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나를 돌이켜보는 시간이었다” 영화 ‘럭키’를 시작으로 ‘공조’, ‘택시운전사’, ‘1987’까지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으며 흥행보증수표로 자리매김한 배우 유해진이 신작 ‘레슬러’로 돌아왔다. ‘럭키’ 때와 마찬가지로 오랜만에 원톱 주연으로 활약, 책임감이 막중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유해진은 ‘레슬러’를 두고 처음부터 장르적으로 코미디보단 유쾌한 드라마라고 생각하고 접근했다고 강조했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전체적으로 좋았던 것 같다. 유쾌하구나 싶었다. 또 궁극적으로 누구나 있을 법한 부자 간 과도기 그리고 갈등을 짚어준다는 것에 소소한 이야기일 수 있겠다 싶었다. 흘러가는 과정이 유쾌하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코믹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이어 “‘럭키’에서도 본인은 진지한데 코믹 요소가 있는 설정이지 않나. 난 그런 게 좋다. 개인적으로 대놓고 웃긴 건 싫어하는 것 같다. 이번에도 유쾌하더라. 들어갈 때도 제작진과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코드가 유쾌한 드라마인 거죠?’ 그렇게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개봉한 ‘택시운전사’, ‘1987’과는 달리 ‘레슬러’에는 특수한 배경이 존재하진 않는다. 오히려 일상과 근접하다. “프로살림러라고 홍보가 되고 있지 않나. 내 일상에 ‘귀보’의 이야기가 들어온 것 같았다. 살림하는 거에 있어서는 비슷하다. 실제로도 손빨래를 정말 잘한다. 빨래판으로 빨래하는 건 그날 습득한다고 되는 게 아니지 않나. 하하. 전작들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면, 이번엔 가벼운 감동이 있을 수 있겠다 생각했다. 난 솔직히 찔끔했다.”
무엇보다 ‘레슬러’는 부자지간 갈등과 화해하는 과정을 그리는 가운데 유해진은 실제 미혼으로 아버지가 돼보진 못했다. 이에 유해진은 아들의 입장에서 이해를 하려고 했단다.
“배우가 모든 걸 경험할 수 있는 거 아니니 최대한 그렇게 보이려고 해야 한다. 물론 실제 아버지로서의 경험은 없지만 반대로 아들의 입장은 돼봤으니 내가 부모와 이런 이야기를 했을 때 입장이 어떨지 생각하며 그렇게 이해를 하려고 했다. 감독님은 부모와 자식 간 갈등이 풀어진다 정도로 의도한 것 같은데 난 부모도 성장하는 거구나를 느꼈다.”
유해진의 말대로 ‘레슬러’는 유쾌함을 토대로 하고 있지만, ‘귀보’와 그의 아들 ‘성웅’(김민재), 그리고 ‘귀보’와 ‘귀보 엄마’(나문희)의 모습까지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통해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끔 만든다. 부모와 자식 간의 이해의 소중함을 전하며 묵직한 감동을 자아낸다. 유해진 역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됐단다.
“나도 김민재가 연기한 ‘성웅’처럼 그렇게 어머니에게 못박는 소리 많이 했었기에 과거 생각이 나더라. 제일 큰 게 연극한다고 고집 부린 거였다. 부모님으로서 당연히 말릴 수 있는 일인데 그땐 알지만 반항심이 클 때라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건데 막냐고 가슴에 못을 박았다. 과거 생각이 나면서 나를 돌이켜보는 시간이었다.”
연이은 흥행을 터뜨리고 있는 유해진이지만, 신작 개봉을 앞두고는 언제나 떨린다며 많은 관객들이 봐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예전엔 한참 뒤에 내 작품을 봤다. 스스로 보고 싶은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답변을 해야 하는 위치가 돼 시사회에서 미리 보는 건데 여전히 지나고 보고 싶다. 아직도 두려운 게 있다. ‘레슬러’도 마찬가지다. 할 만큼 했으니 몰라가 아니라 항상 걱정된다. 열심히 한 만큼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