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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인터뷰①]자우림 “20주년-정규 10집? 이제 새로운 시즌 시작이죠”

입력 2018-06-24 15: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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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고승아 기자] “많은 사람의 생각이 우리 음악을 완성한다고 생각해요.”

지난 2013년 정규 9집 ‘굿바이 그리프(Goodbye, grief)’ 이후 약 5년 만에 돌아온 밴드 자우림. 특히 올해 데뷔 21년 차를 맞이한 자우림이 셀프 타이틀을 내보이며 자우림만의 음악적 색을 집약시켰다. 20년이라는 세월과 정규 10집 등 거창할 법한 숫자들이 있지만 이들은 연연해 하지도 않는다.

자우림은 2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를 갖고 정규 10집 [자우림]을 발매하는 소감과 함께 그간의 음악을 되돌아봤다.

“셀프 타이틀 앨범, 보통 1집에서 쓰는 방법이기도 해요. 우리가 전부터 앨범 낼 때마다 앨범명을 어떻게 할까 얘기를 해왔는데 혹여 셀프 타이틀로 내면 팀을 대표하는 앨범이 되거나 민망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셀프 타이틀 얘기가 나오니까 다들 흔쾌히 좋다고 하더라고요. 자신감이죠. 하하. 물론 ‘10집’이라는 점도 연관성이 있다. 제로가 된 느낌이기도 해요.”(이선규)

1997년 1집 앨범 ‘Purple Heart’를 시작으로 22일 발매되는 ‘[자우림]’까지, 총 10장의 앨범에는 자우림만의 색이 다채롭게 담겨있다. 밝고 경쾌한 사운드의 ‘하하하쏭’, ‘일탈’부터 한없이 어두운 ‘낙화’까지 이 모든 게 자우림 그 자체다. 이에 대해 김윤아는 총 10장의 앨범을 되돌아보며 세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고 밝혔다.

“자우림이 사운드를 만들었던 방식은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나온다고 생각해요. 1~3집 때는 여러 방식으로 여러 가지 시도를 했고 희한한 것도 했어요. 4집 때부터 밴드로서 날 것 같은 사운드, 에너지가 넘치는 그런 앨범을 해보자고 했고, 그런 시도들이 밴드 사운드로서 어느 정도 자우림식으로 완성됐다고 생각해요. 지난 몇 년간 고민을 한 부분도 있는데 지금 이 10집을 시작으로 새로운 시기가 새로운 시대, 시즌이 시작될 것 같습니다.”(김윤아)

자우림의 얘기가 담긴 [자우림] 앨범은 어둡고 불안하게 시작해서 점차 희망적인 느낌으로 끝난다. 이선규는 이같은 평에 “들으시는 분이 그런 스토리를 느꼈다면 대성공이라 생각합니다”라고, 김윤아는 “해피엔딩을 주고 싶었어요. 곡 배치에 따라 앨범 성격이 굉장히 다르게 느껴지지 않나요. 이번 앨범은 그런 흐름이 딱 잘 맞아떨어졌어요. 동화책 같은 구성이에요”라고 전했다.

총 10개의 곡이 담긴 [자우림]. 특히 세 사람이 모여 한 팀을 이뤘기 때문에 셋 다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며 음악스타일도, 앨범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며 여러 곡 중 탈락시키기도 하며 추리는 작업을 했단다.

이선규는 “김윤아가 보컬을 맡고 있지만, 자우림에서 화자는 남성인지 여성인지 알 수 없고 나이도 알 수 없고 행복을 갈구하는 청춘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설명했고, 김윤아는 “이번 앨범은 사운드가 다른 곡들하고 비슷한 밀도를 낼 것인가가 판단의 기준이 됐어요. 저희가 앨범 작업을 마무리할 때 즈음 한국에 희망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영감을 받아 곡을 썼는데, 그 곡들은 11집을 만들면 그때 수록하자고 기약했죠. (웃음)”라고 덧붙였다.

20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히 자우림의 코드는 ‘청춘’이다. 그러나 밝고 경쾌하게만 바라보지 않는다. 사회적 메시지를 묵직하게 담으며 자우림만의 이야기를 던진다. “자우림이 꾸준히 얘기한 주제들이 있죠. ‘낙화’, ‘광야’ 같이. 보통 우리는 1등 하면 이 대학을 가고, 연봉은 어떻게 되고 이게 승리자라는 교육을 받죠. 애들을 다 밟아버리라는 걸 주입받고 있는 거예요. 우리는 결국 승자가 되거나 밟히는 사람이 되죠. 데뷔해서부터 지금까지 쭉 사회가 점차 성장해왔을지 몰라도 개인들의 생활은 가난해지는 것 같아요. 저희가 데뷔했을 당시 20대와 지금 20~30대분들의 사회는 정말 다른 것 같아요. 시간이 갈수록 포기하고 최후의 것을 지키기 위한 사회가 되어 가는 기분이죠. 그 안에서 약자에 대한 폭력, 이건 옳지 않다는 걸 기저에 깔고 나왔는데 좀 더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죠. 사회적 메시지를 던진다는 밴드라는 느낌도 있지만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의 생각이 우리 음악을 완성한다고 생각해요.”(김윤아)

이선규는 말을 보탰다. “물리적 청춘은 사실 지났을 수도 있죠. 그런데 정말 감사하게도 물리적인 청춘은 얘네들과(멤버들을 가리켰다) 같이 보낸 게 다행이에요. 그래서 아직도 늙지 않고 꼰대가 되지 않고 더러워지지 않고 청춘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나이가 들면서 가장 변하는 게 비관하는 것에 익숙해지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는 주위에서 1집 발표 전부터 ‘잘 되겠냐’, ‘쉽지 않다’는 말을 들었는데 셋은 속으로 ‘즐’이라는 마인드가 있었죠. (웃음)”

특히 이번 앨범은 희망과 회한, 사회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하는가 하면 사랑 혹은 이별과 같은 감수성이 짙게 밴 노래도 있다. 메시지는 다양하고 이 모든 것이 자우림을 구성하고 있다. 이에 자우림은 이번 [자우림]을 대표하는 곡을 직접 꼽았다.

“‘Sleeping Beauty’라는 곡을 좋아해요. 왜냐면 자우림 음악 중 자우림이 아니면 듣기 힘들 것 같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이 곡이 그래요. 자우림이 아닌 다른 사람이 하면 정말 어색할 것 같네요.”(이선규)

“1번 트랙의 ‘狂犬時代’. 밴드 역사상 가장 인상적인 스타트라고 평가도 해주셨는데 정확히 적어주셨습니다. (웃음) 저희 가사도 그렇고 사운드도 그렇고 듣는 분들을 정신없이 코너에 몰아붙이고 싶었는데 그게 잘 반영된 것 같아요.”(김진만)

“저는 일단 타이틀곡 ‘영원히 영원히’를 선택하고 싶어요. 특히 전통적인 밴드 사운드에 클래식 악기가 섞였는데 서정적이고 마음속의 영원히 변하지 않는 무언가에 대해 노래하는 곡이에요. 이 곡을 작업하면서 아시아 밴드로서 아시아적 요소를 사용했죠. 정서적으로. 이 곡을 작업하면서 한국어를 사용하는 밴드이기에 할 수 있는 작법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있지’라는 곡은 자우림의 에센셜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김윤아)

자우림은 어느덧 20년이라는 세월을 훌쩍 넘겼고, 힘든 일이 있었지만 여전히 노래하고 있다. 이선규는 “늘 그랬듯 20이라는 숫자에 연연하지 않을 거고, 앞으로도 그렇지 않을 겁니다. 항상 멤버들이 아프지 않고 지금처럼 재밌게 밴드를 했으면 좋겠어요”라고 전했다.

김진만은 “사실 저흰 별 감흥이 없는데 주변에서 자꾸 비행기를 태워요. 다행히 10집이 잘 나와서 행복하고 앞으로도, 11집도 10집보다 더 좋아야겠죠. 노력하는 인생을 살아보겠다”고 밝혔고, 김윤아는 “어떤 기획이나, 이건 반드시 해야 한다는 어떤 목표지점이 있는 팀이 아니에요.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음악이 더이상 좋아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그만둬야 하지 않을까 해요. 그런 순간이 오면 금방 알아차리길 바라요”라며 단단한 목소리로 전했다.

사진=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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