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이종혁은 연기에 있어서 언제나 솔직했다.
배우 이종혁이 영화 ‘엄마의 공책’으로 오랜만에 스크린을 찾았다. 2015년 개봉했던 ‘파일 : 4022일의 사육’ 이후 약 3년 만의 스크린 복귀다. 그가 ‘엄마의 공책’에서 맡은 역은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한 가족의 가장이자 엄마 애란(이주실 분)에게만은 애정 어린 투정을 부리는 철부지 아들 규현. 어느 날, 애란이 치매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의 존재를 점차 잊어가는 애란을 바라보며 복잡한 감정에 휩싸이는 인물을 담담하고도 애절하게 그려냈다.
최근 서울특별시 종로구 팔판길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이종혁은 영화 ‘엄마의 공책’과 이를 연출한 김성호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앞서 김성호 감독은 ‘엄마의 공책’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이종혁과의 첫 만남에 대해 “보통 첫 만남에서 감독과 배우들의 만남이 되게 형식적인데 이종혁 씨는 처음 만나자마자 ‘시나리오가 되게 밋밋해요’라고 말했었다. 참 배우가 되게 솔직하다고 느꼈다”고 말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러한 일화에 대해 이종혁은 웃으며 더욱 솔직하게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의 감정과 영화에 확신을 가지게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단편 드라마 느낌이 강했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은 쉽게 봐왔던 시나리오였다. 옛날에야 슬프고 한 건데 요즘에는 흔한 소재이다 보니 어떻게 감동을 전할까 고민했었다. 그래서 감독님께 고민을 많이 해야하지 않냐고 했던 거였다. 하하. 그런데 영화라는 것이 결국 밋밋하더라도 스크린으로 보면 집중해서 보는 거니깐 괜찮을 수 있을 거라는 가능성을 엿봤다.”
이어 이종혁은 완성된 영화를 보고 “울 뻔 했었다”고 감상평을 남겼다. 덧붙여 그는 “감독님이 참 담담하게 잘 담아내셨구나 생각했다”며 “가족 영화이고 슬픈 영화이기도 한데 어떻게 슬프게 한 것인가를 고민했었는데 무덤덤한데 슬픈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게 더 슬프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렇게 생각했던 게 감독님 색깔과도 맞는 것 같았다”고 얘기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성호 감독은 전작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통해서도 담담한 연출로 깊은 감정을 끌어내 큰 호평을 받았었다.
이종혁은 그런 김성호 감독의 인상에 대해 “성품도 그렇고 말도 그렇고 되게 조곤조곤하고 조용하시다”라고 얘기했다. 그는 “신나도 하하하 웃는 사람이 아니다. 내가 외향적이다 그러면 감독님은 내성적인 느낌이 강했다. 되게 섬세하신 것 같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어 이종혁은 영화 속 연기를 펼치며 “정말 드라마나 어디서 나왔던 것처럼 연기하면 안 된다고 (스스로) 세뇌를 시키면서 했었다”며 “오랜 만에 영화를 하는데 연기가 이상하다는 소리를 들으면 안될 것 같다”고 솔직 과감한 이야기를 풀어놓기도 했다.
이처럼 이종혁은 언제나 자신의 마음 속 이야기를 꾸며 꺼내놓기보다 진실 되게 풀어놨다. 본래 14회차 촬영을 비가 와 16회차로 끝냈다고 이종혁의 말처럼 빠듯했던 촬영 현장. 그는 “예산이 적은 영화는 사실 불안한 게 많다”라고 말하면서도 이를 뛰어넘어 영화가 좋은 작품성으로 탄생한 것에 대해 나름의 뿌듯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 덕분일까. ‘엄마의 공책’ 속 이종혁의 연기는 그의 뿌듯함처럼 밝게 빛이 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