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너를 기억해', 도대체 '차별점'이 뭔가요 [이금준의 담다디談]

입력 2015-06-16 16:5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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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이금준 기자]"흔한 수사 로맨스물과는 차별화를 두겠다." 문보현 KBS 드라마 국장의 말이다. 하지만 이어진 제작진과의 간담회에서는 그들이 힘주어 말하는 '차별화'를 정확히 이해하기 힘들었다.

문보현 KBS 드라마 국장은 16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KBS2 월화드라마 '너를 기억해'(연출 노상훈 김진원, 극본 권기영)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흔한 수사 로맨스물과는 차별화를 두도록 많은 고민이 있었다"면서 "수사를 하면서 연애를 하는 내용이지만, 미드식의 사건 해결과 독특한 캐릭터가 담겨 있다"고 밝혔다.

['너를 기억해' 주역들. 사진=송재원 기자]
['너를 기억해' 주역들. 사진=송재원 기자]

하지만 정작 작품의 연출을 맡은 노상훈 PD의 입에서는 자신감을 느낄 수 없었다. 그는 '기존의 수사 로맨스물과의 차별화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선배님들의 작품과 무엇이 다르다라고 집어 이야기한다면 누가 될 것 같다"면서 "기존 작품들에서 한 걸음, 혹은 반 걸음 나아간 작품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결국 딱 부러진 무엇인가는 들을 수 없었다.

다시 문 국장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면 '너를 기억해'의 '차별점'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바로 '미드식 사건 해결과 독특한 캐릭터다.

먼저 '미드식 사건 해결'이라는 모호한 단어는 한 회에 한 에피소드가 담긴 단막극식 구성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노 PD 역시 "‘너를 기억해’는 한 회에서 두 회가 하나의 에피소드로 묶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이미 수많은 케이블 수사극에서 시도했던 구성이다. 다시 말해 '너를 기억해' 만의 매력이 될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제작진이 꼽은 두 번째 '차별점'인 독특한 캐릭터. 프로파일러와 여형사, 그리고 특수범죄수사팀은 결국 수사물이라는 장르적 한계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굴레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그 한정된 배경 안에서 녹여낼 캐릭터는 배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서인국의 연기 변신, 장나라 특유의 앙증맞은 연기 등을 '독특한 캐릭터'로 포장, 다른 작품과의 '차별점'이라고 꼽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지는 대목이다.

['너를 기억해' 포스터. 사진제공=CJ E&M]
['너를 기억해' 포스터. 사진제공=CJ E&M]

그리고 노 PD의 말에서 짚어낼 수 있었던 '너를 기억해'만의 특징 한 가지. 과거와 현재 사건 간의 유기적인 관계가 '너를 기억해'를 이끌어 간다는 것. 이른바 굵은 줄기의 복선들이 이야기 전체에 깔린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이 또한 기존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치에 불과하다.

'너를 기억해' 제작발표회에서 가장 궁금했던 점이 있다. 과연 제작진은 높아진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어떻게 충족시킬 것인 가였다. 그저 그런 멜로물이 아닌, 수사와 로맨스 두 마리를 모두 잡는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제작진은 어떤 중심을 잡고 가는지 묻고 싶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누구하나 의문점을 풀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의학 드라마는 병원에서 연애하는 이야기, 법정 드라마는 법원에서 연애하는 이야기'라는 말이 있다. 이러한 웃지 못 할 반응들은 결국 작품들이 중심을 잡지 못하면서, 연애에만 포커스를 맞추는 촌극 때문이다. 물론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법이지만 드라마 제작단계부터 '차별점'을 제시하지 못한 '너를 기억해' 역시 이같은 굴욕을 당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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