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POP초점]"벡델테스트 통과"…'마녀'·'허스토리', 의미있는 극장가 女風

입력 2018-06-29 16:3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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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녀', '허스토리' 포스터
영화 '마녀', '허스토리' 포스터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6월 극장가 우먼파워가 거세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여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지난 27일 박훈정 감독의 신작 '마녀', 민규동 감독의 신작 '허스토리'가 나란히 개봉했다. 장르도, 스토리도 전혀 다른 두 작품이지만, 분명한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 중심의 영화라는 것이다.

'마녀'는 시설에서 수많은 이들이 죽은 의문의 사고, 그날 밤 홀로 탈출한 후 모든 기억을 잃고 살아온 고등학생 '자윤' 앞에 의문의 인물이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액션 영화. 마초적 분위기의 작품들을 주로 연출한 박훈정 감독이 이번엔 새로운 시도를 했다. 여고생 캐릭터를 중심으로 굉장한 파괴력의 액션을 펼치기 때문이다.

신예 김다미가 1500:1 경쟁률을 뚫고 '자윤' 역에 발탁됐다. 그는 강렬하면서 스타일리시한 액션은 물론 내면 복잡한 감정 연기를 완벽하게 해내 '괴물신예의 탄생'이라는 찬사를 듣고 있다. 또 조민수는 기존 남성 캐릭터였던 '닥터 백' 역을 특유의 묵직한 카리스마로 그려냈다. 여기에 고민시, 정다은 역시 신인임에도 불구 각각 능청스러움과 서늘함으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산, 눈도장을 찍는데 성공했다.

박희순이 "걸크러시 페스티벌"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마녀'는 여성 캐릭터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충무로 여성 캐릭터 부재의 갈증 문제를 시원하게 해소해주는 부분이다.

영화 '마녀', '허스토리' 스틸
영화 '마녀', '허스토리' 스틸

'허스토리' 역시 마찬가지다. '허스토리'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 동안 오직 본인들만의 노력으로 일본 정부에 당당히 맞선 할머니들과 그들을 위해 함께 싸웠던 사람들의 이야기. 당시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을 만큼 유의미한 결과를 이뤄냈음에도 지금껏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관부 재판 실화를 소재로 한다.

김희애를 비롯해 김해숙, 예수정, 문숙, 이용녀 등 깊은 연기 내공의 여배우들이 그동안 세상 밖에 나오지 않은 의미 있는 이야기를 위해 총출동했다. 김희애는 외형적인 변신은 물론 부산 사투리, 일본어 연기에 도전했으며, 김해숙은 아픔을 절제한 내면 연기로 감동을 한층 더 끌어 올렸다. 예수정, 문숙, 이용녀의 진정성 있는 열연은 묵직한 울림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위안부 소재를 기존 영화들과 달리 위안부 할머니들의 현재 삶을 조명하며 담담히 그려냈다는 점과 중장년 여성 캐릭터의 편견을 깨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특히 '마녀', '허스토리' 모두 성 평등 지표라고 할 수 있는 벡델 테스트(이름을 가진 여성 캐릭터 2명 이상 등장, 이들이 서로 대화할 것, 남성 대한 것 이외 다른 대화 나눌 것)를 가뿐히 통과, 한국 영화계에 새로운 발자취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백델 테스트를 통과한 한국 영화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마녀', '허스토리'를 통해 여성 캐릭터가 풍부해진 가운데 극장가 여풍이 격한 환영을 받으며 계속해서 이 반가운 현상이 충무로에서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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