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일희일비, 부화뇌동하지 않겠습니다.”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을 통해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와 ‘봄밤’에 이어 3연속 로맨스 연기에 도전하게 배우 정해인은 단단했다. 마음 속 사연이 있는 남자의 모습을 그려내는 감정 연기는 탁월했고, 상대 배우와 맞추는 멜로 호흡은 달콤했다. 손예진, 한지민, 김고은으로 이어지는 멜로 호흡에서 각기 다른 색을 내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정해인은 그 어려운 일을 해내고야 만다.
22일 오후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언론 인터뷰에서 말끔하게 정장을 입고 나타난 정해인은 “인터뷰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다지기 위해”서라고 이야기하며 특유의 맑은 미소를 내보였다. 그러면서 세 번 연속 로맨스 연기를 하며 ‘멜로 장인’으로 태어난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는 수줍게 웃음 지으며 “과분한 표현인 것 같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정해인은 오히려 이런 칭찬을 들을 때 자신을 채찍질 한다고 얘기해 눈길을 끌었다. “제가 하는 일이 많은 분들이 봐주신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고 많은 팬 분들이 응원해주시는 것도 알고 있다. 저는 연기를 직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어떤 자세로 직업을 해나가야 하는지 선명해지고 있다. 스스로의 연기에 만족하는 배우는 없다. 하지만 상황에 만족할 수는 있다. 연기가 아닌 제가 놓인 상황. 저는 만족하는 순간 무너지는 것임을 안다. 그래서 더욱 나를 채찍질 한다.”
수줍은 미소 속에 숨겨진 정해인의 날카로움이 엿보이는 말. 이처럼 부드러워 보이는 정해인의 속은 그 누구보다 단단하고 견고했다. 오랫동안 벼른 칼을 보는 듯한 예리함도 존재했다. 그런 정해인은 ‘배우 정해인’과 ‘인간 정해인’을 최대한 분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피력해보이기도 했다. 작품이 끝나고 다가오는 공허함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이에 대해 정해인은 “계속 배역 속의 배우로 살아간다면 흔들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 꿈은 건강하게 오랫동안 연기하는 것이다. 연기를 오래한다는 건 참 힘든 일이다. 그럭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배우가 아닌 인간, 대한민국 청년 정해인인 튼튼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얘기해보였다.
정해인은 이처럼 ‘멜로 장인’보다 ‘건강한 청년’이기를 원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런 청년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작품에 대한 욕심은 없을까. 이러한 질문에 정해인은 “그런 모습은 아마 차기작 ‘시동’에서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유열의 음악앨범’ 속 청춘과는 다른 청춘의 결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또 새로운 배우 정해인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해 기대를 높였다.
드라마 ‘그래, 그런거야’를 통해 인연을 맺은 김해숙에게서 들은 “멀리보고 길게 봐”라는 이야기를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는 정해인. “순간순간 여러 가지 일들이 생길 거고 다양한 경험을 할 텐데 항상 멀리보라는 김해숙 선배님의 말을 새기면서 일희일비 하지 않으려고 한다. 크게 부화뇌동 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그의 단단함은 앞으로 ‘배우 정해인’과 ‘인간 정해인’이 또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게 될 지를 기대케 하는 모습이었다.
한편,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노래처럼 우연히 만난 두 사람 미수(김고은)와 현우(정해인)가 오랜 시간 엇갈리고 마주하길 반복하며 서로의 주파수를 맞춰 나가는 과정을 그린 레트로 감성멜로. ‘해피 엔드’, ‘사랑니’, ‘은교’, ‘4등’ 등의 정지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오는 28일 개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