. 3월 1일 개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