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윤지혜가 '호흡' 촬영현장에 대한 부조리한 문제점들을 폭로한 가운데 한국영화아카데미 측이 공식입장을 내놓았다.
배우 윤지혜는 지난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내 신작을 기대하고 기다린다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 끝나자마자 최대한 빨리 잊으려 했고 나는 할 만큼 했으니 보는 분들이 어떻게 보는지에 이 영화는 갈 길을 갈 것이다고 생각했었다"면서도 "하지만 비정상적인 구조로 진행된 이 작업에 대해 내 스스로가 왜 이런 바보 같은 선택을 하게 됐는가는 끊임없이 저를 힘들게 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돈 그런걸 다 떠나 본질에 가까워지는 미니멀한 작업이 하고 싶었다. 이 정도로 초저예산으로 된 작업은 처음이었으며 힘들겠지만 그래도 초심자들에게 뭔가를 느끼고 오히려 열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지 않을까 큰 착각을 했다"며 "이 작품은 한국영화 아카데미, kafa라는 감독, 촬영감독 교육기관에서 만든 일종의 선정된 졸업작품 형식이며 제작비는 7000만원대였다. 교육할뿐 나머지 또한 다 감독이 알아서 해야 하는 구조로 소위 도와준다는 개념의 나머지 외부 스태프들이 붙는다"고 덧붙였다.
또한 윤지혜는 "나의 가장 큰 착각 또는 근거없는 자신감은 이랬다. '나만 잘하면 문제 없을거야' 이 기관에서 만들어 낸 작품들 중 꽤 좋게 본 영화가 있었기에 연기 자체에만 몰두해서 열심히 하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연기 욕심은 경솔했던 후회가 되어버렸다"며 "촬영 3회차쯤 되던 때 진행이 너무 이상하다고 느꼈고 상식밖의 문제들을 서서히 체험하게 됐다. 점점 현장 자체가 고통이 되어갔고 연기인생 중 겪어보지 못한, 겪어서는 안 될 각종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현장에서는 극도의 예민함에 극도의 미칠 것 같음을 연기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되는 대로 찍어대던 그런 현장이었다. 맡은 대로 자신들의 본분을 다했겠지만, 보석 같은 훌륭한 스태프들도 있었지만, 전체로는 전혀 방향성도 컨트롤도 없는 연기하기가 민망해지는 주인없는 현장이었다"며 "그 속에서도 레디액션은 계속 외치더라. 그거밖에 할줄 아는게 없는지. 액션만 외치면 뿅하고 배우가 나와 장면이 만들어지는게 연출이라고 kafa에서 가르치셨나? 여러 번 폭발을 했고 참을 수가 없었다. 욕심만 많고 능력은 없지만 알량한 자존심만 있는 아마추어와의 작업이, 그것도 이런 캐릭터 연기를 그 속에서 해야 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짓인지- 얼마나 무모한 짓인지- 뼈저리게 느꼈고 마지막 촬영날엔 어떠한 보람도 추억도 남아있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윤지혜는 "개봉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에도 동요하지 않으려 스스로 '더 좋은 작품하면 돼'라고 다잡으며 버티고 있는 난 어제 마케팅에 사용된 영화와 전혀 무관한 사진들을 보고 다시 한 번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 됐다. 대체 누구 눈에 밝은 현장 분위기였는지 되묻고 싶다. 걸작이라는 문구는 대체 누구의 생각인가? 상 몇개 받으면 걸작인가? 이 영화는 불행포르노 그 자체다"며 "애정을 가지고 참여한 작품에 너무 가혹한 상처들이 남았고 내가 느낀 실체를 호소하고 싶고 다른 배우들에게도 kafa와의 작업의 문제점을 경고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런 장문의 글을 쓰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한국영화아카데미 측은 16일 오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윤지혜 배우가 SNS를 통해 촬영 당시의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밝힌데 대해 무거운 마음으로 이를 직시하고 있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호흡'의 촬영현장에서 윤지혜 배우가 지적한 바와 같은 불안함과 불편함을 발생시킨 일에 대해 우리는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지혜 배우가 지적한 촬영 당시의 문제들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갖고 있는 감독과 제작진이 존재하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에 우리는 윤지혜 배우를 포함한 제작진 모두의 목소리를 충분히 경청해야 하는 위치라는 사실을 외면하기 어렵다"며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을 꾸려 촬영 당시의 문제점들을 상세히 되짚어보고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좀 더 명확하게 규명하는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당시 발생한 문제들이 단지 몇몇 제작진의 실수나 미숙함 때문에 발생된 것이 아니라 한국영화아카데미 제작 관리 시스템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도 충분히 살피겠다. 이런 조사 과정이 향후 실습 작품 제작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제작환경 개선이라는 성과로 귀결되기를 희망한다"고 알렸다.
윤지혜의 발언을 두고 한국영화아카데미 측이 무거운 마음으로 직시하고 있다면서도 윤지혜와 상반된 입장의 감독과 제작진 역시 무시할 수 없다며 조사단을 꾸려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그 나물에 그 밥 아니냐며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논란이 추후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호흡'은 아이를 납치했던 '정주'와 납치된 그날 이후 인생이 송두리째 무너져버린 '민구'가 12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그들의 질긴 악연을 강렬한 호흡으로 그려낸 심리 드라마로, 오는 19일 개봉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