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2017년 영화계는 '반전'이라는 단어로 정리할 수 있다.
올 한 해 영화계에서는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기대작이 흥행 기대치에 못미치거나 외면을 당하는가 하면, 기대조차 하지 않은 영화들이 손익분기점 몇 배를 뛰어넘는 대박을 치는 등 예측불가의 일들이 벌어졌다. 특히 입봉작들의 예상치 못한 흥행으로 신인감독들이 데뷔와 동시에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화를 모티브로 하거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들 역시 중심에 있었다. 현빈, 마동석은 개봉작마자 큰 사랑을 받았다.
◆깨져버린 '기대작=흥행' 공식
의외의 복병들이 극장가를 장악한 해였다. '공조', '청년경찰', '범죄도시' 등이 그 주인공이다. 우선 '공조'는 현빈, 유해진 주연에 JK필름이 제작한다는 이유만으로 화제가 되긴 했지만, '더 킹'과 동시기 개봉해 '더 킹' 흥행이 점쳐졌다. 물론 '더 킹' 역시 530만 관객을 돌파하긴 했지만, 많은 이들의 예상을 뒤엎고 '공조'가 '더 킹'을 역주행하더니 78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두 번째 흥행작이 됐다.
뿐만 아니라 박서준, 강하늘 주연의 '청년경찰'은 개봉 전까지만 해도 그저 그런 코미디 영화로 인식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입소문을 불러일으키더니 '택시운전사'와 쌍끌이 흥행을 이뤄냈다. '청년경찰'은 56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서준의 스크린에서의 가능성도 열어줬다.
'범죄도시'의 경우는 '남한산성'과 맞붙게 됐다. '범죄도시'는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남한산성'은 김훈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데다,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등 충무로에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했기 때문. 여기에 '도가니', '수상한 그녀' 등으로 승승장구하게 된 황동혁 감독이 연출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마동석표 통쾌한 액션과 윤계상의 잔인한 악역 변신은 관객들에게 제대로 통했다. '남한산성'을 제치는가 하면, 687만 이상의 관객을 불러 모으는데 성공했다.
반면 어머어마한 제작비가 들어간 '군함도'와 '리얼'은 각각 '한류스타' 소지섭, 송중기, 김수현이 등장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화제를 모았지만, 100억이 넘는 높은 제작비에 비해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물론 '군함도'는 65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긴 했지만, 손익분기점은 넘기지 못했을 뿐더러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휩싸였다. 더욱이 '리얼'은 괴작이라는 혹평을 얻으며 김수현의 필모에 흑역사로 남게 됐다.
◆실화·원작이 주는 힘
실화를 모티브로 하는 영화들이 2017년을 물들였다. '박열', '택시운전사', '아이 캔 스피크' 등이 실화가 주는 묵직함으로 울림을 선사한 것. 무엇보다 '택시운전사'의 경우는 12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최고의 흥행작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박열'을 연출한 이준익 감독은 '동주'에 이어 저예산에도 높은 퀄리티의 영화를 만들 수 있음을 입증했다. '아이 캔 스피크'는 위안부 소재를 새로운 방식으로 터치했다. 이에 박종철 열사의 사망부터 6월 항쟁까지 실화를 담은 '1987'에 대한 관심까지 치솟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살인자의 기억법', '남한산성'이 소설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들도 많았다. '아리동 라스트 카우보이'를 스크린에 옮긴 '반드시 잡는다', '신과함께-죄와 벌' 등이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강철비'는 반대로 영화의 내용이 웹툰으로 제작됐다. 더욱이 '신과함께-죄와 벌'은 원작 훼손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고 500만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의 배우=현빈, 마동석
올해의 배우는 단연코 현빈과 마동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현빈은 2017년 선보인 두 편 '공조'와 '꾼' 모두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공조'로는 멋진 액션을 펼쳤다면, '꾼'에서는 데뷔 최초 사기꾼으로 변신하며 능청스러운 매력을 발산했다. 이에 현빈이 내년 선보일 신작 '협상'과 '창궐'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고조되고 있다.
마동석은 '대세'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했다. 마동석이라면 무조건 열광하는 신드롬이 일어나기도 했다. '범죄도시'로 유머, 액션 등 자신의 장기를 최대한 발휘하며 관객들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더욱이 그는 연기는 잘함에도 불구 인지도는 낮은 조, 단역 배우들의 이름을 알리는데도 노력을 기울이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여기에 코미디 영화 '부라더'를 통해서는 이동휘와 유쾌한 형제케미를 형성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