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장르에 갇히지 않고 극강의 신선함을 선사한다. 장르의 범주에 넣을 수 없는, 봉준호 감독 자체가 장르로 거듭났다.
영화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되는 두 가족의 걷잡을 수 없는 만남을 그린 이야기.
봉준호 감독의 신작답게 ‘절대’ 뻔하지 않다. 예고편만 보고 나름대로 추측을 하지만, 모든 걸 뒤엎는다. 엮일 일 없을 것만 같은 극과 극 가족의 만남을 통해 예측할 수 없는 유머, 서스펜스를 빈틈없이 채워 넣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빠져들게 만든다.
이에 재밌어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또 그저 웃을 수만은 없다. 자본주의 사회 속 빈부격차의 문제를 일상에 끌고 와 슬픈 공감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앞서 봉준호 감독이 SF 요소로 자본주의 사회 문제를 꼬집은 ‘설국열차’, ‘옥자’보다는 현실적이라 한층 더 진짜처럼 느껴진다.
‘기생충’은 두 가족으로부터 출발한 가운데 극과 극 가족을 구성하는데 있어서도 선과 악의 통념에서 벗어났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생한다는 것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또 이는 공간이 주는 힘이 크다. ‘기택’네 가족의 공간 반지하 집, 언덕 위 ‘박사장’ 집 그리고 계단 등의 공간은 스토리와 직결돼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크게 와 닿게 한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호연이 빛난다.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이정은 그리고 아역 배우 정지소, 정현준 등이 봉준호 감독이 짜놓은 설계판에서 자유롭게 뛰어놀며 영화의 비범함을 배가시킨다.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함에도 불구 어느 하나 죽지 않고, 환상적인 협업이 이루어졌다.
이처럼 봉준호 감독은 다시 한 번 스스로를 뛰어넘으며 진화했다. 다양한 장르의 혼합을 통해 웃다가, 놀랐다가, 슬프다가 등 복합적인 감정을 맛볼 수 있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만큼 어려운 예술 영화일 것 같다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다 보면 집대성된 영화적 재미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기에 삶을 돌아보게 되며 영화가 끝나고 엔딩곡 ‘소주 한잔’이 울려 퍼질 때 묘하면서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연출을 맡은 봉준호 감독 역시 “그냥 보고 나서 온갖 생각이 드는 영화였으면 좋겠다. 보고 나면 웃기기도 하고, 섬뜩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갈래 없이 드는 생각들 속에서 술잔을 기울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그런 영화가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기생충’이 칸에 이어 국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게 될까. 개봉은 오늘(30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