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인터뷰①]'사냥의 시간' 이제훈 "도망치고 싶을 만큼 힘들었지만 성장했죠"

입력 2020-05-03 15:3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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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제훈/사진=넷플릭스 제공
배우 이제훈/사진=넷플릭스 제공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계획된 연기보단 그 순간을 느끼려고 했다”

지난 2011년 개봉한 영화 ‘파수꾼’으로 제32회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을 수상한데 이어 그해 신인상 6관왕을 휩쓸며 충무로 샛별로 떠오른 바 있는 배우 이제훈이 윤성현 감독과 신작 ‘사냥의 시간’으로 또다시 의기투합해 일찍이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최근 헤럴드POP과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이제훈은 ‘사냥의 시간’ 촬영 내내 도망 가고 싶을 만큼 힘들었지만, 그만큼 성장한 것 같다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사냥의 시간’은 코로나19로 개봉이 무기한 연기된 가운데 극장 개봉 대신 넷플릭스행을 선택해 이슈의 중심에 섰다. 지난 23일 전 세계 190개국에 동시 공개됐다.

“넷플릭스로 공개하게 될 줄 몰랐는데 나 역시 예상을 못한 일이라 신기하고 놀라웠다. 평소 넷플릭스를 좋아하기 때문에 넷플릭스로 볼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전 세계 사람들이 동시에 볼 수 있어서 배우로서 되게 고무적인 일이고, 주변에서도 연락을 많이 받고 있다. 잘 봤고, 고생 많이 했겠다고 하더라. 넷플릭스에서 쭉 볼 수 있으니깐 국내 반응뿐만 아니라 해외 반응도 유심히 보려고 한다.”

영화 '사냥의 시간' 스틸
영화 '사냥의 시간' 스틸

이제훈은 극중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계획을 설계하는 ‘준석’ 역을 맡아 다채로운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윤성현 감독은 이제훈을 염두에 두고 ‘준석’ 캐릭터를 그렸다고 알려졌다.

“‘파수꾼’을 찍으면서 다양한 모습이 있었을 텐데 어떤 상황에 대한 부조리함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윤성현 감독님에게 거칠게 피력한 모습들을 ‘준석’에게 투영시킨 게 아닌가 싶다. 또 ‘준석’은 유토피아를 꿈꾸면서 벗어나려고 노력하지 않나. 내가 연기할 때 열정적으로 모든 걸 쏟아내며 돌파해가는 모습을 감독님이 ‘준석’을 통해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렇다 보니 ‘준석’이라는 인물을 읽을 때 이질감이 없었던 것 같다. 이번에는 캐릭터를 분석하기보다 상황에 대한 부분을 느끼는 게 주력 포인트였다.”

배우 이제훈/사진=넷플릭스 제공
배우 이제훈/사진=넷플릭스 제공

이제훈은 정체불명의 추격자에게 쫓기는 연기를 펼쳐야 했던 가운데 어떤 계획을 따로 세우기보다 체험을 하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놔 인상 깊었다.

“살면서 누군가에게 사냥을 당해 죽임을 당할 수 있다는 체험을 못하지 않나. 상상력을 발휘하는 지점에 있어서 정답이 없다 보니 계속 한계치를 몰아붙일 수밖에 없었다. 공포가 충분히 있지만 더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던 거다. 감독님도 몰아붙이셔서 안주하지 않고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시험을 계속 했던 것 같다.”

이어 “지하주차장 신에서 도망을 가려다 차에서 탈취할 때 ‘한’(박해수)이 어디에 있는지 경계하는 장면이 있는데 엄청 추운 날씨였다. 자세히 보면 뒤에 아지랑이가 일어난다. 열을 내고 있으니 증기가 올라오는 거다. 그걸 보면서 나도 되게 신기했다. 사람이 뭔가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 뭔가 나올 수 있는 모습이겠구나 싶었다. ‘한’을 마주했을 때도 최대한 느끼면서 연기하려고 했다. ‘사냥의 시간’ 촬영 내내 계획을 갖고 했다기보다 그 순간을 계속 느끼려고 했다. 이렇게 연기된 게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설명했다.

‘사냥의 시간’을 두고 이보다 더 힘들게 하는 작품을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지쳤었다는 이제훈. 그만큼 성숙해진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현재로서는 나를 바닥까지 내리게 하는 작품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 힘들었다. 촬영, 프로덕션 기간도 너무 길었고 계속 쫓기는 ‘준석’으로서 살아가면서 이러다 황폐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재밌는 건 ‘사냥의 시간’ 세계에서 빨리 도망가고 싶었는데 끝나고 나서 돌이켜보니 나를 성장시킨 것 같다. 앞으로 안 좋은 상황들에 있어서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성숙해진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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