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인터뷰①]'소풍' 김용균 감독 "임영웅 '모래 알갱이'와 높은 싱크로율에 소름..기부까지 급 달라"

입력 2024-02-04 14: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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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 감독/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용균 감독/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김용균 감독이 가수 임영웅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영화 '와니와 준하', '분홍신', '불꽃처럼 나비처럼' 등을 연출한 김용균 감독이 신작 '소풍'으로 '더 웹툰: 예고살인' 이후 11년 만에 신작을 내놓게 됐다. 무엇보다 임영웅의 두 번째 자작곡 '모래 알갱이'가 엔딩에 삽입되면서 영화의 여운이 한층 더 깊게 남는다.

최근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김용균 감독은 '모래 알갱이'를 삽입하게 된 이유를 공개했다.

'소풍'은 절친이자 사돈 지간인 두 친구가 60년 만에 함께 고향 남해로 여행을 떠나며 16살의 추억을 다시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 김용균 감독은 장모, 어머니에 이어 장인을 차례대로 떠나보내면서 '소풍'에 강하게 끌렸다.

"이 영화를 왜 했냐고 물어봤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게 부모님이었다. 장인, 장모님이 어머니보다 훨씬 젊으셨고, 건강하셨는데 갑자기 암 투병을 하게 되셨다. 장모님이 먼저 돌아가셨고, 6개월 있다가 연로하신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또 6개월 있다가 장인어른까지 보내게 됐다. 병원 모시고 가기, 간병, 장례 사이클이 계속 반복되다 보니깐 정신 없이 보냈던 것 같다. 약간 공황 상태도 왔다."

이어 "부모님이 안 계시니깐 부모 역할이라는게 실감나더라. 나도 딸이 있지만, 부모님이라는 존재가 연로하셔도 계시면 아빠로서의 정체성보다 아들로서의 정체성이 컸던 것 같다. 딱 돌아가신 순간부터 아들로서의 정체성이 없어진 거다. 자식이 태어나면 어른이 된다고 하지만,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순간 내가 정말 부모가 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며 "그런 큰 변화를 겪고 나니 그 경험이 강렬하게 남을 수밖에 없었다. '소풍'에도 그래서 끌렸던 것 같다. 내 부모님의 마지막 시간에 난 어땠는지 돌아보게 되고, 이런 상황일 때 이런 고민을 같이 하면 좋겠다는 절실한 감정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소풍'이 죽음이 다가오는 노년의 삶을 다룬다고 해서 결코 무겁지만은 않다. 시트콤이 떠오를 만큼 초반부는 박장대소하게 만든다. 김용균 감독은 웃음과 감동의 밸런스를 잘 잡기 위해 신경 썼다.

"베테랑 세 배우(나문희, 김영옥, 박근형)를 놓고 내가 무슨 연기 연출하겠나. 연출로 전체 그림을 봐야 하는데 무드의 밸런스에 가장 주안점을 둬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영화의 주제가 무거울 수 있으니깐 처음부터 너무 가라앉으면 보시는 분들도 힘들 수 있겠다 싶었다. 은심(나문희)이 경제적 풍요가 있어도 고립된 삶은 죽은 삶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했고, 그런 은심이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10대 때 마음을 회복하면서 다시 살아지지 않나. 노년에도 마음의 젊음은 강한데 발현시켜줄 분위기를 우리가 못만들어주는 거고, 발현됐을 때 얼마나 유쾌한지를 초, 중반 경쾌한 톤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면서 "후반부 병들거나 아픈 부분은 누구나 죽음을 피할 수는 없으니 어떤 태도로 맞이하는게 바람직한지, 지금 이 시간이 소중하니 더 잘살아야겠구나 방향으로 가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가수 임영웅/사진=민선유 기자
가수 임영웅/사진=민선유 기자

뿐만 아니라 '국민가수' 임영웅의 '모래 알갱이'가 '소풍'의 마지막을 장식해 일찍이 화제를 모았다. 김용균 감독은 편지를 통해 진심을 전달했고, 임영웅은 받아들였다. 특히 임영웅은 음원 수익 전액을 부산연탄은행에 영웅시대의 이름으로 특별 기부해 의미를 더하기도.

"임영웅의 노래를 쭉 듣다가 '모래 알갱이'가 나오는 순간 우리 영화와 딱 들어맞아서 소름 끼쳤다. 우리 영화를 위해 써주신 것처럼 싱크로율이 높더라. 연결고리는 나태주 시인이었던 것 같다. 임영웅이 어머니, 할머니 팬분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다, 나태주 시인의 시집에서 영감을 얻었다 보니 출발이 비슷했던 것 같다. 하지만 꿈 같은 일이라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이메일로 '우리 영화는 80대 이야기고, '모래 알갱이'가 80대 마음을 잘 표현해주는 것 같다. 불가능한 거 알지만 한 번만 생각해봐주시기를 간절하게 바란다'고 진솔하게 썼다. 꿈 같은 일이 벌어진 거다."

아울러 "처음부터 돈을 많이 받을 생각도 안 했고, 그건 기부해야겠다고 했었다"며 "기부를 지속적으로 하는 분이다 보니깐 급이 다르다 싶어서 깜짝 놀랐다"고 치켜세웠다.

'소풍'은 '도그데이즈', '데드맨', 외화 '아가일'과 설 극장가에 출격하게 됐다.

"이미 시사회 보신 관객들의 리뷰들을 보면 우리가 전달하고 싶었던 주제를 정확하게 읽어주시고 공감해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한 마음이 들더라. 작은 규모의 영화라 설 극장가에서 개봉하게 될 거라고 기대 안 했는데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많은 관객들이 보시고, 우리가 느낀 마음을 같이 공감해주셨으면 좋겠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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