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배우 한재영이 성추문 의혹을 인정, 사과했다.
#미투 운동으로 문화계 전반이 들썩이고 있는 때, 또 한 명의 가해자가 지목됐다. 바로 배우 한재영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간 지목됐던 인물들과는 완전히 다른 태도를 취했다. 빠른 인정과 사과를 했고, 사과 또한 국민들을 향하는 것이 먼저가 아닌 피해자에게 먼저 사과했다. 그간 폭로에 지목된 인물들이 발뺌 혹은 피해자에 직접적 사과를 하지 않았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말을 남긴 인물이 있었다. 바로 지난 2월 19일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였던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 감독이다. 허나 이윤택 전 예술 감독의 사과는 진실이 아니었다. 밝혀진 진실은 해당 기자회견이 리허설까지 다 마친 한 편의 연극이었다는 것이었다. 배우 오동식은 이와 관련된 폭로글에서 이윤택 전 예술 감독이 “사과문은 노래 가사나 시를 쓰듯이 작성했다”고 말하는가하면 당시 극단 대표가 이윤택 전 예술감독에게 사과문을 읽을 때 불쌍한 표정을 지을 것을 연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국민들의 분노는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진실된 사과를 해도 용서할 수 없는 행위에 거짓 사과까지 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이후 또 많은 문화계 인사들이 미투 폭로를 통해 지목됐다. 하지만 이들은 대개 우선적으로 사건에 대해 발뺌했다. 조민기는 미투 폭로 이후 JTBC ‘뉴스룸’과의 전화통화에서 “격려 차원에서 그러했다”고 얘기하는가 하면, 오달수는 폭로 이후 “사실 무근이다”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추가 폭로들이 연이어졌고, 피해자들이 자신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며 폭로를 해오자 돌연 사과문을 발표했다. 다른 몇몇 이들은 침묵을 고수해오다 추가 폭로들이 연이어지자 이와 비슷하게 사과문을 발표했다.
허나 이들의 사과문의 대상은 피해자들이기보다 국민들이었다. 또한 직접적으로 피해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는가하면 그도 적었다. 또한 몇몇 사과문에는 변명과도 같은 문장들이 포함되어있었고 이는 대중들의 분노를 더 키우는 기제가 되기도 했다. 사과는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사과문은 너무나 당연한 ‘의무’가 되어있었기에 진실성을 의심하게 만들기도 했다. 사과문에 등장하는 천편일률적인 표현들과 모호하게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 및 인정은 피해가는 것들이 그러했다.
한재영은 달랐다. 그는 우선적으로 먼저 사과문을 발표하기 보다 피해자에게 직접 용서를 구하려 노력했다. 또한 발뺌도 없었다. 침묵도 존재하지 않았고, 그는 폭로글이 등장하자마자 피해자에게 통화해 “진심어린 마음으로 사과를” 하려 했다. 이에 피해자 역시 글을 통해 그를 용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간 미투 운동이 지속되어오면서 볼 수 없었던 풍경이었다. 하지만 물론 그렇다고 해서 죄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은 간과하면 안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