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무서우면서도 그 안에서 재미 느끼면 좋겠다” 영화 ‘공모자들’, ‘기술자들’, ‘반드시 잡는다’를 통해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홍선 감독이 신작 ‘변신’을 통해 처음으로 공포 장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자신이 잘하는 스릴러 요소까지 가미, 촘촘하게 긴장감을 이어가는 공포 스릴러를 완성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김홍선 감독은 원래 시나리오와는 많이 다르다며 고전 호러를 추구하되, 관객들이 마지막에 찝찝하지 않도록 뜨거운 정서를 넣게 됐다고 전했다.
“그동안 사람 이야기를 많이 해왔는데, 이번이 제일 진하지 않나. 선과 악이 모호한 상태에서도 그걸 두고 갑론을박이 있는 걸 좋아하는데 예외도 있지만 보통 가족 하면 무조건 믿을 만한, 좋은 존재인데 그 가족이 악으로 변했을 때의 공포가 엄청 흥미로웠다. 사람이 행하는 안 좋은 일들도 악마가 한 게 아닐까 그런 생각으로 시작을 하게 된 것 같다.”
이어 “작가님과 의도는 달랐지만 기획 자체가 좋았다. 원래 주인공은 세 명이었다. 형사 한 명이 더 있었다. 형사가 사건을 해결하는 구도였다면, 각색하면서 형사와 ‘강구’(성동일)를 합쳤다. ‘중수’(배성우)는 훨씬 시니컬하고 가벼운 캐릭터였는데, 배성우 선배님이 지금껏 한 캐릭터와 비슷했다. 전문적인 느낌과 함께 배성우라는 배우로부터 새로운 모습을 끄집어내고 싶어서 무거워졌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변신’은 초기 시나리오와 기획 의도는 같지만, 내용 자체에 있어서는 변화를 줬다. 김홍선 감독은 이 과정에서 고전적인 하우스 호러 느낌을 살리려고 신경을 썼다.
“가족 이야기는 아예 다시 썼다. 원래 조금 더 퍼져있었다면, 하우스 호러물처럼 집 안에서 일어나는 일로 각색 방향을 정했다. 집만 나오면 답답할 수 있으니 필리핀 장면을 넣었다. 필리핀이 가톨릭 국가라 개연성, 현실성 면에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스릴러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요즘 공포물과 달리 옛날 감성으로 가면 오히려 올드해서 신선할 거다 싶었다.
하지만 초기 시나리오와 달리 사건에서 인물 중심이 되면서 가족으로 초점이 맞춰져 결말에 다다를수록 정서가 뜨거워짐으로써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원래는 살짝 배드엔딩으로 열려 있는 결말이었는데 상업영화와는 어울리지 않아 배제시켰다. 또 에필로그를 통한 조금 더 정서적으로 간 느낌도 있었는데, 가족 이야기가 아닌 한 인물로만 귀결이 되고 너무 신파로 갈 것 같아 현재 엔딩이 나왔다. 공포물이라 너무 놀라기만 하고 끝나면 지치니 해결된 느낌으로 안도 정도는 하고 일어나셨으면 좋겠다 싶었다. 서프라이즈가 적고, 스릴러적인 느낌으로 간 것도 그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김홍선 감독은 CG 대신 특수분장, 실물을 통해 리얼리티를 구현하고자 심혈을 기울였다.
“CG도 안 쓰고, 사운드 효과도 최대한 안 썼다. 소리 지르는 것도 대부분 배우 본인이다. 가끔 동물 소리를 따서 입히기는 했지만, 변조된 기계음은 하나도 안 썼다. 오프닝에서 소녀 목소리도 배우가 직접 했다. 특수분장팀에서도 단순한 작업만 하다가 오랜만에 크레이티브한 걸 하게 되니 즐겁게 임했다. 쥐, 구더기, 지네 등도 전문업체를 통해 실제 구해 리얼리티를 살리려고 했다.”
“공포물은 이번이 처음인데 고생도 많이 했지만, 정말 즐겁게 찍었다. 스릴러를 좋아해서 그런 요소가 많이 들어갔지만, 전형적인 호러를 갖고 오려고 노력했다. 최근 한국에도 오컬트물이 꽤 있었는데 ‘변신’은 하우스 호러에 오컬트를 진하게 집어넣었다. 한국식 호러 오컬트라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무서우면서도 무서움 안에서 재미를 느끼면 좋을 것 같다. (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