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보나는 언제나 안정적인 감정 연기를 펼쳐냈다.
지난 2017년 KBS2 ‘최고의 한방’을 통해 연기 활동을 시작한 우주소녀의 보나가 지상파 미니시리즈 첫 주연을 맡게 됐다. KBS2‘당신의 하우스헬퍼’를 통해서. 어떻게 보면 갑작스러운 주연으로의 발탁으로 보일 수 있다. 당장 연기를 시작한 것이 지난 2017년 6월의 일이었으니 말이다. 우려의 시선도 존재했다. 최근 지상파 드라마들이 아이돌 스타의 인기에 힘입기 위해 이들을 주연에 기용하는 일이 많아지는 것과 관련해 보나 역시 그 일환의 기용이 아닌가하는 비판들이 제기됐다. 하지만 ‘당신의 하우스헬퍼’ 속 보나의 연기는 이러한 우려를 완전히 종식시켰다. 당연히 평가는 달라졌다.
물론 여전히 보나의 연기력에 대한 이견들은 분분하다. 가장 많이 제기되는 비판은 ‘보나가 벌써 지상파 미니시리즈의 주연으로 올라 설 공력이 있는가’다. 연기 데뷔 1년 만의 지상파 미니시리즈 주연이니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는 의견이지만, 보나의 전작인 KBS2 ‘란제리 소녀시대’를 본다면 이러한 의견은 잠시 접어둘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17년 9월부터 10월까지 방송된 8부작 드라마 ‘란제리 소녀시대’는 70년대 후반 대구를 배경으로 발랄하고 발칙한 사춘기 여고생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코믹 로망스 드라마. 당시 보나는 극 중 끓어오르는 청춘에너지를 주체할 수 없어 발동 거리면 그 누구도 제어 할 수 없는 왈가닥 천방지축 정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었다.
8부작이기에 미니시리즈로 칠 수는 없지만 첫 주연작은 ‘란제리 소녀시대’를 통해서였다. 당시에도 이러한 기용에 대해 비판들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한 ‘란제리 소녀시대’가 대구를 배경으로 하기에 미디어에서 생소한 대구 사투리를 쓰는 보나의 모습은 연기력 논란으로까지 이어졌다. 억양이 어색하다는 것이 가장 주된 비판이었다. 하지만 재밌는 점은 보나의 고향은 대구라는 점이었고, 대구 사투리 억양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점. 부산 사투리 억양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에게 이와는 억양이 다른 대구 사투리가 생소하게 다가온 것이다. 그렇기에 이후 극이 진행되면서 이러한 연기 논란은 사그라졌다.
논란이 사라지자 보나의 감정 연기가 호평을 받기 시작했다. 정희는 사랑하는 손진(여회현 분) 앞에서는 사르르 녹는 소녀가 됐고, 자신을 좋아하는 배동문(서영주 분)에게는 철벽을 쳤다. 하지만 아끼는 친구 박혜주(채서진 분)에게 손진의 마음이 향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배동문의 마음을 이해하고 마음을 열게 됐다. 그 과정에서 여린 소녀의 감성과 성장, 청춘의 설렘 등 보나는 첫 주연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의 감정을 표현해내며 극을 이끌었다. 여기에 탄탄한 스토리와 연출까지 어우러지니 더욱 금상첨화였다. 덕분에 ‘란제리 소녀시대’는 이른바 ‘땜빵드라마’라는 오명을 벗고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으며 종영을 맞이할 수 있었다.
‘란제리 소녀시대’에서 빛났던 보나의 감정연기는 ‘당신의 하우스헬퍼’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극 중 광고회사의 늦깎이 인턴 임다영 역을 맡은 보나는 첫 회부터 반복되는 일상과 보장없는 미래를 바라보고 사는 인턴의 지치고 상처받은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눈길을 끌었다. 특히 너무나 힘든 마음에 집어든 생명의 전화를 통해 자신의 모든 설움을 쏟아내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찡하게 만들기도. 인물의 감정을 오롯하게 실어낸 것이다. 당연히 2회에서도 이러한 애잔함을 더 깊이 있게 표현해내며 보나는 그간의 연기 논란을 자신의 실력으로 입증해냈다.
지난 ‘당신의 하우스헬퍼’ 제작발표회에서 “시작 전에 부담도 많았고 걱정도 많았다”면서 “제가 걱정을 많이 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없더라. ‘나만 잘하면 된다’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작품에 임하는 마음을 밝혔던 보나. 최선의 노력을 다하며 자신의 연기 실력을 내보이고 있는 보나의 앞으로 활약이 더욱 기대가 된다. 한편, ‘당신의 하우스헬퍼’는 완벽한 남자 하우스헬퍼가 머릿속도 집도 엉망이 된 여자들의 살림과 복잡한 인생까지 프로페셔널하게 비워내고 정리해주는 '라이프 힐링' 드라마. 매주 수, 목 오후 10시 KBS2에서 방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