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수정 기자]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연예 기획사와 소속 연습생 간 불공정 계약 관행을 개선했다.
공정위는 7일 국내 주요 8개 연예 기획사가 사용하는 연습생 계약서를 심사해 불공정 약관 조항을 시정했다. 조사 대상은 자산 총액이 총 120억 이상인 8개 기획사로 SM엔터테인먼트, 로엔엔터테인먼트, JYP, FNC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큐브엔터테인먼트,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DSP미디어다.
불공정 약관 조항은 총 6개로, 8개의 기획사가 모두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각자 해당되는 불공정 조항을 시정하게 됐다.
먼저 YG, JYP, FNC, 큐브, 젤리피쉬, DSP미디어 6개사에 계약 해지시 연습생에게 일률적으로 투자비용의 2~3배의 위약금을 물게 하는 조항을 기획사가 연습생에게 트레이닝을 위해 직접적으로 투자한 금액과 소정의 이자에 대해서만 위약금으로 청구 할 수 있도록 바꿨다.
연예 기획사의 소속 연습생에 대한 투자비용이 계약기간인 3년간 평균 약 5,300만 원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심사대상 약관조항에 따른 위약금은 약 1억원 또는 1억 5천만 원에 달한다. 공정위는 연습생들의 경제적 지위를 감안하면 연예 기획사들이 과다한 위약금을 부과하더라도 이를 거부하거나 조정할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단해 이를 시정했다.
JYP·큐브·DSP미디어 3개사에 대해 전속 계약 체결을 강요하는 조항을 시정했다. 계약 기간 만료 후에도 현재 소속된 연예 기획사와의 전속계약 체결 의무를 부담 시키거나 전속 계약 체결을 거부할 경우 투자비용의 2배를 반환하도록 했던 것을 연습생과 상호 합의를 통해 재계약 또는 전속계약 체결을 위한 우선적 협상만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별도의 유예기간이나 사전통지 없이 연습생 계약을 즉시 해지했던 것을 유예기간을 정한 뒤에 해지할 수 있도록 바꿨다. JYP·DSP미디어·로엔·큐브·YG 등 5개사는 앞으로 연습생에게 사전에 해지 사실을 알리고 30일간의 유예기간을 두도록 약관을 수정했다.
추상적이고 자의적인 사유로 연습생과 계약을 해지할 수 있었던 조항은 삭제됐다. 실제로 추상적이고 불분명한 의무위반을 이유로 한 계약해지는 연예인 계약관련 법적 분쟁 중 가장 높은 비율(28.5%)을 차지하므로, 분쟁 소지를 없앴다.
YG와 로엔이 연습생 귀책사유로 인한 계약 해지 시 위약금을 즉시 납부하도록 규정하거나, 위약금 납부 기한을 지나치게 짧게 설정한 조항도 삭제했다. 정산된 위약금을 연예 기획사로부터 청구 받고 연습생이 확인해 위약금을 납부하도록 했다.
YG, FNC, 로엔, 큐브, 젤리피쉬, DSP미디어 6개사가 연습생 계약과 관련한 분쟁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만 다툴 수 있다고 규정한 조항도 바뀌었다. 연습생의 거주지 등 민사소송법상 관할권이 인정되는 법원에서 다툴 수 있도록 시정했다.
조사대상 8개 기획사는 약관심사 과정에서 해당조항을 모두 시정했다.
8개 기획사 중 SM엔터테인먼트만이 시정 사항 없이 연습생과 공정한 계약을 진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SM은 불분명한 사유로 계약을 해지하는 조항을 삭제했으나 이는 기획사 자체 조항이 아닌 공정위가 제시한 대중문화예술인 표준전속계약서의 내용(제6조 제3항)을 그대로 따른 조항. 공정위 측은 표준 계약서의 해당 부분을 향후 수정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이번 불공정 약관의 시정으로 연습생계약에 있어 공정한 계약기준을 정립하는 계기가 마련되고, 연습생의 권익도 증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