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인터뷰③]백승화 감독 "경보→오목? 게이트볼 소재도 재밌을 것 같아"

입력 2018-05-27 14:3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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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화 감독 / 사진=인디스토리 제공
백승화 감독 / 사진=인디스토리 제공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팝인터뷰②]에 이어) 백승화 감독의 영화는 가볍기만 하지 않다.

영화 ‘오목소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으로 가득 차 있다. ‘기생수’, ‘슬램덩크’ 등의 패러디와 인터넷 밈들이 적절하게 서사 속에 녹아들어 관객들의 웃음을 자극한다. 57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속에서 웃음이 멈출 공간은 없다. 인물들의 행동은 우스꽝스럽고 상황 역시도 현실에서는 일어날 법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오목소녀’가 전혀 현실과 상관이 없는 영화라고 한다면 여기에 있어서는 강한 부정을 드러낸다. ‘오목소녀’ 속 이바둑(박세완 분)이 가지는 고민은 현실의 청춘들이 가지는 그것과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영화는 시종일관 밝게 흘러간다. 그렇기에 ‘오목소녀’는 부담감이 없다. 웃음과 함께 자연스럽게 청춘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든다.

최근 서울특별시 종로구 팔판길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을 만난 백승화 감독은 이러한 ‘오목소녀’를 만드는 것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바로 재미였다고 얘기했다. 백승화 감독은 “엄청 큰 고민은 없었다. 오히려 농담처럼 볼 수 있는 얘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재밌게 만들고 재밌게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있었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백승화 감독은 보인에 대해 “저는 웃긴 사람이 아니다”라고 얘기했다. 의아했다. ‘걷기왕’과 ‘오목소녀’에서 남다른 유머코드로 관객들의 웃음을 자극하던 백승화 감독이었기에 더욱 이러한 대답이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영화를 보고 저를 웃긴 사람으로 알더라. 사실 저는 별 생각이 없았다. 하지만 처음 작업하고 그럴 때 제일 재밌었던 건 제가 제일 뿌듯해 하는 게 사람들이 재밌어 한다는 거였다. 그런 경험을 하면서 ‘내가 이런 걸 좋아하는 구나’라고 생각했다. 사실은 저도 영화를 볼 때 코미디영화를 좋아하는 편인 것 같다. 저도 영화를 공부할 때는 그렇지 않은 영화들을 보기도 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정말 쉬고 싶을 때는 보고 싶은 게 코미디영화고 결국 좋아하는 영화 장르는 코미디영화인 것 같다. 내가 좋아하고 잘하고 싶은 게 이런 것이 아닌가 싶다. 하하.”

영화에서 만화적 색채가 짙게 드러나는 이유에 대해서도 백승화 감독은 “제가 원래부터 좋아했던 게 만화였다”고 대답했다. 백승화 감독은 “영화는 커서 시작한 거지만 만화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좋아한 거였다”며 “나이가 들면 만화 다시 해야지라고 농담처럼 말하기도 한다. 영화를 얘기할 때도 소위 ‘부심’은 없다. 하지만 만화 같은 경우는 보수적인 편이다. ‘이게 만화지’ 이런 게 있다”고 말하기도. 이러한 만화에 대한 애정은 ‘오목소녀’에서는 ‘기생수’와 ‘슬램덩크’의 패러디로 이어졌다.

사진=영화 '오목소녀' 스틸
사진=영화 '오목소녀' 스틸

이야기는 차기작에 대한 주제로 이어졌다. 언론배급시사회와 라디오에 출연해 농담처럼 꺼냈던 게이트볼에 대한 영화. 이에 대해 백승화 감독은 “제가 이런 얘기를 하고 계속해서 이야기가 나와서 최근에 찾아보게 됐다”며 “재밌을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게이트볼이 간단한 운동이 아니었다. 골프보다 복잡한 스포츠였고 그래서 더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어려울 것 같다. 주로 연세가 있어야 하는 분들이 나와야 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 덧붙여 백승화 감독은 “하지만 만들게 되면 훈훈한 얘기로는 만들고 싶지는 않다”며 “노인 분들 하면 승부욕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그것도 편견일 것 같다. 승패에 죽고 사는 노인 분들의 이야기를 하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어 백승화 감독은 최근 독립영화계의 현실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놓기도 했다. 쉽게 개봉관을 잡을 수 없을뿐더러 영화제에 초청되지 않는다면 관객들을 만나기 힘든 작금의 현실에 대한 자신의 의견이었다. 백승확 감독은 “독립영화가 좀 더 자립하기 위해서 다양한 고민도 필요하다”며 “단순하게 정부의 지원을 받고 그런 식이 아니라 그런 것에 대한 문제제기도 하지만 독립영화도 독립영화만의 자립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독립영화는 독립영화만의 다른 매력이 있어야 한다. 대중들은 독립영화를 바라보면 그저 어렵다는 생각만 가지는 것도 있기에 오히려 독립영화만의 매력 같은게 있었으면 좋겠다. 한계도 있다. 플랫폼의 발전으로 더 다양하게 관객들에게 소개되는 방면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것도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방향으로 고민을 해보는 시점이 되면 좋겠다.”

한편, 영화 ‘오목소녀’는 한때 바둑왕을 꿈꿨으나 현실은 기원 알바인 이바둑(박세완 분)에게 찾아온 인생 최대의 소확행인 오목에 오늘을 건 전대미문의 한판 승부를 담은 작품. 재치 있는 패러디들과 웃음 코드 속에서 오목에 담긴 삶의 의미를 소소하지만 확실하게 전달한다. 지난 24일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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