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영화 ‘서치’가 입소문의 힘을 업고 개봉 6일 만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섰다.
4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서치’는 지난 3일 하루 동안 8만 8366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누적 관객수 65만 9242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22일 개봉하여 12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고수하고 있던 ‘너의 결혼식’(감독 이석근)은 이날 하루 6만 9951명의 관객이 관람, 누적 관객수 201만 8596명을 기록하며 ‘서치’에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서치’가 개봉한지 6일 만의 일이었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서치’는 첫날에는 박스오피스 3위에 랭크되는 것에 머물렀지만, 이윽고 실관람객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흥행의 기운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개봉 후 첫 주말을 맞은 지난 1일(토)에는 ‘상류사회’(감독 변혁)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2위에 올라섰다. ‘서치’가 주말(토, 일요일) 이틀 동안 동원한 관객수는 35만 9349명. 비성수기 극장에서 꽤 높은 성적을 올리며 역주행의 저력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서치’는 부재중 전화 3통만을 남기고 사라진 딸의 SNS에 남겨진 흔적을 통해 행방을 찾기 시작한 아빠가 발견한 뜻밖의 진실을 그린 추적 스릴러. 실종된 딸을 찾아나서는 아빠라는 소재는 이미 많은 영화들에서 소비된 설정이었기에 큰 신선함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서치'는 이런 진부함을 형식의 신선함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영화로 태어나게 만들었다. 바로 스크린-라이프(Screen-Life)였다.
‘스크린-라이프’란 컴퓨터 화면이 곧 스크린이 되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의 영화 문법으로, 인터넷 화면, 유튜브, 웹캠, 페이스타임을 중심으로 화면 전환을 이어간다. 곧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컴퓨터 화면과 휴대전화 스크린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것이다. 컴퓨터 운영체제와 모바일 화면으로만 구성된 화면 속에서 진행되는 스릴러는 미디어 세대의 현실 그 자체를 반영하는 기제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형식이기에 ‘서치’에 대한 흥미를 돋운다.
또한 ‘스크린-라이프’라는 형식은 구글 크리에이티브 랩 출신의 아니쉬 차간티 감독만이 시도할 수 있었던 형식이었기에 그 의미를 더 특별하게 만든다. ‘스크린-라이프’라는 새로운 영화 문법에 대해 아니쉬 차간티 감독은 지난달 17일 진행된 라이브 컨퍼런스에서 “우리가 매일 소통하는 기기들이 영화 전체의 기반이다”라며 “그 모든 걸 활용해 스토리텔링을 하고 싶었다. 우리가 어떻게 이러한 기기들을 사용하는 지 잘 알고 있지 않나. 그만큼 관객들이 친숙하게 받아들일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물론, 스토리의 촘촘한 전개 또한 관객들이 ‘서치’에 몰입하게 만드는 기제로 작용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와 쉴 틈 없이 관객들을 몰아붙이는 스릴러까지, ‘서치’는 새로운 형식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닌 이야기 자체에도 압도적인 힘을 발휘하며 완전히 새로운 스릴러 영화의 탄생을 알렸다. 여기에 ‘스타트렉’ 시리즈로 이미 국내 관객에게도 익숙한 존 조, KBS2 ‘우리가 만난 기적’에 출연하며 큰 관심을 받은 조셉 리 등 수많은 한국계 미국인 배우들이 극을 이끌어나간다는 설정 역시 국내 관객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했다.
실제 아니쉬 차간티 감독 또한 한국인 친구들이 많은 만큼 영화 속에 한국 문화를 최대한 녹여내려고 노력했다는 전언이다. 라이브 컨퍼런스에서 존 조 또한 이러한 부분에 대해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한국 관객들에게 영화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의미가 깊다“며 ”또 미국에서는 한국 가족을 보는 게 흔하지 않다. 우리 영화가 퀄리티도 좋지만, 한국인들이 많이 나온다는 게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하며 의미를 더했다.
이처럼 그간의 영화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르, 할리우드 영화에서 흔치 않은 한국계 미국인들의 이야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촘촘한 스토리, 배우들의 호연들이 겹쳐지며 ‘서치’는 한국 관객들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이에 과연 역주행 흥행에 성공한 ‘서치’가 앞으로 또 어떤 기록을 세워나가게 될지에 더욱 기대를 모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