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기존 재난물과는 차별성 있어 보여 끌렸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번지 점프를 하다’, ‘달콤한 인생’, ‘악마를 보았다’, ‘광해, 왕이 된 남자’, ‘내부자들’ 등 수많은 명작을 탄생시키며 대한민국 대표 명품배우로 꼽히는 이병헌이 신작 ‘백두산’을 통해서는 처음으로 재난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무엇보다 ‘백두산’이 긴박감과 유머러스함을 오고 가는 새로운 재난물로써 연말 극장가를 휘어잡고 있는 가운데 이병헌의 열연이 영화의 재미를 한층 더 살렸다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이병헌은 ‘백두산’은 종합선물세트처럼 다양한 매력이 있는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스케일이 큰 재난물인데 내용적으로 보면 버디무비 같아서 기존 재난물과는 차별성이 있어 보였다. 그걸 하정우와 하면 재밌는 케미가 생길 수 있겠구나 기대감도 들었다. 일반적으로 재난물의 경우 재난 전 각자의 삶을 옴니버스처럼 보여주다가 다른 상황에 놓인 이들이 어떻게 살아갈지 보여준다면, ‘백두산’은 적과의 동침처럼 만나기도 힘든 두 사람이 공동 목표 하나를 향해 서로 치고 박고 싸우면서 고군분투해나가니 끌렸던 것 같다.”
이병헌은 극중 작전의 키를 쥔 북한 무력부 소속 일급 자원 ‘리준평’ 역을 맡았다. ‘리준평’은 베이징 주재 북한 서기관으로 위장 활동을 하다 남측의 이중 첩자임이 발각돼 수감되어 있던 중 ‘조인창’(하정우)이 이끄는 비밀 작전에 합류하게 되는 인물이다. 더욱이 이병헌은 카리스마와 능청스러움을 넘나드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폭넓은 연기력으로 완성, 관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리준평’ 캐릭터 자체를 설정할 때 ‘저 사람 뭐지?’ 이런 느낌처럼 종잡을 수 없게 보여졌으면 했다. 굉장히 날카로운 눈빛을 갖고 이야기를 하다가도 어느 순간 보면 인간적인 면모가 보여진다. 그렇게 느슨해졌다 싶으면 한 번 날이 서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런 캐릭터로 생각했고, 그게 ‘리준평’의 매력이라고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이병헌은 ‘리준평’ 캐릭터를 위해 북한 사투리를 비롯해 중국어, 러시아어 등을 구사해야 했던 가운데 이마저 완벽히 소화해냈다.
“북한 사투리가 메인이지만 목포 사투리에 중국어, 러시아어도 있어서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는 했다. 북한 사투리가 제일 많으니 부담이 컸다. 북한 사투리는 알려주는 선생님이 몇 개월 동안 촬영장에 계셨고, 중국어와 러시아어는 녹음을 부탁해 게속 들으면서 익숙해지도록 익혔다. 반복적으로 연습을 많이 했다고 할까. 다행히도 걱정한 것보다는 어렵지 않게 촬영을 끝낼 수 있었다.”
특히 ‘백두산’은 재난물임에도 불구 처음부터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만 선사하기보다는 중간 중간 유머 요소를 넣음으로써 쉬어가는 공간을 마련, 신선하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반면 재난물임에도 웃게 하는 장치가 과한 것 같아 아쉽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도.
“나도 처음에는 과하지 않나 걱정을 했다. 예전에 할리우드 영화들에서 극단적인 상황에서 농담을 하는 모습을 보면 현실적이지 않았다. 단순히 문화적인 차이인 것 같았고, 그 사람들만의 멋, 여유 같았다. 그래서 보통은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그런 지점들을 경계하려고 했는데 이번에는 콘셉트 자체를 그렇게 잡은 게 재밌어서 후반작업을 알아서 해주겠지 마음으로 즐기면서 임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이병헌은 ‘백두산’이 기존 재난물의 공식을 따르지 않아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겠지만, 다양한 요소가 있으니 즐겨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취향의 문제 같다. 장르를 따라가는 관객이라면 장르에 안 맞는 공식, 요소가 들어오면 아쉬움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장르와 상관없이 재밌기만 하면 된다는 관객도 있지 않나. 장르적인 색깔이 분명하게 있는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 있는 반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감동도 받고, 액션도 보고 등 다양한 재미가 있는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도 있다. ‘백두산’은 종합선물세트 같은 후자가 아닌가 싶다. (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