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박민영, “미래의 딸에게 제 출연작 전집 보여주고파”[POP인터뷰]

입력 2015-02-24 13: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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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최현호 기자]“딸을 낳고 엄마로서 떳떳하게 제 작품을 보여주는 게 목표에요.”

최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힐러’(극본 송지나, 연출 이정섭 김진우)에서 열연한 배우 박민영이 연기에 대한 진지한 태도를 드러낸 말이다.

그는 ‘힐러’에서 인터넷 매체 썸데이뉴스 기자 채영신 역을 맡아 지창욱, 유지태, 박상원, 김미경, 도지원, 박상면, 박원상 등과 호흡을 맞췄다. 박민영은 그동안 배우로서 인터뷰를 하면서 많은 기자들을 만나봤지만 직접 기자 역할을 맡게 돼 또 다른 세상에 들어가게 됐다.

“처음에는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많이 접하는 분들이 기자들이잖아요. 인터뷰하면서 보니 그동안 많은 매체가 생겼더라고요. 인터뷰나 검색을 하면서 연구하고 분석해보니 이 세계도 치열하다고 느꼈어요. 다들 과로에 시달리면서 쓰기 싫어도 써야하는 기사를 쓰거나 신입에게는 헤드라인을 바꾸면서 쓰라는 지시를 내리잖아요. 쉬운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고 보니 예전보다 인터뷰하는 게 편해진 것 같아요. 기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벽이 사라지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는 자신의 역할에 몰입한 듯 인터넷 신문 기자의 직업적 특성을 파악, 연기에 녹여냈다. 뿐만 아니라 박민영은 외형적으로도 기자로서 어울릴 만한 모습으로 변화를 줬다.

“그전에는 허리까지 오는 긴 머리였어요. 극 초반에 캐릭터를 잡으려면 여러 장치가 힘을 받아요. 그중의 하나가 비주얼이죠. 역할이 기자면서 드라마틱한 설정으로 파파라치로서 목표에 집착하고 바닥에 기잖아요. 그렇게 뛰는 애가 긴 머리보다 짧은 머리가 낫죠. 대사 중에도 머리도 못 감고 다닌다는 게 있어서 짧게 자르고 가볍게 파마해서 드라이도 못하고 나오는 설정으로 가야겠다고 했어요. 그러다가 더 자르면서 보이시한 느낌으로 변화를 줬어요. 그렇게 헤어스타일이 계속 바뀌었어요. 내추럴하게 보이게 하는 메이크업도 15분밖에 안 걸렸어요.”

박민영은 역할에 맞는 외모를 갖춘 것은 물론 캐릭터에 집중, 망가지는 모습도 각오했다. 춤을 춰야할 때는 몰입하면서 춤을 췄고, 노래할 때는 가수라고 생각하면서 불렀다. 자신을 많이 버리고 예뻐야 한다는 욕심도 버린 결과, 캐릭터는 더욱 선명해졌다.

“채영신은 상처가 많은 아이에요. 이토록 밝을 수 있을까하는 와중에 슬픔이 묻어나오죠. 버려질까 두려워하는 트라우마가 순간순간 나오기도 해요. 또 울고 싶을 때 우는 것은 쉬운데 감정을 추스르는 연기는 더 큰 에너지가 들고 어렵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렇게 채영신이 입체적이라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어려운 캐릭터에 도전하고 연구하는 느낌이 좋았어요. 에너지 소모보다 오히려 얻어가게 됐죠. 정말 좋아하는 일 앞에 서면 에너지가 생기는 느낌이었어요.”

20대 여자를 겪어봐서 채영신 캐릭터에 공감이 됐다는 박민영. 그는 연기를 하면서 여자가 첫사랑에 빠지면 어떻게 되는지, 상처받은 영혼이 어떻게 되는지는 겪어보지 않았지만 그 당위성에 왜라고 물음을 던진 적은 없다. 이는 캐릭터와 상황을 억지로 만들지 않는 송지나 작가의 필력을 전적으로 신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청률 부분에서는 아쉬움도 남았다. 물론 월화극 1위를 차지한 적도 있었지만 요즘 시청자들이 열광하는 자극이 없었던 것은 박민영도 인정했다.

“이야기를 꼬거나 신경질 나게 하는 그런 조미료가 없는 편이 었어요. 담백한 터치로 그린 착한 드라마죠. 출생의 비밀도 예상이 빗나가서 매력적이었어요. 의외의 연속이었죠. 반면에 시청자들이 자극에 길들여있지 않나 싶었어요. 억지나 자극적인 게 없어서 저희 드라마에 자부심을 가졌고, 시원한 전개에 송지나 작가님을 존경할 수밖에 없었죠. 그동안 보지 못한 여주인공을 만들어주셔서 신선했어요. 시청률이 다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것도 좋은 작품을 재밌게 촬영했고, 좋은 작가님을 만나 좋은 결과물을 만들었는데 나중에라도 다운로드 받아서 꼭 보셨으면 어떨까 해서 자청했어요.”

박민영은 그만큼 이번 작품에 남다른 의미를 두고 있었고, 만족감은 물론 자부심도 가졌다. 그리고 훗날 자신의 작품을 자녀에게 당당하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드러냈다.

“제가 어릴 때부터 나중에 엄마가 되고 딸을 낳으면 엄마로서 작품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 출연작 전집을 보여주고 싶은데 영화건 드라마건 떳떳하게 보여주는 게 목표에요. 이번 작품 선택에 있어서도 그런 게 컸어요. 연기할 때도 떳떳하고 추천할 작품을 찍는 거죠. ‘힐러’도 애정신이 많긴 했지만 엄마도 저럴 때가 있었다고 하고 싶어요.(웃음) 제 신만이 아닌 다른 분들의 신도 좋았던 장면이 많아서 꼭 보여주고 싶네요.”

연기를 하면서도 자녀에게 보여줄 만한 좋은 작품을 찾는 박민영. 2세를 위해서는 결혼도 생각해야하는 만큼 이에 대해 항상 열려있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연기와 연애를 같이 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일을 쉬면 연애하고 싶은데 이번에는 그런 생각이 없어요. 연기에 대한 즐거움이 그만큼 커진 것 같아요. 인연이 있으면 만나길 바라지만 올 하반기까지 작품이 있어서 연애는 힘들겠죠. 물론 연애 세포가 죽기 전에 살리기는 해야겠죠.(웃음)”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찬 배우 박민영. 새로운 캐릭터와 의미 있는 작품을 만나 한층 연기 폭을 넓힌 그가 사랑과 일을 모두 잡으면서 좋은 작품을 쏟아내는 여배우로 기억되길 기대해본다.

사진=문화창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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