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업리뷰]'생일', 설경구X전도연의 생일모임 초대…모든 가족들에 위안 건넨다

입력 2019-04-03 18:3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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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생일' 포스터
영화 '생일' 포스터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누군가는 자연스레 잊고, 누군가는 차마 아파 외면하게 된 4월의 그날을 다시 수면 위로 끄집어냈다.

영화 ‘생일’은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 이창동 감독의 ‘밀양’, ‘시’에서 연출부로 활동하며 내공을 쌓은 신예 이종언 감독이 안산에서 봉사를 하면서 접한 생일모임을 통해 ‘생일’을 기획하게 됐다.

안산에 위치한 한 치유공간이 우리 곁을 떠난 아이들의 생일이 다가오면 그 아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모은 생일모임을 마련, 아이를 기억하고 추억하는 것. ‘생일’은 이러한 생일모임을 모티브로 한다.

영화 '생일' 스틸
영화 '생일' 스틸

무엇보다 ‘생일’은 가슴 아픈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삼되 슬픔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남겨진 우리들의 일상의 단면을 진정성을 갖고 보여주면서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 이들 역시 특별한 누군가가 아닌 평범한 가족이라는 것을 보여주며 세월호 참사를 겪은 유가족들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가족들 역시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생일모임을 직접 경험한 이종언 감독 역시 한걸음 물러서서 가족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나아가 주변의 인식들에 대한 시선 역시 놓치지 않으며 편향적으로 담아내지 않으려 한 이종언 감독의 사려가 돋보인다. 매 장면마다 상처내지 않으려는, 섬세한 터치가 느껴진다.

설경구가 극중 분한 ‘정일’을 오랫동안 해외에서 일하다 귀국한 캐릭터로 설정, 당사자이면서도 관찰자인 그의 상황을 통해 관객들이 자연스레 생일모임까지 찬찬히 따라갈 수 있다.

영화 '생일' 스틸
영화 '생일' 스틸

‘생일’이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듯 실제처럼 느껴지는 건 설경구, 전도연이라는 대한민국 영화사에 빛나는 열연을 펼쳤던 두 레전드 배우가 18년 만에 ‘생일’을 위해 의기투합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캐릭터 그 자체에 온전히 스며들며 감정이입을 돕는다. 아역 김보민을 비롯해 김수진, 이봉련, 박종환, 성유빈, 김현, 소희정 등 조연들조차 구멍 없는 연기력으로 영화의 가치를 더욱 높인다.

특히 ‘생일’의 하이라이트는 모티브인 생일모임 장면. 해당 장면은 수십명의 배우가 한 번에 30분 롱테이크로 촬영해 지켜보는 관객들도 실제 참여하고 있는 듯한 묘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울라고 강요하는 작위적임은 없다. 오히려 담담하다.

하지만 전 국민에게 충격을 안겨준 세월호 참사 사건을 다룬 만큼 마음이 짠하고, 눈물이 솟구친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감정을 정직하게 담아낸 만큼 울고 났을 때 내 일상 그리고 가족을 돌아볼 수 있는 따뜻함을 선사하며 위안을 받을 수 있을 듯하다.

연출을 맡은 이종언 감독은 “가슴에 묻는다는 말로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다 표현될 수 없다고 생각하며 너무 아파서 들여다보기 어렵지만 그렇기에 놓치고 있을지 모를,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 잊어버릴지도 모를 이야기를 ‘생일’을 통해 전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기억하겠다’는 진심이 관객들의 선입견을 깨부수고 고스란히 전달될까. 개봉은 오늘(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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