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장우영 기자] 자신을 대표하는 이미지였던 긴 머리를 싹둑 잘랐다. 그 안에 갇혀있던 이미지를 깨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리고 그동안 보여줬던 이미지와는 다른 캐릭터를 만났다. tvN ‘막돼먹은 영애씨16’에서 ‘손수현’ 캐릭터를 연기한 손수현의 이야기다.
지난 2013년 대성의 ‘우타우타이노발라드’를 통해 데뷔한 손수현은 냉정히 이야기하면 크게 인지도가 있는 스타는 아니다. 올해로 연기 5년차에 접어든 손수현은 드라마, 영화, 연극을 통해 경험을 쌓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찾고 있는 중이다.
그런 손수현에게 2017년은 잊지 못할 해다. 영화 ‘돌아온다’를 통해 얼굴을 알렸고, tvN ‘막돼먹은 영애씨16’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국내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에 출연한 손수현은 웹툰작가 이규한(이규한 분)의 어시스턴트로, ‘다나까’ 말투와 숏커트 머리가 인상적이었다. 개성적인 캐릭터가 즐비한 ‘막돼먹은 영애씨’에 중간 투입됐지만 존재감을 발휘하며 시청자들의 뇌리에 깊게 각인됐다.
최근 서울 강남구 잠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손수현은 ‘막돼먹은 영애씨16(이하 막영애16)’를 처음 촬영할 때를 떠올렸다. 10년 넘게 이어온 작품에 중간투입돼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다는 것.
“기분이 좋기도 했지만 우려되는 것도 많았어요. 10년 이상 이어진 작품에 들어와 잘 어우러지지 않으면 티가 날 것 같았어요. 주눅들지 않게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게 해주신 제작진과 동료 배우 분들에게 너무 감사해요.”
특히 손수현은 ‘막영애’를 촬영하기 전 긴 머리를 싹둑 잘랐다. 긴 머리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 확실해서 벗어나고 싶었다는 것.
“긴 머리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 확실하게 있어서 갇혀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다른 마음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자르게 됐어요. 숏컷을 한 상태에서 ‘막영애’ 미팅을 했고, 작가님들이 자른 모습을 보시고 수현 캐릭터와 어울릴 수 있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중간 투입돼 걱정이 많았던 손수현을 격려해주고 힘이 되어준건 함께 투입된 이규한이었다. 두 사람은 웹툰작가와 어시스턴트로 호흡을 맞추며 극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손수현은 이규한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그에게서 받은 영향이 많다고 밝혔다.
“정말 많이 배려해주셨다는 상투적인 말 밖에 못하는게 아쉬워요. 많이 가르쳐주셨어요. 분위기를 풀기 위해 농담도 많이 해주셨고, 저를 컨트롤하고 잡아주시느라 고생 많이 하셨어요. 연기, 촬영 현장, 사람들을 대하는 등 모든 부분이 능숙하셨어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저런 선배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영향력이 정말 컸어요.”
이영애(김현숙 분)가 결혼과 임신을 하게 되면서 ‘막영애’의 관전포인트였던 삼각 로맨스가 사라지는 듯 했다. 하지만 그 삼각로맨스는 새로 투입된 이규한과 손수현, 이수민이 맡았다. 이규한을 사이에 둔 손수현과 이수민의 첨예한 신경전은 끝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다. 손수현은 사랑의 라이벌이었던 이수민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시즌15를 보고 무서울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착한 분이었어요. 사람에 대한 편견이 아예 없으셨죠. 앞에서 끝인 분이셔서 제가 경계하거나 의심할 필요가 없었어요. 제가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데 앞에서만 끝인 분이셔서 있는 그대로 대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이규한을 사이에 둔 첨예한 삼각로맨스는 열린 결말로 끝났다. 이규한의 여자친구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것. 때문에 시청자들 사이에는 의견이 분분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사이다 같지 않아 조금은 답답할 수 있는 결말이었지만 손수현은 ‘현명한 엔딩’이었다고 만족했다.
“결말이 열려있었어요. 영민이가 저보고 ‘예쁘다’라고 한 부분도 있었는데, 모든 가능성이 열린 결말이었어요. 이규한의 여자친구가 수민, 수현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시청자 분들 답답하실 수 있지만 다음 시즌을 기대하는 효과도 있으니 현명했던 결말이라고 생각해요.”
특유의 ‘다나까’ 말투와 숏컷으로 시청자들의 뇌리에 깊게 각인된 손수현은 ‘막영애’를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시에 아쉬움도 있었다.
“평소와는 다른 캐릭터를 보여드릴 수 있어 너무 감사했어요. 좋은 선배들을 통해 표현을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법을 배웠고, 작품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과 더 잘 할걸 하는 후회가 들어요. ‘막영애’를 하는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마치고 난 뒤에는 상대적으로 시간이 안 가고 있어요.”
연기 5년차에 ‘막영애’를 만나 매력과 존재감을 뚜렷하게 발산한 손수현은 차기작을 검토하며 활약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꽃길에 올라선 손수현의 앞날이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