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나율기자]아픈 역사를 담은 '생일편지'는 올 추석, 가족 모두를 울리는 명작으로 남을까.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누리동 쿠킹스튜디오에서 KBS2 특별기획드라마 '생일편지'(극본 배수영/연출 김정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배우 송건희, 조수민, 전무송과 배수영 작가, 김정규 PD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먼저 문보현 드라마 센터장은 "미리 봤는데, 진한 뜨거움이 있더라. 지난 20년간 드라마 산업이 확장됐지만, 다양성이 있는지는 의문이었다. 수익성이 중요한 지표가 되면서, 의미있고 진정성 있는 드라마들이 설 자리를 잃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KBS는 매년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런 드라마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KBS만의 최소한의 사명감, 책임감을 가지고 만든 드라마다. 작은 작품이지만, 이러한 시도가 유지됐으면 좋겠다. 시청자들에게 울림을 선사하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생일편지'는 잊지 못할 첫사랑에게서 생일편지를 받은 후, 1945년 히로시마의 기억 속으로 들어간 한 노인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죽기 전 꼭 남기고 싶은 이야기, 그리고 꼭 만나고 싶은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평범한 할아버지, 할머니 이야기를 통해 진심 어린 감동을 주고자 한다.
배수영 작가는 "강제 징용에 대한 피해를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강제 징용된 피해자들의 인터뷰를 많이 읽으면서, 기록의 힘이 크다고 생각했다. 제가 그 시절을 겪지 않았지만, 증언을 통해서 생생하게 공감했다. 그래서 드라마로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작품을 쓰게된 계기를 말했다. 또 김정규 PD도 "한일관계를 의도하고 만든 것은 아니다. 지난해 8월, 이미 기획됐던 작품이고 시기가 맞물렸다"고 덧붙였다.
첫사랑을 기다리는 김무길 역을 맡은 전무송은 "이런 좋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게 되서 감사드린다. 촬영하면서 감독님께 많은 지도도 받고, 조언을 들어가며 재미있게 임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가슴이 두근거린다.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면서 촬영 때 느꼈던 것들이 가슴에 와닿았다. 작업을 하면서 몇 번 눈물을 흘렸다. 이러한 감정이 여러분들에게도 전달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1941년생인 전무송은 극 중 배경과 가장 가까운 나이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전무송은 한국전쟁에 대해 마음 아파했다. 전무송은 "왜 우리에게 이런 비극이 일어나야하는지 생각했다. 그 당시 아픔이 지금까지 전달됐다. 그래서 작품을 할 때 울기도 많이 울었다. 감독님의 조언을 받으며 연기했다. 덕분에 인물의 감정 표현을 원하는 대로 잘 보여줄 수 있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17세 김무길로, 1945년에 히로시마로 징용되어 원폭을 겪는 송건희는 "좋은 지도 하에 연기하면서 좋은 작품을 만나게 됐다. 제가 느꼈던 감정들이 시청자들에게도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무길의 첫사랑 여일애 역을 맡은 조수민은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운 점이 많았다. 우리가 잊으면 안되는 역사이니,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시대 배경 이해를 위해 송건희는 "드라마를 하면서 무게감이 있다고 생각했다. 과연 제가 그분들의 아픔을 담아낼 수 있을지 고민이었다. 현장에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부분이 극 중 무일과 비슷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징용을 가셨던 분들의 인터뷰나 자료를 많이 찾아보며 공부했다"고 말했다.
또 조수민은 "책이나 영화 등 자료를 많이 찾아봤다. 힘든 시대를 사셨던 분들께 저희가 조금이나마 위로와 공감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심스럽지만, 꼭 기억해야하는 역사이기에 책임감을 가지고 임했다"고 이야기했다.
관전 포인트로는 두 가지가 있다. 먼저 모두에게 잊혀진 아픈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는 거다.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으로 재일한인 7만이 피폭되고 이중 4만이 사망했다. 한일 두 정부의 무관심 속에 피폭자로 힘겨운 삶을 살아야 했던 아픔을 담는다.
또 70년을 넘게 지켜온 순애보 사랑도 멋지다. 첫사랑으로부터 편지를 받은 90세 노인의 이야기다. 90세 노인은 죽기 전에 다시 한번 그녀를 만나고자 하며, 그 과정에서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건넨다.
김정규 PD는 "이 시대의 배경을 담기 위해 장소를 물색했으나, 어려움이 많았다. 드라마상에서 원자폭탄이 터질 때, 화면상에서 보여지는 모습을 고민했다. 드라마가 오락물, 재난 영화는 아니기 때문에 인물들에게 초점을 맞췄다. 대단한 스케일을 보여준다기보다는 인물 위주로 앵글을 좁혔다.
송건희와 조수민의 케미는 어땠을까. 송건희는 "제가 멜로 연기가 첫 도전이다 보니까 떨리더라. 그래서 대화도 많이 하고 시대적 배경을 고려해서 케미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자 조수민은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케미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애틋한 감정을 잘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끝으로 김정규 PD는 "저희 드라마는 멜로 드라마다. 정치색도 없다. 멜로 드라마이지만, 과거를 아프게 살아왔던 윗세대분들이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 또 앞으로 살아갈 우리 세대들이 공감하고 힘차게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받았으면 한다. 아픈 역사를 깔고 있는 멜로 드라마다"고 당부했다.
한편 '생일편지'는 오는 11일 오후 10시에 방송되며, 총 2부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