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사자 탈 쓰고 연기하니 리허설 하듯이 연기하는 것 같아서 편했어요" 새로운 시도였다. 동물이 없는 동물원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동물로 위장근무를 한다는 '해치지않아'의 설정은 그야말로 웹툰에서나 가능했을 법한 이야기들. 하지만 영화는 그런 설정을 영화에 담아내며 웃음과 감동을 함께 안겼다. 이 과정에서 동산파크의 수의사 소원이자 낮에는 사자로 분한 강소라 역시 기발한 상상력의 영화화에 큰 힘이 됐다.
강소라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자리에서 "사실 손재곤 감독님이 아니었으면 못 했을 지도 모른다. 감독님이 디테일하면서 철저하신 분이셔서 걱정은 싹 덜어내고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해치지않아' 연출을 맡은 손재곤 감독을 향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그가 '해치지않아'를 선택한 이유 역시 손 감독에 대한 애정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 "저는 재밌으면 하는 건데 적어도 내가 민폐는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있다. 100명 중 50명보다는 괜찮겠다는 이상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중간은 해야 폐 끼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그런 생각도 없이 그냥 하고 싶었다. 이런 걸 평생 언제 해보겠나. 감독님도 워낙에 팬인데 오랜만에 작품을 하신 거니까 이건 무조건 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면서 "저는 영화 경험이 많지 않은데 감독님이 저를 원하신 걸 보면 '나 자체의 이미지를 바라시나보다'라고 생각했다. 어떤 역할을 하려고 메소드 연기를 한다기보다는 '네가 실제 저 상황에 처하면 어떻겠니?' 라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감독님께 캐릭터에 대해 물어봤는데 '캐릭터를 생각하지 말라'고 말씀하시기도 하셨다"고 소원을 연기하며 본인 강소라의 모습을 많이 투영시켰음을 밝히기도.
강소라는 "감독님이 동물과 나름의 싱크로율도 보신 것 같다"며 감독이 자신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추측했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강소라와 사자의 싱크로율은 쉽게 매치되지 않는 게 사실. 하지만 그는 "제가 진한 편이지 않나. 숱도 많다"고 웃음지으며 사자와 의외의 닮은꼴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그렇다면 난생 처음 사자 연기에 도전한 만큼 고충은 없었을까. 쉽지 않은 경험인 만큼 사자 연기를 하기 위해 가장 신경 써야 했던 부분도 있었을 법 했다. 그는 이에 대해서는 "사자는 큰 움직임이 없다. 일어나는 순간 티가 나서 움직이면 안 됐다. 처음에는 사자의 움직임을 연습해야 하나 싶었는데 대본을 보니 나올 곳도 없었다. 대신 그냥 그 무게감에 익숙해지는 게 제일 컸다. 화장실 못 가는 문제는 있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그는 정서적으로는 사자 탈을 썼을 때 더욱 편안했다고. "카메라가 바로 보이면 찍는다는 인식이 있지 않나. 그런데 어차피 탈을 쓰면 앞이 잘 안 보이니까 그게 없어서 리허설 하듯이 연기하는 것 같아서 편했다. 선글라스를 끼면 시야가 가려져서 편하다고 하지 않나. 제게는 사자 탈이 그런 느낌이었다."
그가 연기한 소원은 동물원의 정상화를 위해 동물 위장근무를 하자는 태수(안재홍 분)의 말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기를 든 인물이었다. 다른 인물들이 머뭇거릴 때 자신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내며 시원시원한 모습을 보였던 것.
강소라는 소원에게서 실제 자신과 공감 가는 지점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자기 생각이 뚜렷하다는 점에서는 조금 닮은 것 같다. 모두가 '예'라고 할 때 '아니요'라고 못 한다는 점에서는 또 다른데 그냥 밀고 나가는 건 비슷하다. 의외로 순진한 것도 비슷하다는 생각이다"며 "저는 당당하게 보이는데 되게 소심하다. 막상 질러놓고 후회하는 스타일이다. 할 땐 재밌는데 지나고 나서 '그 얘길 왜했지' 하는 스타일이다"고 웃음지었다.
한편 영화 '해치지 않아'는 망하기 일보 직전의 동물원 동산파크에 야심차게 원장으로 부임하게 된 변호사 태수와 팔려간 동물 대신 동물로 근무하게 된 직원들의 기상천외한 미션을 그린 이야기. 지난 15일 개봉했다.
([팝인터뷰②]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