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최현호 기자]김기덕 감독이 제작과 각본을 맡아 메시지가 불편하고도 강렬하다. 영화 ‘메이드 인 차이나’(감독 김동후)가 지난 2010년 한국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극화됐다.
‘메이드 인 차이나’는 중국산 장어 속에 감춰진 진실을 파헤치는 중국인 첸(박기웅 분)과 식약처 검사관 한국인 미(한채아 분)의 충돌과 욕망을 그렸다. 영화는 첸이 한국으로 수출한 장어에서 수은이 검출돼 전량 폐기처분 당하게 되자 한국으로 밀입국, 식약처를 찾아가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첸은 중국에서 한국으로 배로 밀입국하는 중 한 남자를 알게 된다. 첸은 철책을 넘지 못한 그 남자에게서 총을 건네받으며, 한국 남자와 결혼한 아내에 대한 복수를 대신 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이후 첸은 말이 통하지 않은 상황에서 식약처 앞에 도착한다. 하지만 식약처의 경비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첸을 내쫓는다. 그러던 중 첸은 다시 검사를 받기 위해 가져온 장어를 들고 검사관 미를 만나게 되지만, 장어에서는 여전히 수은이 검출돼 첸은 좌절한다. 이후 두 사람은 한 순간 몸을 섞는 관계에 이르게 된다.
영화는 중국산에 대한 한국인의 차별을 노골적으로 그려낸다. 이야기의 개연성이나 디테일한 연결성보다 중국산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모습을 강도 있게 표현하는데 중점을 둔 듯하다. 또 한국과 중국에 대한 이미지를 캐릭터들에 투영, 이들의 관계가 만드는 사회적, 혹은 문화적인 차이를 극대화한다.
특히 이미지적으로 중국산 장어가 한국 길바닥에서 꿈틀대는 모습은 어쩌면 첸과 닮아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산 음식을 거부하면서도 중국인 첸과는 성적인 관계를 가지는 미에게 ‘아임 메이드 인 차이나’라면서 거부하는 첸의 모습은 씁쓸함을 남긴다.
한채아는 뒤늦게 첫 스크린 데뷔작으로 ‘메이드 인 차이나’를 선택, 묵직한 연기를 펼친다. 그는 사연 있는 여성의 모습을 무게감 있게 표현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고개를 당당히 들고 살아가기 위해 자존심을 한껏 높이는 미의 모습이 한채아의 연기로 그럴듯하게 완성됐다.
박기웅은 중국인 역할을 맡아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남을 돕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는 쓰러진 아버지 걱정과 장어에 대한 집착에 휩싸인 첸을 거칠면서도 연민을 불러 일으키는 모습으로 충실히 소화했다. 또 임화영은 길림성 역을 맡아 첸과 미의 언어적 장벽에서 유일한 소통의 창구가 되는 인물로 열연했다.
이처럼 ‘메이드 인 차이나’는 묵직한 중국산에 대한 고민과 한국, 중국 두 나라의 사람들이 국적을 넘어 인간으로서 어떤 가치를 지니는 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이러한 메시지가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메이드 인 차이나’는 오는 25일 개봉 예정이다.

