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목소리로 홀리는 새로운 장르의 공포물이 탄생했다.
영화 ‘장산범’은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린다는 ‘장산범’을 둘러싸고 한 가족에게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지난 2013년 56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바 있는 ‘숨바꼭질’ 허정 감독의 신작이다.
이 영화는 도입부부터 주역 염정아, 박혁권을 내세우는 대신 낯선 얼굴의 배우들을 출격, 스산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몰입도를 높인다. 그러면서 ‘장산범’의 존재를 알리며 섬뜩함을 자아낸다.
이어 아들의 실종과 시어머니 치매로 심신이 나약해진 ‘희연’(염정아 분)과 그의 남편 ‘민호’(박혁권 분)가 ‘희연’의 안정을 위해 시골로 내려오게 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들이 ‘장산범’과 어떻게 얽히게 될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후 ‘희연’의 가족이 ‘여자애’(신린아 분)를 우연히 만나게 되면서 극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올 여름 극장가에서 유일한 스릴러 장르인 ‘장산범’은 익숙한 누군가의 목소리가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장산범’은 누군가의 약점인 감정을 건드리기 때문에 인물들의 심리를 쫓아가다 보면 쉽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다.
물론 괴담에서 출발한 만큼 다소 판타지적인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숨바꼭질’과 마찬가지로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소품들이 이번에도 활용돼 공포감을 극대화시킨다.
특히 ‘스릴러 퀸’ 염정아의 14년만 스릴러 장르 복귀가 더없이 반갑다. ‘장화, 홍련’에서는 두려움을 주는 대상이라면, 이번에는 두려움에 휩싸이는 인물이다. 모성애 역시 섬세하게 그려내며 관객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추적하는 과정을 따라올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박혁권이 분한 ‘민호’는 그가 그동안 맡은 캐릭터들에 비하면 입체적이지 않고, 평범하다. 하지만 염정아가 연기한 ‘희연’ 캐릭터가 극으로 치닫기에 힘을 뺀 ‘민호’ 캐릭터 덕에 균형이 적절하게 맞아 떨어진다. 무엇보다 ‘장산범’의 일등공신은 신린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사가 거의 없음에도 불구 눈빛, 분위기로 ‘장산범’ 특유의 미스터리함을 잘 살렸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 감독의 디렉션을 정확하게 이해한 천재답다.
‘장산범’은 청각으로 공포를 선사하는 영화인 만큼 사운드 역시 다른 영화들에 비해 5배에 달하는 시간의 후시녹음을 진행, 공을 들였다. 이에 영화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웅장함이 있다. 암전 속 목소리만 흘러나올 때는 소름이 돋는다.
다만 스릴러 장르에 모성애를 얹어 감성 스릴러로 완성을 한 만큼 긴장감 있게 달리다 마지막에서는 갑자기 힘이 빠진 느낌이라 아쉽다. 그럼에도 중간 중간 놀라는 장치들은 곳곳에 배치돼 있으니 무더위를 날리기에는 충분할 듯하다. 개봉은 오는 17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