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촬영하며 20시간을 운 적도 있었어요"
지난 3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7일의 왕비’(연출 이정섭/ 극본 최진영)에서 배우 박민영의 연기는 그야말로 압도, 그 자체였다. 그간 캔디스타일의 역할들을 많이 맡아왔던 박민영은 ‘7일의 왕비’에서는 비극적 역사의 주인공 단경왕후 신씨(신채경)을 연기하며 완벽한 연기 변신을 이루었고, 시청자들은 이러한 그녀의 연기에 큰 호응을 보냈다.
8일 서울특별시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이루어진 종영 라운드 인터뷰에서 박민영은 “정말 잘해내고 싶었다. 다행히 제작발표회에서 했던 약속을 지킨 작품이어서 후련하기도 하고, 신채경이라는 인물에 몰입하는 시간이 길지 않았는데 몰입도가 컸기에 공허함도 크다. 그래서 되게 뿌듯하기도 한 복합적인 마음이 든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7일의 왕비’를 하기 직전에 연기적인 갈등이 가장 심했다”던 박민영은 “그간 사실 좀 캔디 캐릭터에 국한 되어있는 캐릭터를 많이 맡아서 내면에서 연기에 대한 갈등이 심했다”고 작품을 선택하기 전 했던 고민을 토로했다. 그렇기에 그녀는 “이번 작품 시놉시스을 보고, 캐릭터를 보면서 모든 감정을 쏟을 수 있는 작품은 아니지만 비극의 감정은 양껏 풀 수 있겠다는 생각에 욕심이 생겼다”고.
그렇게 박민영은 이 욕심을 연기 열정으로 풀어냈다. 그녀는 “이전에 했던 다른 작품들 보다 이번 대본에 푹 빠져 살았다”고 전했다. 박민영은 “다른 일 신경 안 쓰고 온전히 신채경으로 살았다. 이 작품을 성공시키겠다는 마음보다는 연기를 잘 풀어내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이보다 눈물 흘릴 수도 없었고, 이보다 바닥을 기는 감정을 풀어낼 기회가 없었기에 최선을 다해서 연기를 했고 저도 모르게 빙의를 한 듯 연기를 해서 기억이 없을 정도”였다고 밝혔다.
그런 그녀의 연기 열정은 대본 공부로도 이어졌다. 박민영은 “대본하고 이렇게 산 적는 처음이었다”며 “자는 시간을 쪼개서 대본을 볼 정도”였다고. 그녀는 “하루에 한 시간만 자고 대본을 볼 때도 있었다”고 밝혔다. “핸드폰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핸드폰을 놔버리기도 했다. 친구들도 이렇게 연락 안된 건 처음이었다고 했을 정도”였다 말하는 그녀는 이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도 전했다.
박민영은 “성취감으로 따지면 이 작품이 제일 컸다. 다른 작품들은 기억이 안 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기억하는 선 안에서는 가장 컸다”며 종방연 현장에서 배우 장현성이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극중 신채경의 아버지 신수근을 역할을 맡았던 장현성은 “솔직히 미안한데 네가 이렇게 까지 해낼지 몰랐다. 그 누구든 너만큼 못 했을거야”라고 말했다고.
그때 박민영은 “뭔가 마음이 아렸다”며 “헛된 시간은 아니었구나. 대가를 바라고 한 건 아니지만 정직하게 최선을 다한 만큼 알아주시는 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7일의 왕비’에서 그녀가 보인 연기력은 이전 그녀가 보였던 연기의 결들과는 완전히 차이가 있었고, 배우 박민영을 다시금 돌아볼 수 있게 만들기까지 했다. 특히 ‘7일의 왕비’에서 그녀는 매회 애절한 눈물 연기를 펼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리게 만들었다.
이에 박민영은 “20시간을 운 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촬영이 20시간이었는데 내내 눈물을 흘려서 스태프 분들이 ‘오늘도 하루 종일 울다가네’라고 말할 정도였다”고. 연출을 맡은 이정섭 감독 역시도 “종방연 때 그러셨다. 본인이 찍으시면서도 이제는 한계일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또 나와서 신기했다”라고 말했다고 박민영은 전했다. 그리고 그런 눈물 연기 뒤에는 남다른 몰입의 과정이 존재했다.
“저는 슬픈 노래를 듣거나 슬픈 생각을 하면 오히려 감정이 깨진다”는 박민영은 연기에 몰입하기 위해 “촬영 전부터 미리 그 씬 통째로 연기를” 한다며, “앵글을 바꿀 때마다 저 혼자 씬을 처음부터 혼자서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래야 똑같은 여기가 나온다”는 그녀는 “그렇다고 툭 친다고 눈물이 나오는 게 아니라 항상 감정이 와 닿아야 눈물 연기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런 최선의 연기에 쏟아졌던 호평들은 박민영에게 큰 힘을 주기도. 그녀는 “배우한테 제일 좋은 건 연기칭찬이다. 못 생겼다는 말은 백번 들어도 된다”고 연기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보인 그녀는 “칭찬 받을 때 당장 내일 촬영하고 싶은 원동력이 생겼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 느낌이었다. 질타를 많이 받을 줄 알았는데 다행히 그렇지 않아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민영은 “배우가 연기를 못한다고 하면 못 살것 같다. 창피할 것 같다. 상처보다는 퇴보하는 것 같다는 말을 들을까봐 두려움들이 있었다”고 고민의 흔적을 엿볼 수 있게 하기도. 이처럼 치열한 고민과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신채경이라는 인생 캐릭터를 얻게 된 배우 박민영에게 ‘7일의 왕비’는 큰 선물과도 같은 작품이었다.
그런 ‘7일의 왕비’에 대해 박민영은 “저희 어머니가 극이 중후반에 치달을 때 그러셨다. ‘너는 되게 힘들겠지만 엄마가 봤을 때는 너한테 너무 뜻 깊은 작품이 될 거다’라고. 그때는 그냥 ‘그래’라고 했는데 하면 할수록 저한테 의미가 깊어졌다”며 “너무 치열하게 연기했던 작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 박민영은 이처럼 끓어오르는 연기 열정을 가지고 누구보다 치열하게 신채경을 연기했고, 더 한 차례 연기의 꺼풀을 벗겨냈다. 그렇게 “연기에 대한 재미가 최고조에 올라와있다”라는 자신의 말처럼 그녀는 ‘7일의 왕비’에서 최고조의 연기 인생을 장식했고, 앞으로의 연기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