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지혜 기자] 풍자가 트렌스젠더의 삶과 아픈 가정사를 고백했다.
1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는 트렌스젠더 유튜버 풍자가 출연해 오은영과 이야기를 나눴다.
트렌스젠더로서 힘들었던 순간을 묻자 풍자는 "할말 너무 많다. 갑자기 열이 받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술 취한 여성분과 화장실과 만난 적이 있다. 나를 변기로 끌고가더니 같은 여자니까 서로 보여달라고 하더라. 너무 궁금하다고. 갑자기 가슴을 만졌다. 더 깊게 들어가면 모양이나 기능까지 서슴지 않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너무 많이 봤다"고 털어놨다.
이어 "나는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비밀이 없어야 하는 사람"이라면서 "생식기나 몸의 중요한 부분을 궁금하니 말해줄 의무가 있다고 당연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나는 사람으로서 중요한, 지켜야 할 부분이 없어진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솔직한 심경을 이야기했다.
또한 '이 아저씨 진짜 꼴보기 싫다'는 등의 각종 악플에는 "더 많이 나와야겠다. 가끔 너무 심심할 때는 악플을 찾아본다"고 의연하게 답했다. 이어 "아직까진 본인과 맞지 않다고 드러내고 표현을 하는 분들이 계신다. 한 번은 이사 준비를 하고 있었고 계약을 했는데 집주인 분이 갑자기 계약 파기를 하시겠다고 했다. 우리 집에는 절대 트랜스젠더를 들일 수 없다고. 찝찝하고 불쾌하고 경제적 능력도 없고, 불법적인 뭔가를 할 것 같고 다음 세입자가 들어오지 않을 것 같으니 계약을 할 수 없단다"고 회상했다.
이어 "가구도 사고 다 해놨는데 계약파기를 하는 대신 위약금을 주셔야겠다고 했더니 그럴 수 없다고. 너가 트랜스젠더라 계약이 무효라고 하더라"고 덧붙여 스튜디오를 분노케 했다. 또한 풍자는 "너는 여자로 살겠다는 애가 왜 목소리가 그래, 뚱뚱해 한다. 그럼 저는 바비인형으로 살고 싶은 게 아니라 여자로 살고 싶은 사람이라고 답한다. 키가 작은 여성도 있고 큰 여성도 있고, 덩치가 있으신 분들도 있고 마른 분들도 있잖냐"며 세상의 편견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풍자는 "어느날엔 엄청 심한 가족 욕을 봤다. 슬프지가 않더라.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냥 삭제를 누르고 있었다"며 "아무 생각 없는 나를 봤을 때, 사람이 아무리 적응의 동물이라지만 어떻게 내 부모를 욕하는 사람에게 적응을 했나 하는 생각이 들때 더 힘들더라"고 털어놨고, 이에 오은영은 "영향을 받는 내가 싫어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걱정했다.
아버지 앞에서 세 번에 걸쳐 커밍아웃을 했다고도 털어놓았다. 마지막 커밍아웃에서는 칼을 들고 8시간 가까이 대치했을 정도였고, 결국 풍자가 도망쳐 가족간 연이 끊겼으나 이후 아버지가 먼저 풍자에게 연락을 해와 지금은 서로 교류를 하면서 지내고 있다는 것.
어머니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서도 고백했다. 이송된 병원에서 손쓸 방도가 없어 풍자 홀로 일주일 가량 어머니를 간호하며 임종까지 지켰다고. 풍자가 잠든 사이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풍자의 마음 속 죄책감으로 남아 있었고,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이후 풍자는 멀리 일을 나간 아버지를 대신해 가난한 형편 속에서 동생들을 홀로 케어했다.
오은영은 앞서 풍자가 휴식에 죄책감을 느끼고 큰 수술 직후에도 일을 손에서 놓지 못할 만큼 워커홀릭에 빠져있는 이유를, 이 같은 죄책감과 불안감, 궁핍했던 어린 시절에서 찾아내고는 "가엾어라"라며 안쓰러워했다. 박나래와 패널들 역시 울음을 터뜨리며 스튜디오는 눈물바다가 됐다.
방송 말미 오열하며 말을 잇지 못하던 풍자는 "(오은영) 명성 그대로구나. 이렇게까지 제 얘기를 풀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얘기를 하면서 답을 얻어가야지, 하는 마음이었는데 과정과 답이 문제가 아니라 답 내가 가지고 있었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계속 애써 외면하던 나를 만난 느낌"이라고 이날 상담에 만족감을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