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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인터뷰①]유승호 “‘로봇이 아니야’, 지나쳤던 산을 넘은 기분”

입력 2018-02-02 09: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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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엔터테인먼트 제공
산 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POP=장우영 기자] 배우 유승호가 또 하나의 산을 넘었다. 그동안 높다고 지나쳤던 ‘로코(로맨틱 코미디)’라는 산을 성공적으로 등반했고, 자신감도 얻었다. 유승호라는 배우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그의 성장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유승호는 지난달 25일 종영한 MBC ‘로봇이 아니야’를 통해 가장 어려웠던 산을 넘었다. ‘로봇이 아니야’는 인간 알러지 때문에 제대로 여자를 사귀어 본 적 없는 남자가 로봇을 연기하는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모습을 그린 드라마로, 유승호는 김민규 역을 맡아 달달한 로코 연기에 도전했다.

어린 시절부터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오며 대체 불가능한 배우로 성장한 유승호지만 그의 수많은 작품 목록 속에 ‘로코’는 없었다. 전작 ‘군주-가면의 주인’ 때만 해도 로코나 멜로 장르에 난색을 표했던 유승호였다. 그랬던 그가 차기작으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인 ‘로봇이 아니야’를 선택했다는 건 놀라울 수 밖에 없었다.

로코라는 산을 넘은 유승호는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나 ‘로봇이 아니야’를 마친 소감부터 로코에 도전한 소회 등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군주’를 마친 후 쉬다가 ‘로봇이 아니야’가 들어왔어요. 때마침 로코였죠.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었고, ‘이건 해야 되나보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팬들과도 언젠가는 로코를 하겠다는 약속을 헀었죠. 굉장히 만족하는 작품이에요. 제가 찍고나서 재밌게 보는 드라마가 몇 없었는데 정말 재밌었어요.”

‘로봇이 아니야’는 시청자들에게도 신선했다. ‘로봇’이라는 소재와 ‘인간 알러지’라는 소재를 사용했기 때문. 생소했기 때문에 표현하기에 어려울 수 있었지만 유승호는 오히려 더 편했다고 말했다.

“‘인간알러지’는 없는 병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편했어요. PD님과 제가 이야기를 하면서 생각하는대로, 원하는대로 만들어나갈 수 있었기 때문에 더 쉬웠어요. 실제 있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맞춰가지 않아서 더 쉬웠던 것 같아요”

산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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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코 장르에 난색을 표했던 유승호였지만 막상 로코에 발을 내딛은 후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유승호는 극 초반 멜로를 잘 몰랐지만 연기를 하면서 과거 연애를 할 때 자신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극 초반에는 멜로 라인이 없었어요. 이후 조지아(채수빈 분)가 인간이라는 걸 밝히고 사람 대 사람으로 사랑에 빠지니까 왠지 모르게 설렜죠. 연기가 아닌 제가 예전에 연애 했을 때 모습이 나오더라구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민규로서, 지아라는 인물을 정말로 아끼고 사랑하고 있는건가라고 생각했어요. 연기하는 이 순간만큼은 제가 진짜 민규가 되어서 사랑을 느끼고 있다는걸 느꼈어요. 신기하고 좋았죠.”

첫 로코에 도전한 유승호는 자신이 직접 의견을 내면서 점점 김민규라는 캐릭터에 녹아들었다. 초반 진지하기만 했던 김민규는 후반으로 흐를수록 부드러우면서 밝아졌고, 조금은 코믹한 모습까지 보여줬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는 민규가 코믹을 담당하는 요소가 많이 있지 않다고 생각해 한시름 놨어요. 그런데 하다보니까 본의 아니게 코믹적인 요소가 있었고, 굳이 민규 혼자만 진지해야 할 필요가 있나 싶었어요. 정대윤 PD님께 이쯤에서 코믹적인 요소를 넣어도 되지 않겠냐고 했고, PD님도 흔쾌히 승낙하셨어요. 어색하지 않게, 튀지 않게 버무려졌어요.”

로코라는 옷을 입고 한층 더 밝고 가벼워진 분위기를 뿜어낸 유승호는 안방극장에 설렘을 안겼다. 특히 그는 채수빈과의 키스신을 통해 ‘키스 장인’에 등극하기도. 유승호는 당시 상황을 돌아보며 조금은 쑥스러워했다.

“장르는 멜로지만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느낌이었어요. 현실적인 진한 사랑이 아닌 동화를 읽었을 때처럼 두근거리고 귀엽고 예쁜 뽀뽀 같은 개념으로 생각했어요. 하지만 시청자들 사시에서 키스신에 대한 반응이 좋았고, PD님께서 좀 더 진한 키스를 해야될 것 같다고 하셔서 급하게 추가된 장면이었어요. 극 중 지아와 민규의 관계에도 도움이 됐고, 자연스럽게 된 것 같아요.”

산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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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는 수많은 키스신 중에서 부엌 키스를 최고로 꼽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자신이 낸 의견으로 만들어진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주방 키스신을 10점 만점에 10점을 줘야하는 이유가 있어요. PD님이 그 장면을 찍기 전 제게 문자로 ‘어떻게 찍을지 생갈할 것’이라는 숙제를 내주셨어요. 어떻게 할 줄 몰랐는데 식탁이 있었고, 남자가 여자를 식탁에 들어올려 키스하는건 많이 나왔다고 생각해 반대로 했어요. 제가 걸터 앉아 있다가 반대로 끌어당겨서 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고, 채수빈과 PD님이 수락하면서 촬영하게 됐어요. 제가 의견 냈으니까 당연히 10점 만점입니다.”

채수빈과의 호흡은 일품이었다. 채수빈과는 늘 붙어 있었기에 따로 연락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고. 유승호는 채수빈을 극찬했다.

“진짜 잘해요. 알고보니 세 작품을 연속으로 했는데 몇 개월 쉬면서 충전 잘하고 온 배우처럼 연기를 잘 헀어요. 잠을 많이 못 자는 상황에서도 힘든 티 내지 않고 본인할 거 열심히 해 많이 든든했어요. 1인 3역도 각 캐릭터의 특징을 살려서 훌륭히 해냈죠. 대단한 것 같아요.”

지난해 ‘군주-가면의 주인’으로 수목극 1위를 차지하고, ‘로봇이 아니야’로 로코까지 섭렵한 유승호에게 트로피가 따라오는건 당연했다. ‘2017 MBC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것. 특히 이번 트로피는 지난 2009년 이후 오랜만에 MBC에서 받는 상이었기에 의미가 있었다.

“느낌이 굉장히 이상했어요. 어렸을 때 시상식 다니면 대상, 최우수상 받는 분들은 대선배님이라 그 분들만 받는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트로피를 받고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르겠어요. 상을 받았다는 게 신기하고 좋았고, 몇 년 만에 MBC에서 받는 상이라서 기분이 좋았어요.”

최우수상을 수상했기에 자연스럽게 다음 목표는 대상일 것이라고 예상됐지만 유승호는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유는 분명했다.

“방송국에서 줄 수 있는 가장 높은 상이 대상인데, 그 상을 받으면 제가 가려고 했던 목표가 깨질 것 같아요. 배부른 소리일 수도 있지만 받고 싶지 않아요. 안 받고 영원히 받을 수 있다는 마음만 가지고 일하고 싶어요.”

산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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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배우로서 탄탄하게 쌓은 연기와 필모그래피로 이제는 대체 불가능한 배우가 된 유승호에게 한계는 있을까. 유승호는 자신의 한계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높다고 지나쳤던 산을 ‘로봇이 아니야’를 통해 올라갈 수 있다는걸 느꼈어요. 완벽하게 할 수 있는게 아닌, 경험했던 걸 기준으로 보면 이제 산이 몇 개 남지 않은 것 같아요. 새로운 장르, 작품에 도전하는게 몇 개 남지 않았어요. 모든 작품을 제가 자신있게 겁먹지 않고 할 수 있는 날이 다가온 것 같아요.”

그러면서 유승호는 자신이 절대 넘지 않을 산도 이야기했다. 그 산은 다름아닌 배드신이었다.

“배드신은 넘고 싶지 않은 산이에요. 진짜 풀지 못할 것 같아요. 너무 이른 것 같기도 하구요. 시간이 지나서 고민해봐야 할 부분인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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