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머리 아닌 진정성으로 임했다” KBS 2TV ‘올드미스 다이어리’를 통해 ‘국민 연하남’으로 떠오른 바 있는 배우 지현우는 이어 MBC ‘메리대구 공방전’, KBS 2TV ‘부자의 탄생’, tvN ‘인현왕후의 남자’ 등으로 ‘로코킹’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JTBC ‘송곳’, SBS ‘원티드’, MBC ‘도둑놈, 도둑님’ 등으로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작품들을 연이어 하며 색다른 이미지를 심어줬다.
그랬던 지현우가 영화 ‘살인소설’로 7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했다. 달달하거나 정의로웠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는 180도 다른 면모를 끄집어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지현우는 스스로도 낯설었다면서 만족감을 표했다.
“‘김순태’라는 캐릭터를 떠나 시나리오 자체가 괜찮았다. 잘 넘어갔었고, 한 번 보고 나서 ‘뭐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계속 보다 보니 더 디테일하게 보이는 게 많아서 재밌었다. 기존 해오지 않은 캐릭터에 대한 도전 정신도 생겼다. 예산이 크지 않은 영화인만큼 어설프게 추격전이 아닌 연극적으로 풀어나가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이어 “들어오는 영화 시나리오가 예전보다 많이 없어진 게 사실이다. 요즘 극장에서 개봉하는 로맨스 영화가 거의 없지 않나. 멜로, 남녀 사랑 소재의 영화들이 많이 없어지고, 남자 이야기 위주가 됐다. 내가 로코, 멜로를 하는 배우로 인식돼 있어서 그런지 영화 시나리오는 많이 들어오지 않더라. 살인자 캐릭터가 몇 번 들어오긴 했는데 이해가 안 되는 캐릭터라 거절했다”고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지현우가 극중 분한 ‘김순태’는 선한지, 악한지 가늠이 안 될 정도로 친절을 베풀지만 왠지 모르게 수상한 인물이다. 지현우에게 그동안 발견할 수 없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관객들이 이상하게 느끼시는 부분들을 나도 생각하면서 연기했었다. 그런 부분들이 표현돼야 한다 싶었다. 기존 로코나 멜로에서 했던 감정과 너무 다른 것은 물론, 심지어 ‘송곳’ 등에서의 캐릭터와도 완전 달랐다. 처음 해보는 재미가 있었다. 완성본을 스크린으로 보니 나도 내 모습이 낯설더라.”
이에 ‘살인소설’을 보고 나면 온화해보이기만 했던 지현우의 미소가 섬뜩하게 느껴진다. 지현우는 영화 속 친절함과 차가움 사이 미소 짓기까지 조절해야 했다.
“‘지영’(이은우)에게 했던 미소는 정보를 캐내기 위한 거다. ‘경석’(오만석)보단 나은 사람, 덜 거짓말하는 사람, 거짓말할 때 티가 나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적당한 선에서 긴장을 풀어넣고 호감을 가질 수 있게 미소를 지었다. 반면 ‘경석’에게 짓는 미소는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가는 것에 대한 쾌감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에서 지현우에게 주어진 대사의 양 자체가 어마어마했다. 지현우는 선배 김학철의 조언을 토대로 수많은 대사를 맛깔나게 살리기 위해 노력 또 노력했다.
“대사가 워낙 많은데 지루해지면 안 되니 어떻게 맛있게 살려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완벽한 숙지는 당연한 거고, 느리게도 빠르게도 해봤다. 김학철 선생님께서 입 근육이 기억하고 있어야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다고 하셨다. 그런 걸 어느 정도 해놓으면 감독님이 원하시는 속도를 맞출 수 있으니깐 신경 썼다. 머리가 아닌 진정성으로 임하자 싶었다.”
뿐만 아니라 지현우는 대전 촬영장에서 상주했다. 함께 출연한 오만석이 지현우를 두고 ‘촬영장 죽돌이’라고 표현할 정도. “20대였다면 그렇게까진 못했을 것 같다. 왔다 갔다 했을 텐데 이번 작품은 영화 오랜만에 하는 것이기도 하고, 일적으로 잘하고 싶은 생각도 들어 그랬던 것 같다. 또 한정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보니 세팅을 다 해놓으니 다음날 리허설로 미리 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하하.”
“‘살인소설’은 공포 영화가 아니다. 무서워서 못보겠다는 오해 하지마시고 가볍게 봐주시면 좋겠다. 답을 정해놓은 게 아니라 보시는 분들마다 해석이 다를 거다. 이런 영화 역시 사랑을 받아야 더욱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