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인터뷰]'해빙' 이청아 "여지껏 보여줬던 내 이미지는 가공됐다"

입력 2017-03-04 10: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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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숙 기자
이지숙 기자

[헤럴드POP=박아름 기자]이청아가 기존 자신의 이미지는 가공됐다고 고백했다.

영화 ‘해빙’에 출연한 배우 이청아는 지난 달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미지 변신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이청아는 '해빙'에서 살인사건의 공포에 빠진 내과의사 승훈(조진웅)의 주변을 맴도는 토박이 간호조무사 미연으로 분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를 본 다음 날 담까지 들었다는 이청아는 "오래 기다렸는데 내가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느낌들보다 훨씬 더 강렬하게 나왔더라. 아마 이건 연기하신 선배님들이 얼마나 그 과정에서 살을 붙이고 풍성하게 연기해주셨지를 말해준다. 사실 오래 전에 찍어 시나리오를 한 번 다시 보고 갔다. 그 전날 글을 읽어서 그런지 그때도 정말 좋은 글이라 생각했지만 '각각의 배우들을 만났을 때 훨씬 더 시너지가 있구나'를 느꼈다. 그 안에서 과연 내 역할을 다했는가에 대해 스스로에게 물어도 봤다"고 1년 반 만에 세상에 나온 '해빙'을 본 소감을 말했다.

무엇보다 이청아는 '해빙'을 통해 연기 변신에 성공, 호평을 받고 있다. 기존 청순한 캔디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면 이번엔 어딘지 모르게 의뭉스럽고 반듯하지 않은 캐릭터로 변신한 것. 어찌 보면 그녀에겐 도전과도 같은 작업이었다.

"변신 얘길 들었을 때 너무 행복했다. 어쩌면 여태까지 보여줬던 내 이미지가 가공됐던 것 같다. 우리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이 그간 익숙하게 봐왔던 배역을 벗어나려 했던 내 시도의 시작은 '해빙'이었다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원래는 청순하고 항상 당하는 캔디형 캐릭터에서 시작했다가 그걸 벗고 싶어 '놈놈놈'에선 액션에 도전했고, '그저 바라보다가'에선 황정민 선배님의 푼수떼기 동생 역할을 했다. 그때도 기존과 다른 이미지라 했는데 이 캐릭터들이 대체적으로 빛의 범주에 있는 아이들이어서 통으로 묶였던 것 같다. '해빙'을 시작으로 '뱀파이어 탐정' 등 어둠의 저 끝에 가있는 연기도 해봤다. 내가 이렇게 남들이 보기에 다른 어떤 영역, 다른 느낌을 들이기 시작한 게 '해빙'이라 나한텐 각별하다. 이 역할 덕분에 '뱀파이어 탐정'도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시작이 되어줬던 것 같다. 내겐 너무 칭찬이다."

이청아는 대중에게 노출되지 않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그는 "사실 내 작품엔 객관적이지 못하다. 나한텐 유독 많이 짜고 아쉬워하는 편인 것 같다. '쟤가 딱 그럴 것 같아 쓴 것 같아'라는 얘길 듣고 싶어 내가 사실 이 역할을 한다 했을 때 '신인이었으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을 했다. 기존 이미지가 없었으면 더 좋았을 걸 하고 말이다"고 털어놨다.

캐릭터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미연이란 인물이 나랑은 굉장히 다른 인물이더라. 미연은 꿈이 없는 인물이라 했다. 좋은 선생님이나 존경할 만한 부모님이 계시면 자신이 갖고 있는 것보다 더 큰 꿈을 꾸는데 미연이는 명품백을 사는 게 최선의 투자인 거고, 그렇다고 해서 이 친구의 배경이 달라지지도 않는데 그렇게 보여지는 것 만으로도 자기 위안을 얻는 것이다. '그런 친구의 심정을 이청아씨는 이해할 수 있어요?'라고 감독님이 얘기하셔서 정말 오래 고민했다. 시작 전까지도 계속 고민했다. 왜냐하면 난 그렇게 못 쓸 것 같다. '얘는 왜 위로 올라가려 안할까?' 이해를 못하다가 '위로 올라가려 해봤자 갈 수 있겠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겠구나, 자기한테 위보다 더 높은 게 있다는 걸 모를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승훈이랑 구멍가게에서 만났을 때 '선생님이 나랑 같은 동네에 살아? 심지어 저렇게 허름해보이는 정육점에서 월세로?' 이렇게 이제 해볼만한 싸움이라 생각한 것 자체가 측은하단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한편 이청아는 국내 관객들에게 다소 생소한 심리스릴러 장르에 대해선 "어려울 수는 있다. 근데 내가 얼마 전 '꽃의 비밀'이란 연극을 했다. 범인이 밝혀지고 관객들이 다시 보러 오신다. 우리 영화를 봤을 때 그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뭔가 이야기 하는 것 같은데..' 하고 넘어가던 게 나중엔 하나씩 퍼즐이 맞춰지더라. 다시 보고 싶을 것 같더라. 이건 재탕, 삼탕이 가능한 영화가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영화가 끝날 때 감독님이 그러시더라. 이게 맞다, 저게 맞다 싸울 수 있다고. 나 역시 그랬다. 그래서 이게 분명히 관객들한테 얘기할 만한 거리가 있고 서로 이걸 확인하려고 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근데 두 번 봤을 때 재미없는 영화면 사실 안 좋은데, 3번까지는 못 보던 걸 볼 수 있는 거라 보고 나서 기분이 좋았다. 내가 원래 사람 집요하게 만드는 영화를 좋아한다. '인셉션'을 다섯 번째 봤을 때 이해했다. '인셉션' 느낌도 나고, 우리 영화는 스릴러긴 한데 마니아층을 형성할 수 있고, 굉장히 머리 좋은 분들이 더 집착하는 장르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실은 기대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끝으로 이청아는 "배우들의 연기만 보셔도 아깝지 않은 작품인데 심지어 탄탄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본인의 두뇌를 시험할 수 있는 좋은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고 '해빙' 관전포인트를 공개해 기대감을 높인다.

‘4인용 식탁’ 이수연 감독의 복귀작 ‘해빙’은 얼었던 한강이 녹고 시체가 떠오르자, 수면 아래 있었던 비밀과 맞닥뜨린 한 남자를 둘러싼 심리스릴러 영화다. 3월 1일 개봉,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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