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업리뷰]'아빠는 예쁘다', 불편한 아빠의 여장? 결국은 이해와 공감의 시작

입력 2019-11-21 12: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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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예쁘다' 포스터
'아빠는 예쁘다' 포스터

[헤럴드POP=천윤혜기자]어느날 아빠에게 생긴 여장이라는 취미. 불편할 법도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결국 가족 간의 이해다.

'아빠는 예쁘다'는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투명인간 모드인 만년과장 ‘덕재’가 영업실적을 위해 찾은 '하와이 클럽'에서 가족에겐 차마 말할 수 없는 수상한 취미(?)를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유쾌한 일탈을 담은 작품.

박수민 감독과 김승협 감독이 함께 연출을 맡은 영화로 지난 2015년 촬영해 4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하지만 이미 제35회 보고타 국제영화제 국제경쟁부문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 미국 세도나 국제영화제 등 20여 개 유수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해외에서 작품성을 먼저 인정받았다.

'아빠는 예쁘다'는 직장과 가정에서 모두 외면받는 아빠들의 마음을 대변해준다.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던 아빠 덕재가 '하와이 클럽'에서 새로운 인물들을 만나며 상처를 치유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은 가족간의 진정한 화해를 그린다.

물론 아빠가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는 방법이 여장이라는 설정은 충분히 파격적이다. 때문에 이 소재가 불편함을 줄 가능성 역시 있는 게 사실. 다만 여장남자를 동성애적인 코드로 바라보기보다는 개인의 취미, 그리고 이를 통해 상대를 이해해나가는 과정으로 그려냈다는 점은 여태까지 본 적 없는 시도다. 이들이 여장을 통해 표현해내려 하는 것 역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아빠는 예쁘다' 스틸
'아빠는 예쁘다' 스틸

이번 작품을 통해 파격적인 여장을 시도한 김명국과 백서빈의 연기 변신은 영화에서 가장 강렬하게 와닿는다. 김명국은 동네북 신세인 처량한 아빠의 모습부터 여장에 적응하며 '하와이 클럽' 멤버들과 함께 하며 서서히 변해가는 모습까지 다채로운 연기력을 뽐낸다. 그동안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누비며 선보였던 명품 연기의 집결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작품 말미 김명국의 실감나는 여장 연기는 관객들의 가슴을 울린다.

백서빈은 승준일 때나 스테파니일 때나 당당한 태도를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존재감을 발휘한다. 특히 여자보다 더 예쁜 비주얼은 시선을 집중시킨다. 하이힐이 불편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발걸음은 여장 연기를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을 기울였는지 한눈에 볼 수 있게 한다. 김명국과 함께 그리는 남다른 브로맨스 역시 인상적이다.

물론 '아빠는 예쁘다' 속에는 성소수자의 이야기가 담겨 있기도 하다. 하지만 영화는 이 부분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단순히 보여주는 것에 그친다. 영화의 주를 이루는 부분은 아빠, 그리고 더 나아가 엄마와 자녀들의 이야기.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성이다.

연출을 맡은 박수민 감독은 "성소수자, 독특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이다. 깊게 안 들어가려고 했다. 그 정도만 해도 충분했다"면서 "마지막으로 아버지 얼굴을 떠올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영화 속 담고자 하는 의미에 대해 밝혔다. 여장남자라는 소재와 아버지를 연결시킨 독특한 영화 '아빠는 예쁘다'. 이번 영화가 관객들에게 편견 없이 다가가 가족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게 할 수 있을까.

한편 영화 '아빠는 예쁘다'는 오늘(2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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