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팝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인교진이 배우로서 가진 책임감에 대해 전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2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제작진들은 인교진과 인연이 깊다. 차영훈 PD와 임상춘 작가는 '백희가 돌아왔다'에서 인교진과 호흡을 맞춘 제작진들이었기 때문.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로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인교진은 "작가님과는 '백희가 돌아왔다' 때 만나서 그 후 일년에 한 두 번 만나고 얘기하던 사이였다"며 "'동백꽃 필 무렵'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만큼 드라마가 재밌었다는 것.
제작진과 인연이 있는 만큼 인교진이 실제로 '동백꽃 필 무렵'에 출연했다면 실감 나는 사투리로 큰 사랑을 받았다면 좋았을 일. 인교진은 이에 대해 "사실 괜찮았을 텐데"라며 아쉬움 섞인 웃음을 지어보였다.
하지만 인교진은 제작진과의 의리로 드라마에 카메오로 깜짝 출연을 하기도 했다. 황용식(강하늘 분)의 둘째 형 황두식으로 모습을 비춘 것. "이름이 두식이었는데 '백희가 돌아왔다'에서도 이름이 홍두식이었다. 카메오니까 조금 더 과장되게 할아버지 충청도 사투리를 하자 싶어서 열심히 했다."
잠깐이지만 그의 카메오 출연은 엄청난 존재감을 발휘했다. 특별출연이 잦기도 한 인교진이지만 그만큼의 연기 내공이 없으면 불가능한 화면 장악력. 카메오 출연만으로도 매력을 과시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카메오는 잠깐 나오는 거지 않나. 캐릭터로 쌓아가서 봐주신다기보다는 '인교진 나왔다' 그렇게 본 캐릭터로 많이 봐주시는 것 같다. 원래 성격이 재밌는 걸 좋아한다. 와이프는 말이 너무 많다고 하는데 '그럼 말이 없으면 재밌을 거 같아?'라고 물어보면 '그건 또 아니'라고 하더라. 제 일상 생활이 드라마에도 녹아있는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을 카메오도 받아들여주시는 것 같다."
인교진은 '나의 나라'에서도 그랬지만 다양한 작품에서 감초 연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극 전체적으로 무거워도 인교진이 등장하면 극의 분위기는 한층 밝아지고 유쾌해진다. 이는 분명 인교진의 장점이 될 수 있지만 때로는 한 이미지로 굳어지는 게 배우로서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문제.
하지만 인교진은 "'저글러스'를 할 때에도 '재밌는 역할에 특정화되는 거 아니냐'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때도 지금도 같은 마음인 게 어떤 역할이 왔을 때 재밌으면 제가 비슷할 수도 있지만 잘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역할과 시대가 다르고 신의 상황마다 생각나는 아이디어들이 많지 않나. 그런 것들이 합해지면 다르게 보이지 않을까 자신감이 있다. 정극은 받아들이시는 분들이 못 받아들이지 않을까 걱정도 되는데 저는 차분하고 가라앉는 진지한 역도 자신있다. 저는 지금 둘 다 좋다. 현재 하고 있는 감초 같은 역할도 확고히 하고 싶다. 유일하게 순정만화 같은 역할은 자신 없다"고 자신의 소신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주인공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은 없는데 피도 눈물도 없는 악역에 대한 약간의 환상이 있다. 처절한 악역을 해보고 싶다는 얘기를 하고 다녔다. 언젠가는 기회가 된다면 해보고 싶다"며 "덧붙이자면 처절한 악역인데 악역도 잠깐 웃길 수 있지 않나. 영화 '괴물'에서 괴물이 급박하게 뛰어오다가 삐끗하고 넘어지는 느낌으로 잠깐의 웃음을 줄 수 있는 악역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해 시선을 모았다.
꾸준한 작품 활동을 통해 대중들에게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킨 인교진. 배우로 지금까지 달려올 수 있는 원동력 역시 분명 있을 법했다. "배우로서 달려온 원동력은 한 번씩 바뀌는 것 같다. 뚝심을 가지고 가는 것도 있지만 처음에는 패기와 하고 싶다는 욕망, 유명해지고 싶기도 하고 인정받고 싶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왜 안 늘지' 하는 서러움과 속상함이 원동력이 됐다. 결혼하고 와이프가 생기고 가족이 생기면서는 가족과 나를 위해서 자랑스러운 아빠가 돼야 한다고 원동력이 계속 바뀌고 있다. 지금은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연기자, 와이프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다. 부모님들이나 저를 기대해주는 시청자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책임감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