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수인 기자] 조정래 감독에게는 위안부 문제 해결에 대한 사명감이 있었다. 위안부 문제를 피하려고만 했던 자신의 지난 날을 반성하며 평생 회개하는 마음으로 ‘귀향’을 제작했다.
‘귀향’이 스크린에 걸리기까지 1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 동안 영화 제작을 위해 갖은 고초를 겪은 조정래 감독은 “응당 대가를 받는 것”이라 말했다. 관객 350만명 돌파라는 기적이 일어났음에도 해방감은커녕 죄책감이 더 커졌다.
“죽어서도 갚을 수 있을까요. 위안부 할머니들께서 ‘귀향’을 보시고는 ‘내가 겪은 것의 100분의 1이다’고 말씀하시면서도 ‘고생했다. 고맙다. 수고했다’고 하셨어요. 그런 말씀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더 무거워져요. 무지했던 것에 대한 죄의식, 남자로서의 죄스러움은 점점 강화되는 것 같아요. 할머니들과 해외를 다니면서 상영회를 진행했는데, 그 연로하고 힘드신 상태에서 증언을 계속해야 하는 거잖아요. 얼마나 힘드실까요. 제가 힘든 건 아무 것도 아닙니다.”
조정래 감독은 수백번을 본 ‘귀향’이었지만 매번 볼 때마다 눈물이 난다고 고백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 영화를 가장 만들고 싶었던 사람도 저지만 가장 만들기 싫었던 사람도 저였다”고 말하는 조정래 감독은 작품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든 한 명의 관객이 더 보고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저에게는 평생 숙제인 거죠. 작년에 평점 0점을 주시는 분들도 있었어요. 그 분들한테도 ‘감사하다’고 했더니 ‘위선적인 것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위선이 아니에요. 저는 어떻게든 이 문제를 알리기 위해 영화를 보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어요.”
조정래 감독은 모든 관객들과 후원자들에 끊임없는 감사를 표했다. 좋지 않은 여건 속에서 ‘귀향’을 제작하고 오랫동안 상영될 수 있었던 건 오롯이 관객들 덕분이라 말한다. 조정래 감독은 “많이들 도와주셨다”며 “끝까지 보는 게 힘드셨을 텐데 끝까지 봐주시고, 함께 울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 전했다.
MBC ‘무한도전’의 김태호 PD 역시 ‘귀향’의 후원자였다. 조정래 감독은 “김태호 PD도 후원을 많이 했는데 한 번에 다 못 보시고 나눠서 보셨다고 하더라. 후원을 하시고도 나눠서 보거나 못보고 계신 분들도 많다. 그 마음을 이해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귀향’의 두 번째 이야기인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 또한 세계 각국에서 상영될 준비를 하고 있다. 영어, 중국어, 일어 번역이 끝나는 대로 해외 상영에 나설 예정이다.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막을 내리더라도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조정래 감독의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위안부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서 올해 말에 국제 영화제에 내려고 해요. 한 분이라도 살아계실 때 더 뛰어다녀야겠다는 생각이에요.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 다들 주변에서 ‘왜 그러고 사냐’고 해도 이 문제가 해결된 다음에 또 다른 내용의 영화를 하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