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모든 것이 완벽했던 작품..만난 건 행운이었다”
지난 16일 신드롬급의 인기를 끌며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영국 BBC 드라마 ‘닥터 포스터’를 원작으로 하는 가운데 원작이 여자 주인공 중심으로 흘러갔다면, ‘부부의 세계’의 경우는 관계에 초점을 맞추며 확장됐다. 그 중심에는 박선영이 분한 ‘고예림’ 역시 존재했다.
최근 헤럴드POP과 서면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박선영은 한동안 마음에 남을 만큼 ‘고예림’에 대한 애증이 있었다면서 큰 사랑을 보내준 시청자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사실 드라마를 찍으면서는 코로나19 때문에도 더 조심하고, 촬영 외에는 거의 격리 상태로 지내서 실감을 잘 못했는데 주변 많은 분들이 드라마에 엄청난 몰입을 하고 열렬하게 반응해주시더라. 다음 회를 궁금해 하시고, 본방을 보지 않으면 대화에 낄 수가 없어서 본방사수를 하신다고 하셔서 놀라웠다.”
이어 “매회가 마지막인 것 같은 스토리의 몰입감과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는 탁월한 연출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일체감을 느끼게 한 것 같다. 지극히 현실적이지만, 대놓고 말하기는 꺼려지는 불륜이라는 소재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도 세련되게 만들어 사랑을 받은 게 아닌가 싶다”고 자신이 생각하는 인기 요인을 꼽았다.
박선영은 ‘부부의 세계’의 탄탄한 대본과 캐릭터의 매력에 매료돼 함께 하게 됐다. 박선영은 극중 전업주부 ‘고예림’ 역을 맡았다.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 다정다감하고 인자한 품성의 ‘고예림’은 ‘손제혁’(김영민)과 결혼해 타지인 고산 타운하우스에 정착한 인물이다. 박선영은 속내를 알 수 없는 ‘고예림’ 캐릭터를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몰입도를 높였다.
“처음에 대본을 보는데 너무 충격적이면서도 재밌었다. 꼭 한 번 작업해보고 싶은 모완일 감독님이 이 대본을 어떻게 만들어가실지도 궁금했다. ‘고예림’이라는 인물도 매력적이었다. 복합적인 인물인데 잘 만들면 너무 재밌을 것 같아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처음에는 미스터리하고 고요하지만, 자기주관이 있는 묘한 캐릭터를 구축하려고 했다. 회가 거듭될수록 안타까운 ‘고예림’에게 동화돼 그 심리에 더 집중하게 됐다. 늘 삼키고 참되 언뜻 비치는 진심에서 많은 감정들을 표현해야 해서 고민이 많았는데 나중에는 오히려 담백하게 풀어내는 게 답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보시는 분들도 현실적으로 느끼셨던 것 같다.”
무엇보다 ‘고예림’은 종종 ‘여다경’(한소희)을 비롯해 여우회를 향한 사이다 일침으로 고구마 전개 속 통쾌함을 선사한 바 있다.
“‘고예림’은 원래 강단이 있는 친구다. 나서기는 싫어하지만, 자기주관이 있다. ‘지선우’(김희애)를 친구로, 언니로, 같은 여자로 돕고 싶어 한다. 그래서 결정적일 때 할 말을 한 거다. 대신 연기는 오히려 담백하게 하려고 했다. 그게 더 임팩트 있다고 생각했다. 싸울 때도 목소리 큰 사람보다 조근조근 촌철살인 한마디 하는 게 더 무섭지 않나. 아마 보시는 분들도 그래서 통쾌하게 느끼신 것 같다.”
‘고예림’은 결혼 후에도 다른 여자들과 외도를 즐기는 ‘손제혁’과 이혼 후 재결합하지만 결국 각자의 길로 갈라서게 되는 결말을 맞이한다. 박선영은 ‘고예림’이 스스로 행복해질 것이라 믿는다고 털어놨다.
“처음부터 ‘고예림’은 그 마지막 지점을 향해 가는 거나 다름없다. 홀로서기까지 이 여자가 겪는 상처, 아픔, 고통, 성장 이런 것들을 보여주는 캐릭터였다. 아마 현실이라면 ‘지선우’처럼 단호하고 극단적인 행동파보다는 ‘고예림’처럼 힘든 시간을 견디며 결말을 맞는 경우가 많지 않을까. 그래서 마음이 간다는 말씀도 많이 들었다. 결국 자기 자신을 찾아 홀로 서지 않나. 난 그래서 ‘고예림’이 좋다. 최후의 승자라고 하시더라. ‘고예림’은 행복할 권리가 있고, 스스로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부부의 세계’는 최종회 전국 28.4%, 수도권 31.7%(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 비지상파 드라마의 최고 기록을 또다시 경신, 마지막까지 최고의 화제작임을 입증했다.
“배우가 이런 드라마를 만난 건 행운이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완벽했던 것 같다. 말도 못할 관심과 사랑을 받았으니 뭐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특히 ‘고예림’ 캐릭터에 무척 마음이 갔다. 애증이라고 해야 하나. 많이 고민하고, 애쓰고, 배우고, 울고, 웃고...한동안 마음에 남을 것 같다.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서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다. 시청자들과 함께 치열하게 마지막까지 달려온 것 같다. 이제 조금 숨을 고르면서 ‘고예림’도 떠나보내고 더 좋은 배우로 또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 뵙겠다. 아마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다. (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