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마지막 한 장면만으로도 도전하고 싶었죠” ‘섬세한 연기력의 장인’ 김무열이 그간 쌓아놓은 연기내공을 영화 ‘기억의 밤’에서 제대로 터뜨려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기억의 밤’을 본 이들이라면 ‘김무열의 재발견’이라고 입을 모아 말할 정도.
김무열은 극중 납치당한 후 기억을 잃고 낯설게 변해가는 형 ‘유석’ 역을 맡아 선악 모두 공존하는 야누스적 매력을 극적으로 표현해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김무열과 대화를 나눠보니 김무열이 시나리오에서부터 반한 ‘유석’ 그 자체로 거듭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었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가까운 낯섦에서 시작돼 의심이 증폭되고, 공포로 번지면서 ‘진석’(강하늘 분)이 스스로에 대한 불신을 갖게 되는 과정을 보면서 몰입이 엄청나더라. 다음이 궁금했다. 개인적으로 공포, 스릴러를 안 좋아하는 편인데도 되게 재밌게 읽었다.”
이어 “‘유석’ 캐릭터의 진실을 들여다봤을 때 그 캐릭터가 갖고 있는 감정의 힘이 엄청나구나 싶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유석’이 진짜 모습이 드러내지 않나. 그 한 장면만으로도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다정다감함과 차가움, 양극단을 넘나드는 만큼 연기하는 배우의 입장에서는 쉬운 일은 아니었을 터. 이에 김무열은 고민되는 만큼 공부를 열심히 했다.
“진짜 ‘유석’의 감정 때문에 고민 많이 하고, 공부 많이 해서 도움이 많이 됐다. 기본적으로 ‘진석’의 트라우마 때문에 사건이 벌어지는데 난 ‘유석’이 더 크다고 생각했다. 의학적 증상으로 드러나지 않더라도 안에 엄청난 폭풍이 계속 친다고 생각했다. 트라우마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다. 맨땅에 헤딩이었는데 공부가 힘이 됐던 것 같다.”
‘기억의 밤’을 연출한 장항준 감독도 김무열을 캐스팅한 이유로 ‘야누스적 매력’을 꼽았다. 김무열은 일반화시킬 수 있는 얼굴 덕분인 것 같다고 겸손한 발언을 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양면성은 있을 것이다. 그걸 배우는 극대화시키고, 극적으로 표현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하는데, 굳이 나누자면 난 모범생보다 남성적인 면을 가진 것 같다. 감독님이 야누스적인 매력이라고 하셨는데 내가 갖고 있는 외형적 장점이다 싶다. 일반화시킬 수 있는 얼굴로 특별히 잘생기거나, 특별히 개성 있는 얼굴이 아닌 게 이번 작품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
무엇보다 김무열은 근육을 감량하는 노력까지 기울였다. 이는 장항준 감독의 요구에 따라 이뤄졌다. “감독님께서 초반에 근육을 빼달라는 주문을 하셨다. 사실 되게 힘든 거다. 머리 숱을 갑자기 없애달라는 거나, 키 2cm를 자라게 하라는 거나 마찬가지다. 그것도 일주일 전에 말씀하셔서 강도 높게 관리했다. 상체운동을 못하니 촬영장에서도 계단 오르내리기했다. 감독님은 몸매관리하는 줄 오해하시고 운동에 미쳤다고 근육 싸이코라고 하시더라. 하하.”
김무열이 외형적으로나 내면적으로 열정을 쏟아 부은 만큼 그의 ‘기억의 밤’을 향한 애정은 남달랐다. “기본적으로는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쉽게 볼 수 있는 스릴러다. 스릴러가 주는 극적 재미가 어렵지 않아서 많은 분들이 재밌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스릴러 장르를 처음 접하는 분들도 충분히 이해가 될 거다. 사회적인 부조리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데 답은 못내렸다. 그런 답을 찾아본다면 좋은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