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최현호 기자]배우 도지원이 “뭬야”라는 대사로 유명해진 드라마 ‘여인천하’를 벗어나게 된 과정을 밝혔다.
도지원은 1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나 최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을 비롯해 연기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극중 도지원은 안국동 강 선생(김혜자 분)의 맏딸 현정 역을 맡아 이문학 역을 맡은 손창민과 로맨스 연기를 펼쳐 주목을 받았다.
도지원은 이번 드라마에서 서이숙과 대화하는 장면에서 사극 톤으로 이야기를 하는 중 ‘여인천하’ 속 경빈의 “뭬야”라는 자신의 유행어를 선사해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도지원은 “‘여인천하’라는 작품이 저에게는 힘든 작품이었다. 처음에는 그런 캐릭터인줄 모르고 들어갔다. 결국 경빈과 ‘뭬야’가 탄생했다”며 “경빈이라는 인물이 곧 저라는 사람이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여인천하’로 인해 저는 경빈이더라고요. 밖으로 나가면 ‘경빈’ ‘뭬야’라고 말씀하세요. 그러다가 이런 캐릭터만 하면 정체될 것 같았죠. 다른 캐릭터를 원해 찾아갔지만 워낙 이미지가 강해서 결국 또 비슷한 류의 인물을 추천받게 됐고 받아들였지만, 제 자신이 생각하는 배우의 길과는 다른 상황이었어요.”
그는 그동안 10여 년의 시간동안 자신의 나이에 연기할 것들이 사라져버렸다고 표현했다. 그만큼 ‘여인천하’ 경빈이 그에게 남다른 인기를 가져다줬지만 배우로서는 고정된 이미지를 주는 영향을 미치기도 한 것.
“십여 년 동안 좋은 시간, 좋은 나이에 제가 할 것들이 사라져 버렸어요. 제 나이에 할 것들을 뛰어넘었던 거죠. 정체성이 사라지고 주위에서 나를 보는 것은 ‘경빈’이었어요. 10여 년이 지났지만 외모로도 딱 틀에서 벗어나지 않은 도도함을 주로 보세요.”
그러던 그에게 찾아온 것이 ‘웃어라 동해야’라는 작품이다. 그는 극중 9살 지능의 안나를 연기하면서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웃어라 동해야’를 만나 9살 연령이고 순수함을 좇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역할을 했어요. 그 안에서 배울 게 많다고 생각했죠. 게다가 제가 실제 추구하는 인간상이었어요. 부정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남에게 안 좋은 이야기할 때 주는 상처는 저도 받게 될 거라고 생각하고, 또 말을 내뱉기보다 들어주는 쪽이었어요. 인내하면서 살았죠. 안나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더 크더라고요. 드라마를 하면서 저를 찾았죠. 내가 살아갈 인간상은 안나였어요.”
경빈은 도지원을 배우로 자리매김하게 한 작품 속 캐릭터지만, 안나는 자기 자신을 찾게 한 캐릭터다. 그리고 ‘웃어라 동해야’ 이후 감성연기를 하게한 ‘황금무지개’를 비롯해 풀어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시트콤은 물론 최근 ‘힐러’에 이어 ‘착하지 않은 여자들’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
“‘착않여’에서는 그동안 없었던 해맑은 웃음과 풋풋함 등을 보여줬어요. 이처럼 여러가지를 보여준 것은 처음이에요. 그런 작품이 제게 없었을 뿐더러 배역도 없었죠. 오직 그런 모습이 제 안에 잠재돼 있었을 뿐이에요. 그걸 끄집어내고 연기할 수 있었던 것은 ‘착않여’ 대본이 있고 호흡을 맞춘 손창민 선배님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제가 가진 것을 할 수 있는, 제 나름의 마음의 문을 열 수 있게 했던 이번 작품이 크게 마음에 와 닿아요.”
이처럼 그는 ‘착하지 않은 여자들’ 이전 ‘여인천하’로 인지도를 높였지만 배우로서 제한된 캐릭터에 부딪쳐야했다. 도지원은 이를 ‘웃어라 동해야’로 넘어선 뒤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서 셀프 패러디까지 하면서 마음의 무게를 덜었다. 앞으로 그가 어떤 캐릭터, 어떤 연기로 다시 돌아오지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3대에 걸친 착하지 않은 여자들이 휘청이는 인생을 버티면서 겪는 사랑과 성공, 행복 찾기를 담은 드라마로, 수목극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모았다.
사진=송재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