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충무로 거장들이 국내 관객뿐만 아니라 할리우드까지 매혹시켰다. 세계적인 스타들이 한국 영화를 언급하고 나섰다. 단순한 립 서비스라기엔 꽤 구체적이다.
◆ 韓 영화에 빠진 할리우드 스타들
영화 '에이리언: 커버넌트'(배급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언론배급시사회 및 라이브 컨퍼런스가 지난 4일 열렸다. SF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과 세계적 스타 마이클 패스벤더 등이 국내 취재진과 '에이리언'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SF 바이블 '에이리언'의 귀환만큼이나 화제가 된 건 마이클 패스벤더의 발언이다. 그는 "한국 관객들이 내가 한국 영화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한다"라고 운을 뗐다. 프로모션 행사에서 한국 영화를 언급하는 할리우드 스타들을 보는 건 드문 일은 아니다. 하지만 마이클 패스벤더는 "'부산행'(감독 연상호)과 '마더'(감독 봉준호) '곡성'(감독 나홍진)의 팬이다"라며 최근 충무로 흥행작들을 줄줄이 읊었다. 리들리 스콧 감독 역시 "한국에는 정말 놀라운 영화감독들이 있다"라며 그의 말에 동의했다.
해외 스타가 내한할 경우 국내 취재진이 한국에 대한 관심도를 묻는 경우가 종종 있긴 하다. 하지만 이날 마이클 패스벤더는 질문을 하지 않았음에도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 같은 경우는 처음이 아니다. 마블 슈퍼히어로물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 주인공인 크리스 에반스는 싱가폴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개인적으로 한국의 영화 산업이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선진적이다"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그는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설국열차'(2013)에 커티스 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틸다 스윈튼 역시 한국 영화의 팬이다. 그는 지난 2009년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PIFF)를 찾아 박찬욱 감독의 작품들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봉준호 감독의 '괴물' 역시 그가 인상 깊게 본 영화라고. 틸다 스윈튼은 "한국 영화는 전체적으로 예술적이라고 생각한다. 미학적인 면과 개성이 강하다"라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 한국 영화가 할리우드에 미치는 영향
배우들뿐만이 아니다. 대작들을 연출한 할리우드 감독들 역시 충무로를 눈여겨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콩 스컬 아일랜드'(2016)의 조던 보그트-로버츠 감독이다. 지난 3월 한국을 찾은 그는 "나홍진 감독의 '곡성',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김지운 감독의 '밀정'을 재미있게 봤다"라고 밝혔다.
게다가 봉준호 감독의 '괴물'과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콩: 스컬 아일랜드' 연출에 참고하기도 했다고. 조던 보그트-로버츠 감독은 "한국 영화는 특유의 분위기와 우아함이 있다"라며 자신의 작품에 이를 적용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김지운 박찬욱 감독과 실제로 친분이 있는 사이다. 그는 "김지운 박찬욱의 작품은 내가 최근 가장 좋아하는 영화이기도 하다"라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를 연출한 폴 앤더슨 감독은 '부산행'에 대한 평을 남겼다. 지난 1월 밀라 요보비치와 내한한 그는 "'부산행'은 좀비란 소재에서 출발하지만, 심금을 울리는 요소를 찾아내 이야기에 잘 풀어냈다"라며 액션과 호러를 바탕으로 감성적 스토리를 녹여낸 점에서 감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가장 최근에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를 연출한 제임스 건 감독이 한국 영화를 나란히 언급했다. 그는 라이브 컨퍼런스에서 "예전에는 프랑스와 홍콩 영화가 대세였지만,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영화는 한국에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라는 파격적인 발언을 했다. 이와 함께 그는 '마더' '괴물' '곡성' '올드보이' 등을 예로 들며, 자신의 작품 세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