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최현호 기자]과거 공포영화, 그중 슬래셔 무비라고 하면 주로 일련의 '칼부림 핏빛 난동극'을 의미했다.
등장인물들이 산장에 들어가 가면 쓴 살인마에 난도질당하며 하나씩 살해당하는 모습을 통해 공포감을 자극했다. 이후 이러한 슬래셔 무비는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에게 불안과 긴장, 초조감을 선사했다. 그 방법으로는 카메라의 촬영 방식과 배경의 제한상황 설정, 보이지 않는 살인마 등을 집어넣는 식으로 이어져왔다.
특히 공포에서 '블레어윗치'의 페이크다큐 형식을 지나 '파라노말 액티비티'의 CCTV 영상 방식으로 이어지면서 신선한 시도의 공포물들이 이어졌다. 이러한 가운데 10대, 20대와 가장 밀접한 컴퓨터 화면에서 일어나는 일을 담은 이야기가 공포영화의 명맥을 새롭게 잇는다. 바로 지난 7일 개봉한 영화 '언프렌디드: 친구삭제'가 이러한 시도로 관객을 찾았다.
영화는 로라 반스(헤더 소사먼 분)라는 여학생이 자살하는 영상이 컴퓨터 화면을 통해 재생되면서 시작된다. 화면 밖에 있는 인물은 주인공 중 한명인 블레어(셸리 헤닉 분)다. 이후 블레어는 남자친구 미치(모세 제이콥 스톰 분)와 화상채팅을 하게 되고 또 다른 친구들이 동시에 화상채팅으로 접속된다.
하지만 이때 6명의 친구들 이외에 의문의 화면이 추가된다. 파란색 프로필화면은 차단도 되지 않는다. 이후 로라 반스의 계정으로 들어온 걸 확인한 여섯 친구들은 서서히 감춰진 로라 반스에 대한 비밀에 직면하면서 공포감에 휩싸인다.
관객들은 오로지 컴퓨터 화면만 지켜보면서 이야기를 따라가야 한다. 미국이 배경인 만큼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들은 애플 제품으로 깔려있다. 다양한 효과음과 아이콘은 애플 유저에게 친숙하게 다가온다. 따라서 마우스 커서를 따라가면서 각종 채팅글과 동영상을 바라보는 장면은 실제 컴퓨터 화면을 보는 듯한 효과를 주면서 몰입감을 돕는다. 또 의문의 접속자로 인해 겪는 주인공들의 공포감이 관객들에게 더욱 직접적으로 다가온다.
이 영화는 과거 죽어도 죽지 않는 살인마가 칼, 전기톱, 도끼, 갈고리 등 각종 살인무기를 들고 젊은이들을 살해해나가는 방식을 IT시대 컴퓨터 화면에 옮겨놨다고 볼 수 있다. 살인마의 무기는 등장인물들과 관련된 SNS 글, 유튜브 동영상, 절대 차단되지 않는 계정 등이다.
이러한 미디어 아이템들이 어떻게 현대 젊은 10대, 20대에게 공포로 다가올 수 있는지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런 경고가 하나의 메시지로 작용한다.
물론 한자리에서 화상채팅 창만 보면 지루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IT기기나 컴퓨터, 인터넷 등에 능한 주인공이 이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모습은 관객의 눈을 바쁘게 만들며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든다. 영상, 음악, 채팅, 블로그, 페이스북, 유튜브, 전화 등을 한 화면에서 동시에 펼쳐놓는 장면이 일상적이면서도 스크린 위에서는 독특하게 다가온다. 이것이 '공포'라는 장르와 만나는 순간 영화는 더욱 신선하게 표현된다.
SNS의 폐해에 대해서는 각종 미디어를 통해 경고된 바 있다. 가장 가깝게는 배우 변요한, 이주승 주연의 '소셜포비아'가 이러한 소재를 재치 있게 소화해 시선을 모았다. '언프렌디드: 친구삭제'는 이러한 메시지를 미국식으로 개성 있게 풀어내며 젊은 관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한다.
"옛날 어린이들은 호환, 마마, 전쟁 등이 가장 무서운 재앙이었으나 현대의 어린이들은 무분별한 불량, 불법 비디오를 시청함으로써 비행 청소년이 되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과거 VHS 비디오로 영화를 시청하다보면 반드시 등장하는 공익광고 문구다. '언프렌디드: 친구삭제'는 이 말에서 '불량 비디오'가 '오용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이어지는 듯한 메시지를 선사한다.
'언프렌디드: 친구삭제'는 이처럼 21세기 신감각 호러로 스마트폰이 익숙한 젊은 관객이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새로운 '슬래셔 무비'다. 더불어 'SNS'와 '친구'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만드는 메시지도 전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