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한때는 가짜를 연기한다는 게 힘들었다. 그래도 계속 부딪혀보려 한다." 배우 한석규(52)에게 연기란 아직도 미지의 영역이다. 그렇게 오래 했는데도 여전히 답이 안 보인다. 하지만 제자리걸음을 하고 싶진 않다. 그가 SBS '낭만닥터 김사부'에 이어 영화 '프리즌'(감독 나현/제작 큐로홀딩스)에 출연한 이유다. 극 중 한석규는 교도소의 제왕 익호 역을 맡았다. 강렬한 악역이다.
사실 한석규는 '낭만닥터 김사부'를 제안받았을 때 고민에 빠져있었다. 그는 "내 직업은 연기자다. 근데 '대체 뭐 하는 사람일까?'란 물음을 계속 던졌다. 답이 안 나오더라. 내 목표가 뭔지가 궁금했다"라며 "한때는 가짜를 연기한다는 생각에 힘들었다. 내가 하는 일이 다 가짜란 말이지 않나"라고 했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그런 한석규의 고민을 덜어준 작품이다. 그는 "배우란 가짜를 통해 진짜의 정곡을 찌르는 사람이다"라고 정의했다. 가짜 놀음이지만 그렇기에 연기자란 직업을 사랑하게 됐다고. 한석규는 "우리 직업군은 가짜만 가지고 일을 한다. 진짜로만 말하려면 참 어렵지 않나. 순수하게 진짜로만 말할 수도 없다. 어려워서 전달이 안된다. 그렇기에 가짜가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고 느낀다"라고 말했다.
한석규의 목표는 쉬운 연기다. 그는 "어려운 연기는 배우들이 오히려 수월하다. 근데 쉬운 연기를 쉽게 표현하는 게 정말 어렵다. 어떤 관객이 봐도 다 알 수 있게 해야 하지 않나. 그런 의미에서 여전히 나는 연기가 어렵다"라고 했다.
그렇기에 한석규의 도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은행나무 침대'(1996) '초록물고기'(1997) '넘버3'(1997) '접속'(1997) '8월의 크리스마스'(1998) '쉬리'(1999) '텔 미 썸딩'(1999) '음란서생'(2006) '구타유발자들'(2006) '베를린'(2013) '상의원'(2014) 등 수많은 대표작을 만든 그이지만, 앞으로도 그의 대표작은 추가될 예정이다.
한석규는 "어려운 과제다. 하지만 내가 못하게 될 때까지 계속해보고 싶다. 하고 또 하면서 부딪히고 싶다. 나는 내 작품에 대한 점수를 짜게 주는 편이다. 언젠가는 100점짜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캐릭터도 만나고 싶다"라는 소망을 드러냈다. 그런 점에서 '프리즌'의 속 익호는 한석규의 또다른 도전이다. 그는 이를 위해 다큐멘터리 속 하이에나의 이미지를 차용했다. 사납고 날이 선 그의 얼굴을 발견할 수 있다.
'프리즌'은 감옥에서 세상을 굴리는 놈들, 그들의 절대 제왕과 새로 수감된 전직 꼴통 경찰의 범죄 액션 영화다. 한석규가 교도소 절대 제왕 익호, 김래원이 전직 꼴통 경찰 유건 역을 맡았다. 오는 23일 개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