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현진 기자]
박명수와 스탠리가 대기만성한 감독과 배우에 대해 전했다.
18일 방송된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는 '씨네 다운타운' 코너로 진행돼 영화평론가 스탠리가 게스트로 출연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박명수는 스탠리에게 "추석 때 영화를 보려 갔는데 볼 영화가 없더라"고 말했다. 이에 스탠리는 "사실 올 추석에 그런 평이 많았다. 영화를 만드시는 분들에게는 죄송한 말씀이다. 다들 추석 때 관객들을 만나자고 으쌰으쌰하며 기획한 영화다. 그런데 제 주위 분들도 작년 추석보다 이번 추석 개봉 영화들이 좀 약하다는 평이 많더라. 준성수기라는 이름값에 걸맞지 않는 약한 포지션이었다는 평이 많았다"고 추석 연휴 개봉 영화에 대해 아쉽다는 평을 전했다.
이에 박명수는 "저만 그런게 아니라 다행이다"고 화답했다. 이어 박명수는 "오늘의 주제는 대기 만성을 이룬 영화인들이다. 성수기, 비성수기를 막론하고 고생 끝에 빛을 본 영화인들의 이야기를 이어가겠다"고 이날의 영화 이야기 주제를 설명했다.
박명수는 스탠리에게 "영화에도 돈만 보고 뛰어드는 사람이 많지 않냐"고 물었다. 스탠리는 "돈도 벌어야 한다. 그러나 돈만 벌자고 하면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건 이 일을 좋아하고 즐기려는 자세의 분들이 성공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박명수는 "먼저 감독들 얘기부터 해보겠다. 감독 데뷔는 얼마나 걸리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스탠리는 "정해진 규칙은 없다. 옛날에는 통상 10년이 걸린다는 이야기를 했다. 보통 감독이 연출부 막내, 조수부터 퍼스트까지 하면 대충 5에서 6년이 걸린다. 퍼스트까지 끝내고 나면 자신의 아이템을 가지고 시나리오를 쓴다. 보통 영화를 시작할 때 시나리오로 평가받는다. 그러면 30대 초반이 된다. 그 시나리오로 제작사를 만나고 투자를 받고 30대 중반에 데뷔를 하면 아주 나이스한 경우다"고 설명했다.
스탠리는 "30대 후반만 되어도 나이스하다고 하다. 그런데 40대, 60대에도 도전하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박명수는 "나중에 나이를 먹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되서 도전한 분들도 있지 않냐"고 되물었다.
이에 스탠리는 "그런 것보다는 자신의 꿈을 잊지 못하고 오는 것 같다. 그래서 감독 중에 영화 전공자가 아닌 경우가 많다. 박찬욱 감독도 철학을 전공했고 봉준호 감독도 사회학 전공했다. 물론 영화 전공자로 성공한 감독들도 많다"고 답했다.
박명수는 스탠리에게 "왜 그 분들은 영화판을 못 떠날까요"라고 물었다. 스탠리는 "영화는 합벅적인 상을 받는다던가 알아봐주는 것 자체가 돈을 받는 것 못지 않게 큰 기쁨을 준다. 그 중독이 크다. 저는 TV 프로그램을 연출했고 영화는 몇 편을 제작했는데 제일 짜릿한 것은 누군가 제 영화를 보고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했을 때다. 어떤 것과 바꿀 수 없는 짜릿함을 준다"고 말했다.
스탠리는 대기만성한 영화감독으로 가장 먼저 48살에 '범죄도시'로 데뷔한 강윤성 감독을 꼽았다. 강윤성은 17년동안 영화가 엎어진 끝에 데뷔를 하게 됐다고. 이어 스탠리는 '끝까지 간다'의 김성훈 감독에 대해 얘기했다. 스탠리는 "김성훈 감독은 데뷔작이 실패했다. 흥행도 안됐고 평도 안 좋았다. 그래서 8년동안 작품을 못 찍었다. 그 분이 '끝까지 간다'라는 작품을 썼다. 그 작품이 시나리오만 6년을 썼고 100번을 넘게 고쳤다는 소리가 있다. 개봉 전까지는 이 작품을 누가 만들었냐고 했지만 시사회 하고 나서는 영화가 잘 나왔다는 평이 가득했다. 이후 김성우 감독은 하정우 감독의 '터널'을 만나고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스탠리는 대기만성한 배우로는 이정은과 진선규, 조여정을 언급했다. 스탠리는 "사실 연기가 더 힘들다. 제가 스탭 전공자들에게 이렇게 말하고는 한다. 사람이 없어서 난리라 '먹고는 산다'고 말한다. 요즘 뮤직비디오, 유튜브, 스트리밍 서비스가 많아져서 영상 쪽 일손이 많이 필요하다. 사실 연기 전공이 참 어렵다. 대신 연기자들은 성공하면 어마어마한 보상을 받는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스탠리는 이정은에 대해 "이 분은 50세가 되서야 알려졌다. 이 분이 연기를 늦게 한 것이 아니라 원래 연극계에서는 이름을 날리던 배우다. 또 최근에 '기생충'에서 대활약했지 않느냐. 30년 가까이 연기를 하면서 이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봉준호 감독이 원래 연극을 많이 보면서 배우를 발굴하기로 유명하다. 일찌감치 이정은 배우를 알아보고 작업을 하던 차에 영화 '옥자'를 연출할 때 옥자의 목소리 연기를 부탁했다고 한다. 사실 돼지 목소리를 연기하는게 불쾌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정은 배우는 그걸 연기하기 위해 돼지방에서 살았다고 한다. 사실 옥자는 돼지도 아니고 사람도 아닌 생명체 아니냐. 그리고 이제 '기생충'으로 확실히 입지를 다진 것이다"고 전했다.
또 스탠리는 "진선규 씨도 대학로 무대에서 날리던 배우였다. 사실 배우들은 운이 따라줘야 하는게 소위 말하는 인생 배역을 만나야 한다. 그래서 진선규 씨가 '범죄도시'에서 인생 배역을 맡은 것이다. 사람들이 진짜 조폭을 쓴 것이 아니냐고 그랬지 않냐. 더 놀라운 것은 진선규 배우는 다른 영화에 나오면 또 다른 사람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스탠리는 조여정에 대해서는 "조여정은 유명하고 연기력이 있는 배우였는데 봉준호 감독이 다른 매력을 뽑아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